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nie의 호텔여행 홍콩 편 - 오볼로 사우스사이드

서울에 두 번째, 세 번째 오는 여행자는 어떤 서울을 기대할까? 한 해 1백만명의 한국인이 찾는다는 홍콩 역시, 여행지로서의 매력을 유지하기 위한 고민이 많아 보인다. 이번 여행에서는, 그런 홍콩에 주목해보기로 했다. 홍콩 왕복 항공권이 10만원 대로 저렴해진 지금, 그야말로 '흔한' 여행지가 된 홍콩. 과연 홍콩에 아직도 나를 설레게 하는 뭔가가 있을까? 홍콩 공항에서 고속철도를 타고 센트럴에 내려, 곧장 남쪽으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여기에도 호텔이 있어? 사우스사이드(Southside)

아무리 홍콩에 익숙해졌대도, 시내를 완전히 벗어날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다. 언제나 여행에서 나를 과감하게 만들어주는 건 오직 '호텔' 뿐이다. 디자인호텔스가 몇 안되는 홍콩 멤버로 지정한 오볼로 사우스사이드 덕분에, 나의 4번째 홍콩은 좀더 과감해질 수 있었다. 일단 사우스사이드는 홍콩 섬의 최남단이다. 잘 알려진 '애버딘'과도 좀 떨어져 있고 '웡척항'이라는 지역명이 정확하다. 공항에서 센트럴까지 와서, 버스 정류장에서 웡척항 행 버스를 타면 호텔 근처에 정확히 선다. 물론 택시를 타면 편하지만, 이제 홍콩 대중교통도 내집처럼 이용해보자는 심정으로 버스를 선택했는데, 생각보다 쾌적하게 호텔에 도착했다.(버스검색은 구글맵으로!) 


오볼로 사우스사이드는 사실 홍콩의 오볼로 중에 제일 유명하지만 제일 가기 어렵다. 시내와도 가장 멀리 떨어져 있고, 특히 지하철 노선이 없어서 무조건 버스나 택시만 이용해야 한다. 그럼에도 내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많은 투숙객이 눈에 띄었다. 나처럼, 오직 호텔을 보고 온 전 세계의 여행자들이다. 관광지가 아닌 척박한 웡척항에서 꽃을 피운 디자인 호텔 오볼로의 무모한 도전 덕분에, 최근 몇 년간 이 지역은 호텔을 중심으로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많은 갤러리들이 시내의 치솟는 땅값을 피해 이곳으로 이주해 왔다. 그 옆엔 하나둘 카페와 펍이 들어서고 있다. 여전히, 오볼로 호텔이 이 지역의 가장 세련된 스팟이기도 하다.  









상쾌한 초록의 풍경을, 머리맡에 두다

이전에 구룡 오볼로에 머문 적이 있어서 특유의 감각적인 디자인이나 친절한 프론트, 조식과 해피아워 무료 서비스 등은 내심 기대했던 그대로였다. 하지만 난데없는 '전망'이 뒤통수를 칠 줄이야. 홍콩 호텔에서 전망을 기대하는 건 넓은 방을 기대하는 거랑 비슷한 불가능이랄까. 


그런데 객실 문을 딱 열었을 때, 눈 앞에 나지막한 침대와 하얀 벽돌벽 너머로 보이는 풍경은, 무려 푸르른 녹색의 뷰! 아직은 개발의 때가 덜 묻은 사우스사이드의 자연경관을, 이곳 호텔에선 그대로 누릴 수 있었다.  










자연광이 하얗게 쏟아지는 객실은 보면 볼수록 내방 삼고 싶어진다. 공간 활용을 어찌나 잘해놨는지, 객실 입구에서 침대로 향하는 복도에서 일단 여유를 주고, 욕실과 화장실+세면대를 분리해 놓았는데 각각의 공간이 좁지 않고 낭낭하다. 몇 안되는 한국인 후기에서 이 객실이 작다고 불평한 대목이 갑자기 떠올랐다. 아마도 그 사람은 다른 홍콩 호텔을 경험해보지 못한 듯. 내 이름을 걸고 장담하건데 오볼로 사우스사이드의 가장 작은 객실도 시내에 있는 동급 호텔에 비해 백배 낫다.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샤워부스, 홍콩에선 가능하다;;) 게다가 공간 활용을 어찌나 잘했는지, 이 이후 5,6성급 호텔을 10군데를 넘게 거친 다음에 다시 돌이켜봐도, 여전히 훌륭하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 인더스트리얼 디자인을 좋아하는 내 취향도 적지 않은 영향이 있겠지만. :) 








종이봉투에는 주전부리 과자들, 냉장고를 열면 유럽에서 물건너온 탄산수에 로컬 브랜드의 각종 주스, 생수, 콜라, 칭다오 맥주도 잊지 않는 센스 갑. 오볼로는 언제나 그렇듯 넉넉한 무료 미니바를 준비해두고 나를 기다린다. 사우스사이드가 워낙 변두리이다 보니 뭘 사먹기 힘들어서 준비해놓은 것 같지만, 호텔 바로 뒤에 세븐일레븐이 붙어 있어서 먹거리 쇼핑이 어렵진 않다. 문제는, 너무 많이 준비해둬서 밖에서 사먹을 일이 없다는 것 정도.ㅋ이게 부족하다면, 저녁에 호텔 바에 내려가면 해피아워라며 공짜 맥주에 안주용 과자까지 준비해 준다. 










Morning Routine @ Southside

오볼로에서의 가장 꿀타임은 아침. 

굳이 서두를 필요없이 침대에서 한참을 뒹굴뒹굴하다, 겨우 일어나 창가로 가면 상쾌한 녹음이 시야를 활짝 열어주는 그런 아침. 우리가 여행에서 꿈꾸는 아침 그대로의 순간. 


미니바를 열어 시원한 물 한 모금 들이켜준 뒤, 세수하고 조식 먹으러 슬슬 내려가볼까. 









아침 일찍 조식을 먹고, 천천히 동네를 산책해본다. 고즈넉한 옛 동네의 정취도 살짝 남아 있지만, 이제 대부분의 도로와 건물이 한창 개발 공사가 진행 중이다. 그 중에도 가장 눈에 띄는 건 웡척항 MRT역. 이 정도로 만들어졌으니 아마도 곧 오픈할 거고, 이 역이 개장되면 앞으론 많은 사람들이 사우스사이드를 찾아오리라. 그때까지 먼저 자리잡은 오볼로와 주변의 예쁜 곳들이 잘 버텨내 주겠지. 아쉬운 건 홍콩의 옛 모습이 남아있는 지역들이 또 이렇게 하나씩 사라져가는구나, 싶은 거. 그 아쉬움을 담아, 첫날 점심은 웡척항의 오래된 실내 시장을 찾아가 옛 홍콩 차찬탱 스타일의 라면을 테이크아웃해 먹었다. 다음 여행기에 계속 소개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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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yul&sol 2016.06.10 12:10 신고

    이색적인 호텔인 것 같아요^^ 다음 홍콩 여행 때 한 번 묵어보고 싶네요

  2. Niobe 2017.03.08 06:54 신고

    블로그 보고 인상깊어서 지금 오볼로에 와있습니다~ 그런데 호텔홈페이지에서 예약 안했다고 무료미니바 해피아워 등등 전부 유료로 전환되었어요. 투숙객 모두에게 해당되지는 않네요..

    • BlogIcon nonie 2017.03.08 09:26 신고

      어디서 예약하셨나요? 저도 홈피에서 예약 안했는데 다 포함이었거든요. 프로모션 정책이야 항상 바뀌는 것이긴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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