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행 중에 홍콩~싱가포르 구간은 유나이티드 항공을 이용했는데, 무심코 흘러나오는 기내 안전방송을 보며 깜짝 놀랐더랬다. 마치 세계적인 여행지 홍보 비디오를 보는 듯한 '세계일주' 테마의 유려한 화면에, 심지어 유나이티드 CEO까지 몸소 등장하는 등 엄청 신경을 쓴 흔적이 엿보인다. 내가 아는 유나이티드가 맞나? 싶을 정도.
너무 오랜만에 타는 미주 항공사이기도 했지만, 내 기억 속의 유나이티드는 참 스탠다드하고 보수적인 이미지의 항공사였다. 역사와 전통이 오래된 항공사이기에 무엇보다 민감한 기내방송 영상을 바꾸는 데는 아마도 많은 고민을 했었으리라. 언제나 비슷비슷해서 무심코 지나치는 게 기내 안전방송이지만, 항공사 CF보다 더 공을 들인 듯한 유나이티드의 안전방송은 한 번쯤 볼 만 하다.
사실 기내 안전방송의 혁명은 또 다른 미주 항공사인 버진 아메리카가 먼저 시작했다. 항공 업계의 후발주자로서 혁신적인 마케팅으로 매번 주목받아온 버진이, 왠간한 뮤직비디오 후려치는 기내 안전방송으로 유튜브에서 제대로 빅홈런을 쳤던 2013년이 생각난다. 아마도 유나이티드의 새로운 시도는 버진에게서 자극을 받았기 때문이 아닐까 짐작된다.(유나이티드의 새로운 기내방송은 2014년에 선보였다)
내가 너무나 사랑하는 미국의 팝문화와 아이덴디티가 버진의 안전방송에는 200% 잘 녹아들어 있다. 아직 버진을 타본 적이 없는데, 올해 미국에 여행갈 일이 두 번이나 생겨서 조만간 꼭 한 번 타보고 싶다. 지금까지 접했던 항공사 마케팅 중에 나에겐 단연 톱이다.
에어 뉴질랜드의 새로운 기내 안전방송. 짤방조차 웃기다....ㅋㅋㅋㅋㅋ
개성 넘치는 기내 안전방송은 최근에 또 하나 탄생했다. 바로 뉴질랜드의 국적기인 에어 뉴질랜드의 2014년 뉴버전 기내 안전영상이다. 호빗 테마로 시작하는 인트로부터 빵빵 터진다. 대자연과 스토리텔링이 결합한 강력한 컨텐츠를 지닌 뉴질랜드의 정체성을 십분 살린 영상이어서, 한 편의 코믹 영화를 보는 것 같다. 이런 기내 방송이라면 몇 번이고 질리지 않고 볼 수 있을 것만 같다.ㅋㅋㅋ영상은 아래 링크.:)
씽크빅 진심 쩐다. 이 기내방송을 누가 이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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