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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Taiwan

2019 타이베이 & 도쿄 호텔여행 8박 9일 - 프롤로그

by nonie 2019. 5.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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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타이베이 & 도쿄 호텔여행 8박 9일 - 프롤로그

너무나 익숙한 타이베이와 아직은 데면데면한 도쿄를, 함께 묶어서 다녀왔다. 예전처럼 한 달동안 4~5개 도시여행을 더이상 할 수 없게 된 나이와 체력을 확인하며 슬프긴 했지만, 그만큼 쌓인 노하우로 짧지만 알차게 돌아보고 왔다. 이번 여행은 그럭저럭 매일 기록해놓은 게 있어서, 짧게라도 연재를 시작해볼 참이다. 그 전에 8박 9일의 시간 미리 보기. 








왜, 타이베이와 도쿄인가

5월은 어디라도 떠나기 좋은 계절이다. 성수기를 막 지난 5월 둘째주는 어디든 일상처럼 한가하고, 날씨는 화창하다. 하지만 내게는 더 중요한 여행의 이유가 있었다. 1월 하노이 이후로 별다른 경험(여행)을 추가하지 못한 채 일만 했고, 5월 들어 새로운 출간 작업을 시작하게 되면서 생각을 확장할 필요도 있었다. 뇌의 리프레쉬가 필요할 때, 더 배우고 싶은 갈증이 생길 때, 나는 무조건 도시로 향한다. 머물고 싶은 호텔 리스트가 쌓여 있던 두 도시인 타이베이와 도쿄는 이런 여행에 딱 맞는 곳들이다.


하지만 그럴듯한 핑계는 따로 있다. 하나머니 프로모션으로 전환해 두었던 영국항공 마일리지 15000점(약 20만원)의 유효기간이 별로 남지 않았다. 원월드 15000마일로 갈 수 있는 대표적인 단거리 여행지가 도쿄와 타이베이다. 15000점을 몽땅 도쿄 왕복에 쓰거나, 부족한 마일과 금액을 합쳐서 다양한 루트를 예약할 수 있다. 결국 5300점 + 8만원으로 인천~타이베이(캐세이퍼시픽), 10000점으로 타이베이~도쿄(JAL) 행 이코노미 항공권을 예약했다. 도쿄~서울 편은 진에어로 해결했다. 그렇다. 이번에도 편도 신공 덕분에 만들어진 여행이다. 


대형 항공사를 타니, 사전 웹체크인을 통해 매번 앞자리를 골라서 예약해 두었더니 여행이 이렇게 매끄러울 수가 없다. 타이베이로 가는 캐세이퍼시픽에서는 심지어 옆자리가 프리미엄 이코노미 석이고, 비어있었다. 비즈니스 바로 뒷자리지만 비즈 부럽지 않다. 마지막 비행기만 진에어였는데, 이 때도 스마트플러스로 3만원을 더 내니 맨 앞좌석 사수가 가능했다. 항공 비용 총 30만원(마일+금액)+진에어 13만원 = 43만원에 2개국 FSC 여행이면, 꽤나 쾌적하다. 






화산딩 호텔


더 그랜드 호텔



테마 1. 타이베이 호텔여행

타이베이 4박 5일동안, 총 3곳의 호텔에 묵었다. 이 호텔 사이에는 큰 공통점이 있다. 바로 '오래된' 호텔이라는 것이다. 오래된 건축물을 개조한 신상 호텔도 있고, 대만 호텔의 역사를 대표하는 진짜 오래된 호텔도 있다. 어쨌든 큰 범주 내에서는 오래된 시간만큼 이야기가 쌓여 있는 호텔만을 골랐다. 


대만의 코스모스 호텔 그룹은 오래된 은행 건물을 개조해서, 지역 기반의 아름다운 호텔을 탄생시켰다. 시간의 흔적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감각적인 호텔이지만, 건축물에 얽힌 이야기를 충분히 활용한 인테리어와 아이디어가 빛났다. 호텔 자세히 보기


2박을 묵은 후, 대만 호텔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더 그랜드 호텔'로 향했다. 호텔을 공부한다면서도, 대만에 그렇게 많이 와봤으면서도 왜 여기를 이제 왔나 싶었다. 사실은 여기서부터 시작이어야 했다. 호텔 자체가 박물관이라 밖에 나갈 시간이 부족할 정도였다. 호텔 자세히 보기









마지막 호텔은 80년이 넘은 일제시대 서양식 건축물을 개조한 최초의 호텔이다. TV대신 LP 플레이어가 놓여 있고, 한국인이 투숙할 땐 한국어 가이드북을 올려둘 만큼 섬세한 취향과 서비스가 빛나는 곳이었다. 게다가 여기는 내가 타이베이에서 가장 사랑하는 동네인 디화제에 위치하고 있어서, 건물 문 밖을 나서는 순간 한약 냄새가 훅 풍긴다. 이번에는 색다른 디화제 여행을 했는데, 그 이야기도 곧 소개해 보기로.   호텔 자세히 보기


호텔만 돌아다닌 게 아니라, 타이베이에서는 정말 맛있는 것들을 많이 먹고 다녔다. 특히 앞 2박 3일은 조카네 모녀가 놀러왔기 때문에 아이에게도 잘 맞는 식당을 골라 다녔는데 대부분 대성공이었다. 조카가 돌아간 다음에는 주로 야시장을 다녔다. 특히 이번에 미슐랭 2019년판에서 야시장의 숨은 맛집들이 대거 소개되어, 맛집 사냥을 하기가 참 편했다. 한국인에게 널리 알려진 스린 야시장과 닝샤 야시장에서, 아주 맛있는 B급 구르메 탐방을 제대로 하고 돌아왔으니 이 후기도 곧 정리해서 올릴 예정. 










