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호텔놀이 시리즈 두번째. Naumi @Esplanade
차이나타운의 아늑한 호텔 나우미 리오라에서 짧은 밤을 보내고, 이제부터는 럭셔리 등급의 호텔과 함께 본격적인 싱가포르 여행 시작! 나우미는 싱가포르의 여러 부티크 호텔 중에서도 독창적인 서비스와 객실을 보유한 스몰 럭셔리 호텔이다. 나우미에 머무르면서 가장 좋았던 건 물론 호텔이 지닌 디테일이 훌륭했던 것도 있지만, 직원들이 손님의 이름을 기억할 정도로 한명 한명에게 정성을 다하는 것을 직접 느꼈기 때문이다. 아무에게도 알려주고 싶지 않은, 나우미의 아름다운 루프톱바에서 래플즈보다 더 맛있는 슬링 한 잔과 함께 싱가포르의 밤을 보낸다.
Location
나우미 호텔은 오픈한 지 7년이나 되었지만, 아직 한국인에게는 다소 생소한 호텔이다. 한국인은 대부분 오차드나 마리나 베이, 센토사 등에 투숙하기 때문에 CBD 지역의 호텔은 그리 알려져 있지 않다. 시내 관광을 선호하는 내게 나우미의 위치는 오차드 쪽보다 훨씬 좋았다. 일단 맞은 편이 래플즈와 래플즈 플레이스, 그 너머엔 차임스가 바로 있고 걸어서 국립 미술관과 부기스까지 커버할 수 있다. CBD 지역이라고 해서 저렴한 로컬 식당은 없느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호텔 옆에는 현지인들로 바글바글한 치킨라이스 집이 붙어 있다.
Habitat Room
나우미의 객실문을 열자마자 우아한 아가씨같은 인테리어의 방이 펼쳐진다. 욕실과는 별도로 꾸며진 감각적인 세면 바, 그리고 포근한 분위기의 침실까지, 여자라면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환하고 아름다운 방이다. 실제로 엄마와 딸이 함께 여행을 오면 나우미에 묵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싱가포르의 호텔이 대부분 좁지만 나우미의 객실은 넉넉한 넓이를 자랑하는 것도 마음에 쏙 든다.
열대 도시인 싱가포르의 정체성을 담은 나우미의 아름다운 꽃 시그니처 디자인은 카페트, 조명, 욕실 등에서 일관되게 발견할 수 있다. 리노베이션을 한 지 2년도 채 안되어 객실 상태도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고, 특히 침대가 정말 크고 편안해서 긴 여정과 비행의 피로를 달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Bathroom & Bar
홍콩 오볼로 호텔에서 처음 발견한 영국제 욕실 제품 Malin + Goetz를 나우미에서 또 만났다. 알고 보니 나우미가 오볼로 계열의 호텔이어서 같은 어메니티를 쓴단다. 샴푸가 너무 퀄리티가 좋아서 기억하고 있었는데, 나우미에서는 좀더 넉넉한 용량의 제품을 준비해 두었다. 세면대와 미니냉장고가 수납된 바가 객실 입구에 자리하고, 그 앞에는 욕실과 화장실이 별도의 공간으로 분리되어 있다.
Mini Bar
보통 미니바라고 하면 큰 장식장에 냉장고와 티 세트 등이 한꺼번에 진열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나우미의 미니바는 정말 독특하다. 냉장고는 세면대 밑에 있고, 샤워부스와 침실 사이의 벽에 깨알같은 미니바가 숨겨져 있다. 드르륵 잡아당기면 와인잔이 줄줄이 걸려 있고 네스프레소에 각종 스낵까지 푸짐하게 들어있는데, 놀라운 건 투숙객에게는 이게 모두 무료ㅎㄷㄷㄷ 물론 냉장고 속에 들어있는 많은 음료와 술도 모두 무료다. 덕분에 나우미에서 묵는 이틀간 생수와 맥주는 돈 주고 사먹은 적이 없었다는.
Rooftop Bar @ Night
나처럼 여자 혼자 싱가포르를 여행한다면 혼자 스카이바에 가는 게 부담스러울 수 있다. (나는 출장이든 여행이든 해외에서는 밤에 혼자 바나 클럽에는 절대 가지 않는다) 그런데 나우미의 루프톱바는 투숙객에게만 서비스하는 바이기 때문에 혼자 와도 전혀 부담이 없고 분위기도 깔끔하다. 게다가 낮과는 너무 다른 환상적인 야경이 펼쳐져서 완전 깜놀! 맞은 편에 래플즈가 있지만 혼자 롱바에 가서 슬링을 마시긴 좀 애매했는데, 여기서 주문하면 되겠구나:)
칵테일을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막 들 즈음, 가만히 직원이 다가와 먼저 묻는다. '사진 찍어 드릴까요?' 혼자 여행하는 나를 배려한 그의 도움으로, 사진도 찍고 칵테일도 곧바로 주문 완료! 나우미 호텔의 모든 직원은 항상 투숙객에게 먼저 말을 건네고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먼저 캐치하는 점이 내겐 크게 다가왔다. 아무리 비싼 객실료를 지불하더라도 기본적인 호스피탈리티가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쉽게 할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기에.
나우미의 슬링 칵테일은 래플즈 롱바 출신의 바텐더가 오리지널 레시피로 직접 제조한다. 여담이지만 슬링은 십 수가지의 재료가 들어가는 복잡한 칵테일이다. 그래서 관광객이 주로 찾는 롱바의 슬링은 미리 만들어진 원액을 타서 만든다고 한다. 하지만 나우미 스카이바의 슬링은 주문 즉시 바로 만들어 낸다는 게 큰 차별점이다.(게다가 가격도 롱바보다 몇불 싸다;;) 거품이 사르르 얹혀진 슬링의 신선한 맛, 처음 느끼는 싱가포르의 야경, 북적대지 않는 한가로운 인피니티 풀에 누워 있으려니 이게 천국이 아니면 뭥미!!! 마리나베이샌즈로 유명해진 인피니티 풀도 사실 나우미가 가장 먼저 만들었다고 한다. 규모는 작지만, 밤엔 정말 이쁘다. 사실 수영복은 입고 갔지만, 수영실력이 제로인 관계로 구경만..ㅜ
Breakfast
수많은 호텔에 다니는 내게, 나우미의 아침식사가 크게 특별하지는 않았다. 나우미 리오라가 중저가 부티크여서 심플한 조식이 나오는 반면, 나우미 호텔에는 따뜻한 메뉴가 몇 가지 더 갖춰져 있고, 호텔 로비의 라운지에서 여유롭게 아침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차이가 있다. 상대적으로 시리얼이나 견과류 종류가 다양한 편이니, 믹스앤매치의 요령이 조금 필요하다.
식사를 마치고 나서, 싱가포르를 어떻게 돌아봐야 할지 잠시 혼란스러웠다. 이때 호텔 매니저를 통해 한국인 직원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의 자세한 설명과 팁이 추후 일정에 큰 도움이 되었다. 혹시 나우미 호텔에 묵으면서 영어로 길이나 맛집을 물어보기 어려울 때는, 컨시어지에서 테리(Terry) 님을 찾으면 된다. 나우미는 24시간 개인 버틀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니, 내 객실 담당 직원에게 어떤 것이든 물어보면 편리하게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나우미 호텔은 아고다를 통해 예약했다. 호텔 상세보기 클릭! 한국인 후기가 거의 없는 편이므로 본 리뷰와 나우미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도움이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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