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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Philippines

[마닐라 시티투어] 감동의 뮤지컬 '사운드오브뮤직'과 RWM에서의 시간들

by nonie 2011.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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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WM(리조트월드 마닐라)에서 보낸 2박 3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으라면 단연 뉴포트 시어터에서 관람한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이다. 압도적인 보컬 실력을 갖춘 필리핀 배우들의 열연, 뉴포트 시어터의 최첨단 공연 시설이 어우러져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었다. 사실 국내에서 보는 왠만한 뮤지컬과는 비교조차 안될 정도로 수준급이었다. 하지만 진짜 감동은 공연 후부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RWM에서 만든 소중한 여행의 기억들. 




리허설 준비가 한창인 시어터. 이 많은 좌석이 매일 저녁 빈자리가 없이 가득 찬다.



복합 상업지구인 리조트월드에서 카지노와 함께 많은 사람을 불러모으는 부대시설은 바로 마닐라 최고의 공연장 '뉴포트 퍼포밍 아트 시어터'다. 1600석 규모의 큰 공연장이 수~일요일까지 연일 매진 사례다. 내가 찾았던 11월 말에는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이 절찬리에 공연 중이다. VIP석이 2000페소, 한화로 52,000원이니 결코 저렴한 가격이 아닌데도 이렇게 성황리인걸 보니 한층 기대감이 높아진다. 제이미가 좋은 자리를 배려해 줘서 거의 한 가운데서 볼 수 있었다. 뉴포트 시어터는 아시아에서 가장 큰 LED 스크린을 설치해 놓았다고 하는데, 무대 장치와 배경 화면이 시시각각 변화하면서 실감나는 공연을 연출하는 모습을 보며 뮤지컬의 새로운 가능성도 확인할 수 있었다. 





공연은 역시 최고였다. 특히 주인공 '마리아'로 분한 Joanna Ampil의 보컬 실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그녀의 노래 덕분에 눈앞에 사운드 오브 뮤직의 영화 장면이 그대로 펼쳐지는 듯 했다. 내 옆에 앉은 필리핀 아저씨는 사운드오브 뮤직의 광팬인지, 전 넘버를 다 외워서 따라 부르고 있더라. 우리나라의 조용한 관람 문화와는 달리 사람들이 흥겹게 박수치고 노래를 함께 흥얼거리는 게, 마치 인도의 볼리우드 영화를 보는 것처럼 오히려 신나고 좋았다. 사운드 오브 뮤직을 좋아하는 엄마께 꼭 보여드리고 싶은데, 아쉽게도 12월에 막을 내린다고.

뉴포트 시어터에서는 12월 2일에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한 필리핀 여가수 섀리스(Charice)가 라이브 공연을 갖는 등 수준급의 공연을 연일 개최하고 있다. RWM에서 숙박을 한다면 이 극장의 공연 리스트를 꼭 체크해보자.




공연이 끝나고 마중나온 제이미(오른쪽)와 함께.



RWM의 PR어시스턴트 제이미는 이제 22살일 뿐인데도 정말 어른스럽고 프로의식이 빛났다. 공연이 거의 10시가 넘어서 끝났는데도 오피스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나를 마중나왔다. 그녀가 데려간 마지막 코스는 마닐라 최고의 트렌디한 클럽으로 주목받고 있는 RWM의 클럽 '리퍼블릭(Republiq)'. 자기는 술을 먹지 않는다며 내게는 보드카 칵테일을 주문해 주었다. 클럽도 물론 멋졌지만 그녀가 너무 피곤할 것 같아서 바로 나왔다.


RWM 내에 있는 클럽 '리퍼블릭'의 입구. 내부는 여느 홍대 클럽처럼 세련된 스테이지.



이로써 RWM의 핫한 플레이스는 하루만에 모두 체험한 셈인데, 일정 내내 날 도와준 그녀에게 뭔가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었다. 내일 아침에도 호텔 로비로 배웅을 나온다는 말을 듣고, 약속 시간 전에 아침 일찍 쇼핑몰을 돌아보며 뭔가 선물이라도 하나 준비해야겠다고 결심하고 우선 작별 인사. 그녀가 오후에 스타벅스 텀블러를 잠깐 들고 나온게 생각났다. 그래, 선물은 스타벅스에서 사면 되겠다. :)



UCC 커피에서 먹은 아침 식사.



그날 저녁 맥심 호텔에서 새로 지은 래밍턴 호텔로 숙소를 옮겼기 때문에, 아침식사는 알아서 해결해야 했다. 다행히 맥심 타워에는 쇼핑몰과 함께 다양한 카페와 레스토랑이 있어 입맛에 맞는 다양한 요리를 선택할 수 있다. 근데 아침 9시쯤 가보니 문을 연 곳이 별로 없고 특히 선물을 살 스타벅스 매장도 10시에나 문을 연단다. 일본계 커피 체인 UCC 커피만이 일찍 오픈해서인지 사람들이 많길래, 나도 한 자리 잡고 아침 메뉴를 주문했다. 일본 식으로 드립한 커피와 함께 푸짐한 소시지 플레이트가 나온다.

아침 식사를 마칠 즈음 스타벅스 매장이 오픈해서 얼른 들어가 빨간 머그컵 하나를 골라 포장했다. 제이미가 중국계 필리피노여서 왠지 붉은 색을 좋아할 거 같아서 고른 것이다. 래밍턴 로비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던 그녀가 "좀 이르지만, 크리스마스 선물이야" 라며 내미는 봉투에 환하게 미소 짓는다. "내 첫번째 스타벅스 머그야"라며 기뻐하는 그녀에게,내 고마운 마음이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 그녀와는 페이스북으로 여전히 연락하며 지낸다. 좋은 필리핀 친구가 생겨서 한결 더 풍성해진, RWM에서의 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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