테마 2. 도쿄 호텔여행

가장 많은 한국인들이 드나드는 나라지만, 그만큼 희소성이 없는 곳이다 보니 의도적으로 일본 여행을 자제해 왔고 물론 앞으로도 자주 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호텔 책을 준비하면서 일본 호텔업계의 변화를 몇 년간 지켜봐왔고, 이제는 직접 확인하고 공부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이 쌓여버렸다. 4박 5일의 도쿄행을 결정하면서 호텔 3곳을 추려내는 건 너무나도 힘든 일이었다. 묵어봐야 할 신규 호텔 리스트는 너무 많고, 시간은 부족했다. 


도쿄를 전혀 모른다고 할 수 있는 내가 가장 먼저 정한 호텔은 아사쿠사에 있는 와이어드 호텔이다. 이미 한국에 많이 알려졌고 더 알아야 할 게 있을까 싶었지만, 직접 와서 경험한 건 호텔이 아니라 호텔이 있는 아사쿠사였다. (호텔은 의외로 큰 감흥은 없었다) 객실에 짐만 던져놓고, 늦은 밤에도 문을 여는 오래된 센토에서 목욕을 했다. 









조식을 포함하지 않았던 것은 신의 한 수였다. 수 십년 전 그대로의 다방 분위기가 물씬 나는 카페에서, 단돈 600엔 대에 아름다운 아침식사 세트를 맛보았다. 거리에는 마침 그날 열리는 진자 마쓰리를 즐기려는 이들로 붐볐다. 진짜 아사쿠사가 펼쳐지는 순간이었다. 아사쿠사 여행 얘기는 호텔 후기와 함께 곧 정리해 보기로. 











아사쿠사에서 짐을 싸들고 악명 높은 도쿄 지하철과 철도 환승을 거쳐 긴자 옆 오테마치 역으로 향했다. 긴자는 2년 전 샹그릴라 도쿄에 잠시 묵을 때 돌아보아서 나름 익숙하지만, 수많은 지하철 노선이 모두 환승을 거치는 오테마치 역은 만만치 않다. 다행히도 나의 호텔인 호시노야 도쿄는 바로 이 오테마치 역 지하와 연결되어 있었다. 호시노 리조트는 이번 도쿄 여행을 하게 된 거의 유일무이한 이유다. 지금 책을 쓰면서 반드시 공부해야 할 필요가 있었던 호텔이었다. 호텔 얘기는 곧 해보기로 하고. 


오테마치에서는 어디로 향하든 편리하다. 하지만 도쿄 초심자인 나는 아오야마와 오모테산도 일대를 둘러보고 싶었다. 마침 토요일이었고, UNU 파머스 마켓에 들러 커피콩을 샀다. 마루야마 커피에서는 원두를 사면 커피를 한 잔 내어준다. 그렇게 도쿄의 다양한 커피 문화를 체험하고, 이런 저런 맛집에서 줄을 서며, 어찌저찌 시부야까지 걸어가서 구제 옷 쇼핑과 서점 탐방까지 하며 다리에 파스를 도배하는 하루로 끝났다. 










호시노 리조트와 함께 한 마지막 여정은, 도쿄의 한적한 동네인 오츠카 역에 위치한 오모5 도쿄 오츠카 호텔에서 마무리했다. 오픈한 지 이제 갓 1년이 된 신상 호텔이고, 호텔리어가 직접 여행 가이드로 뛰는 전무후무한 컨셉트를 가진 호텔이다. 오츠카에는 관광명소 대신에 작은 주먹밥집과 사케 바가 있었고, 노면전차가 지나는 동네에는 5월의 장미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도쿄였고, 그저 일상을 살아가는 수많은 동네 중 하나였다. 왜 여기에 호텔을 지었는지, 호텔은 여행자에게 무엇을 전달하려 하는 지를 자연스럽게 느껴보려 애썼다. 


호텔 소개는 다음 달 호텔아비아의 기사와 이곳 블로그, 유튜브 등등에 소개할 예정이다. 이미 많은 여행정보가 공개된 도쿄이지만, 도쿄에서는 그게 의미가 없다는 걸 여행 막바지에 깨달았다. 도쿄는 여행자 자신이 어떤 프리즘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서 100인 100색의 여행을 할 수 있는 도시니까. 내 기준에서 선택한, 도쿄와 타이베이의 현재는 이제부터 하나씩 정리해 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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