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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Macau

마카오의 오래된 맛집 순례 4. 새우알 비빔면 & 코코넛 로드를 찾아서

by nonie 2015. 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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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오 여행의 필수 관문, 세나도 광장은 음력 설을 앞두고 엄청난 인파로 정신없이 붐비고 있다. 여기서 광장과 성당을 보며 육포와 어묵을 사먹는 패턴에서 살짝 벗어나는 순간, 마카오는 관광지가 아닌 일상의 도시로 다가온다. 미슐랭이 꼽은 새우알 비빔면 맛집도, 영화 도둑들에 나왔다는 빈티지한 붉은 골목도, 아직은 한가롭게 음미할 수 있는 숨겨진 매력이라 더 좋다. 나 혼자 코코넛 로드라고 이름붙이고 싶은 세나도의 뒷길에서, 오래된 시간을 담은 코코넛 푸딩과 코코넛 아이스크림을 차례로 만난다. 마카오 미식 여행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미슐랭 가이드가 꼽은 마카오의 오랜 맛집을 찾아서

만다린 오리엔탈에서 리스보아를 바라보며 천천히 걷다 보면, 15분 만에 세나도 근처의 시내 중심부에 도착한다. 홍콩의 번화가처럼 붐비는 마카오의 시내를 제대로 걸어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오늘은 세나도에 가려는 게 아니라, 그 주변 깊숙히 숨어있는 현지 맛집을 빠짐없이 순례하는 일정으로 꽉 차있다. 마카오에 세 번이나 오면서 길거리 어묵과 관광객용 먹거리만 맛볼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기에, 수십 곳에 달하는 현지 정보를 미리 조사해 왔다. 


첫번째로 들른 식당은 마카오 로컬 블로그를 보고 꽃혀서 찾아온, 새우알 비빔면의 오랜 맛집이다. 홍콩에서 처음 먹어보고 완전 반한 새우알 비빔면을 마카오에서도 제대로 먹을 수 있다는 걸 알고 어찌나 기뻤는지. 차찬탱인줄 알았더니 제법 큰 식당으로 고급 차이니즈 레스토랑 느낌이 난다. 메뉴판은 한자와 영어가 병기되어 있고 사진도 실려 있어 주문하기 매우 쉬웠다. 비싼 메뉴도 많지만 오늘의 목적인 새우알 비빔면+완탕 세트(53 MOP)를 주문했다. 테이블에는 따뜻한 차주전자가 놓여 있는데, 한 잔이라도 따라 마시면 나중에 영수증에 추가된다는 거.ㅋ 알지만 그냥 마셨다.










잠시 후 나온 새우알 비빔면과 완탕 세트, 비주얼부터 대폭발!!! 큼직한 예쁜 접시에 면과 만두가 함께 담겨 나오고, 뜨끈한 국물이 나오는데 새우를 오래 우려낸 고소한 감칠맛이 예술이다. 곁들여 나오는 매콤한 고추 소스를 면 위에 얹어 비벼 먹으면 너무나 맛있어서 머릿 속의 모든 생각이 멈추는 느낌이다. 새우살이 통으로 들어있는 완탕 만두는 야들야들 씹히는 맛이 제대로 난다. 왜 그동안 중화권 현지식을 먹지 못했던 걸까. 이렇게도 꿀같은 먹거리가 많은데ㅜㅜ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찾아 먹으러 다녀야겠다는 다짐을 새삼 하면서, 순식간에 흡입 완료. 이 누들에 완전 중독된 나머지 면과 소스를 마카오 슈퍼에서 사오려고 했는데 싱가포르 일정도 있고 해서 아쉽게 놓쳤다. 곧 홍콩에 들르게 되면 꼭 사와서 해먹어 볼 예정. 사실 재료만 갖추면 이보다 만들기 쉽고 맛있는 누들도 없다.   



이 곳의 위치가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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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한가로워서 걷기 좋은, 펠리시다데 거리

음력 설을 맞아 대형 설치물과 붉은 등으로 장식된 세나도 광장은 어김없이 인파의 물결로 출렁인다. 줄창 현지맛집 순례만 하느라 좀처럼 마주치기 힘들던 한국인 관광객도, 이곳에 오니 엄청나게 몰려 있다. 내 구글맵 속 핀은 빨리 발걸음을 옮기라고 재촉한다. 광장을 빠져나와 대로변에서 길을 건너, 반대편 깊숙한 골목으로 들어간다. 현지인들만 드문드문 장을 보러 다니는 뒷골목은 마치 길을 잃을 듯, 하지만 거미줄같이 연결되어 있어 계속 나를 돌고 돌게 만든다. 수많은 골목 중에서도 거리 전체가 오래된 붉은 빛이 감도는 펠리시다데(Rua da Felicidade), 빈티지한 멋이 흐른다. 









중국풍의 흰 집과 붉은 셔터가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는 낡은 거리는 그동안 많은 동서양 영화의 배경으로 등장했고, 이제는 시푸드와 포르투갈 요리집이 늘어선 명소로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 마카오에 머무는 동안 이 골목을 두어 번 왔는데, 몇몇 식당에 젊은이들이 길게 줄을 서 있는 광경도 보았다. 점심을 든든하게 먹고 오느라 식사는 못해보고 출사하는 기분으로 사진만 여러 장 남겼다. 다음엔 저녁시간 느즈막히 와서 맛있는 식사와 와인도 즐겨보고 싶은 곳. 







푸딩집이라고 써있지 않고 일반 구멍가게같이 생겨서 쉽게 찾을 수 없다. 콩과 초컬릿, 코코넛 맛 3가지.



나만의 코코넛 로드를 찾아서

펠리시다데에서 다시 길을 건너, 세나도 광장의 뒷골목으로 깊숙히 들어가 본다. 스펙타클한 그래피티로 뒤덮인 작은 공원에서 사람들이 평화로운 오후 한 때를 보내는 광경을 바라보았다. 그리곤 할아버지 한 분이 오랫동안 명맥을 잇고 계신 수제 푸딩집을 찾아가, 탱글탱글한 코코넛맛이 감도는 푸딩을 입에 넣었다. 여기서 더 구불구불하고 좁은 골목으로 들어갈수록, 그들의 삶과 일상이 보인다. 리조트와 관광지 개발로 격변 중인 마카오지만, 오히려 세나도 광장의 반경 수 킬로미터 내에 올드 마카오의 흔적은 고스란히 남아 있다. 우리가 그것을 보려고 하는지, 아닌지가 중요할 뿐.









오늘의 마지막 행선지는, 마카오에서 가장 오래된 가게 중 한 곳인 아이스크림 집에 찾아가는 것. 레시피가 너무 번거롭고 손이 많이 가서 많은 양을 만들지 못한다는 수제 아이스크림이다. 오토바이로 지나다가도, 혹은 일부러 걸어와서 이곳의 아이스크림을 사가는 광경을 바라보았다. 사람좋아 뵈는 아주머니께 손짓으로 아이스크림을 하나 달라고 주문했더니 숟가락을 얹어 포장해 주신다. 불순물 0%, 순백의 고운 아이스크림에서 코코넛의 내추럴한 단맛이 느껴진다. 평소 아이스크림을 즐기는 편이 아닌데, 이건 끝까지 다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담백했다. 아직은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지 않는, 그래서 내게는 더 소중하고 매력적인 마카오의 뒷골목 풍경을 쏙 빼닮은 맛. 


마카오의 숨겨진 미식 산책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모든 상세 정보는 좀더 보완해서 책 형태로 별도로 공개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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