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마카오 호텔여행에서 가장 어려웠던 것은, 원래 계획했던 로컬 맛집을 찾아다니는 일이었다. 마카오의 호텔과 리조트는 점점 더 대형화되면서, 현지 맛집을 빠르게 실내 푸드코트로 편입시켰다. 상주 인구보다 관광객이 압도적으로 많은 마카오의 특성상, 현지 문화보다 관광객의 편의가 더 우선시되는 건 어쩔 수 없는 변화인 걸까. 불과 1년여 만에 방문했는데도, 마카오 현지 골목 풍경은 왠지 더 스산하게 느껴진다. 그래도 지난 번에 알아낸 현지인 거주 동네를 두 어번 찾아가 봤다. 그곳에서 맛본 이것저것. 








현지 골목의 카페에서, 애프터눈 티타임

5월의 마카오는 본격 더위가 몰려오는 철이다. 이제 왠간한 홍콩과 마카오의 맛집이 빼곡하게 들어찬 갤럭시 리조트를 뒤로 하고, 내키지 않는 발걸음으로 타이파 빌리지로 향한다. 내가 이 정도면 일반 여행자는 어떨까. 마카오에 두 번, 세 번 방문한다면 굳이 맛집을 돌기 위해 타이파를 올 일이 있을까 싶다. 어짜피 오늘 목적은 빌리지가 아니고 지난 번에 알아낸 현지인 동네, 타이파 센트럴이다. 

점심을 먹고 나온 탓에 밥은 못 먹겠고, 우연히 발견한 카페에서 커피나 한 잔 마실까 하고 들어가본다. 서울의 여느 카페처럼 깔끔한 외관이 마카오에선 자못 이질감이 느껴진다.  








오후 2~3시 즈음에는 애프터눈 티 세트 비슷한 메뉴가 있어서, 커피값에 조금만 보태면 와플이나 샌드위치 등을 먹을 수 있다. 배가 그리 고프진 않았지만 희한한 딤섬 메뉴가 있어서 주문해 봤다. 커피와 튀긴 만두의 조합이라. 게다가 프라이드 감자와 샌드위치까지. 나름 뭔가 푸짐한 구성이다. 


그런데 내가 들어올 때부터 눈여겨 보던 이곳의 여직원. 사람이 없는 틈을 타서 내 곁으로 다가와 한국인이냐고 묻더니, 갑자기 한국행 비자가 간절하다고 털어놓는다. 필리핀 출신의 그녀에게 한국은 코리안 드림, 기회의 땅이다. 한국의 워킹비자 조건이 그토록 까다롭다는 생소한 얘기를 들으며, 왠지 더 씁쓸해진 커피 한 잔.

아시아 대도시를 매년 여행하다 보니, 때때로 맞닥뜨리는 이런 상황들. 한국에서 태어났다는 게 얼마나 큰 행운인지, 혹은 불행인지. 


그들을 무작정 안타깝게만 볼 것도 못된다. 영어를 할 수 있는 수많은 아시안은 자신이 일할 나라를 능동적으로 선택하지만, 언어장벽을 가진 대다수 한국인에겐 애초부터 불가능한 옵션이니 말이다. 미래의 우리 교육은 어디서부터 달라져야 하는지, 급 생각해보게 되는 나날.










허름한 국수집에서 먹는, 저녁 한 그릇

아직 저녁을 먹기엔 조금 이른 시간이지만, 카페 근처에 꼭 가보고 싶은 국수집이 있어서 찾아가 봤다. 베트남 현지 스타일 쌀국수로 유명한 집인데, 여행자는 전혀 오지 않는 곳이므로 메뉴판도 한자로만 되어 있다. 미리 메뉴 이름을 알아간 것이 천만 다행. 대표 메뉴는 벽에도 사진이 걸려 있어서 손짓으로 주문해도 금방 알아들으시긴 한다. 벽에 있는 메뉴 중에 한국의 쌀국수집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푸짐한 토핑이 올려진 국수를 주문했다. 








시원한 국물에 토마토와 유부, 선지(!), 구운 마늘, 돼지고기 새우 완자 등이 푸짐하게 올려진 면 한 그릇이 나왔다.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 고수만 없었다면 완전 입맛에 딱 맞았을듯. 워낙 토핑이 많아서 국수 자체로도 맛있지만, 테이블에 놓여 있는 새콤한 고추피클을 몇 개 올려 먹으면 더욱 맛있다. 부지런히 후루룩 한 그릇을 맛있게 뚝딱하고 나왔다. 가격도 50~60 MOP 정도로 저렴한 편. 짜조나 곁들임 메뉴도 다양한데 혼자 가서 여러 음식을 맛보지 못한 게 못내 아쉽다. 










대만의 밀크티, 천인명차의 유일한 마카오 매장

마카오 젊은이들 사이에 요즘 화제의 맛집은 바로 대만에서 물 건너온 천인명차다. 아시아 4개 도시 여행의 마지막 행선지가 대만이라 굳이 여기서 먹을 필요는 없었지만, 국수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어서 간 김에 들렀다. 그런데 주문하고 나서 곧 후회를 하게 되는데, 테이크아웃으로 밖에서 주문을 하고 매장에 들어가 보니 대기인원이 어마어마한 것!! 게다가 중국어로 호명을 하기 때문에 번호표와 계속 대조를 하며 지켜봐야 했다. 








한 20여 분 후에 겨우 받아든 우롱밀크티. 그나마 좋았던 건 마카오패스로 결제가 가능했다는 것이다. 작년 여행때 쓰고 남은 마카오패스의 잔액을 여기서 다 쓸 줄이야.ㅋ 어쨌든 시원하게 밀크티 한 잔을 마시며, 천천히 걸어서 다시 반얀트리 호텔이 있는 갤럭시 리조트로 향했다. 


타이파 쪽에서 맛본 최고의 현지 음식은 다음 에피소드에 소개하기로.:) 



nonie의 마카오 호텔여행 전체 보기


2016/05/29 - 마카오 호텔여행 1. 가장 새로워진 마카오를 만나다 @ 스튜디오 시티


2016/05/30 - 마카오 호텔여행 2. 시티투어부터 매직쇼까지 @ 스튜디오 시티


2016/05/31 - 마카오 호텔여행 3. 오롯이 나만을 위한, 고요한 휴식 @ 반얀트리 마카오


2016/06/01 - 마카오 호텔여행 4. 갤럭시 리조트와 브로드웨이 탐험 & 반얀트리 스파


2016/06/02 - 마카오 호텔여행 5. 정통 미국식 품격이 흐르는 호텔, 세인트 레지스


2016/06/03 - 마카오 호텔여행 6. 가장 클래식한 애프터눈 티 @ 세인트 레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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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마카오 2016.10.12 11:59 신고

    안녕하세요 중간에 국수집 이름을 알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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