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아시아의 손꼽히는 여행지를 두루 돌아봤지만, 중국의 대표적인 대도시, 베이징과 상하이는 그동안 희한하게 연이 닿지 않았다. 하지만 홍콩을 위협하는 국제도시로 성장한 상하이는 나의 주요 여행테마인 '아트, 디자인, 쇼핑, 부티크 호텔' 모든 요소를 만족시키는 매력적인 여행지임을 잘 알고 있었다. 기회만 벼르고 있던 상하이를, 큰 맘 먹고 테마여행으로 기획해 떠났다.
지금 숙소에서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 황푸강 너머로 상하이의 백만불 야경이 펼쳐진다.
1. 여행 테마
몇 년 전, 모 부티크 호텔 커머스의 창업자에게 "아시아에서 특별히 추천해 주실 도시가 있나요?"라고 물은 적이 있다. 그때 나온 대답이 상당히 의외였다.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상하이'란다. 그때만 해도 상하이에 이렇게 세련된 디자인 호텔과 갤러리와 부티크가 많은지 알지 못했다. 중국의 모든 부와 성장이 집중되는 국제도시 상하이의 위상은 이미 홍콩을 위협한 지 오래다. (실제로 와서 보니 홍콩의 유명 쇼핑몰은 이미 상하이에 거의 다 오픈했거나 오픈 예정이다ㅎㄷㄷ)
하지만 상하이는 중국 내에서도 워낙 인기 폭발이다 보니, 타 아시아에 비해 한국에 매력발산을 하지는 않는 듯 하다. 그저 대형 여행사의 구색맞추기 패키지 투어로, 주변 도시와 묶어 2~3일 유명 관광지만 도는 게 전부다. 자유여행 후기를 뒤져봐도 패키지 코스와 아무런 차이가 없다.(+ 길에서 엄청 헤매고 다녔다는 안타까운 여행기가 유독 많다;;) 게다가 중국 비자의 짜증나는 발급과정을 개인적으로 거치지 않으려면, 아직은 패키지가 더 나은 선택일런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내게 상하이는, 그렇게 지나치기엔 너무 아까운 도시였다. 중국이 상하이에 '예술'을 테마로 쏟아부은 막대한 자본력의 힘을, 찬찬히 느끼고 싶었다. 그래서 유럽에서 귀국하자마자 짧고 굵게 1주일 일정을 준비했다. 이번 여행 테마는 "여자 혼자 즐기는 상하이 Art & Design Trip". 특히 식도락의 경우 중국음식의 특성상 혼자 먹기가 어려운데, 혼자서도 즐겁게 식사할 수 있는 카페와 레스토랑도 많이 다닐 예정이다. (한국 블로그 여행기에는 이런 정보가 거의 없다.)
2. 중국 여행의 기본 준비(비자, 인터넷)
상하이에 오기 1주일 전 유럽에서 귀국한 관계로 중국 비자의 악명높은 발급 절차를 그만 놓치고 말았다. 2014년부터는 여행사가 아닌 개인도 중국 비자를 신청할 수 있지만, "항공권과 호텔 바우처, 6개월 내 (새로) 찍은 여권용 사진"이 모두 갖춰져 있지 않으면 비자 발급이 거부된다. 이번 숙소가 호텔이 아닌 서비스 레지던스인데다 준비 시간이 3일 뿐이어서 결국 여행사에 급행으로 맡기고 말았다. 1년짜리 복수 비자에 무려 20만원이 넘었다는....중국 비자는 미리미리 준비하는 걸 잊지 말자.
나처럼 페이스북과 트위터로 많은 정보를 얻고 SNS 공유를 실시간으로 하는 편이라면, 중국 여행에서 이 두 서비스 차단에 따른 불편함은 상상을 초월한다. 하지만 방법이 없느냐? 당연히 있다. 아이폰에서는 VPN Express라는 어플을 설치 후 프로파일을 깔아두면 무료 계정 300m에 한해 페북 등의 우회 접속이 가능하다. PC에서는 vpn을 깔기 싫어서 알아본 방법, 크롬에 Zenmate라는 플러그인을 간단히 깔아두면 타국을 거쳐 우회접속이 된다. 지금 테스트하는 중인데 모바일에서는 그런대로 속도가 괜찮은데, PC는 엄청 느린 편.
3. 추천 가이드북
상하이 자유여행을 준비해본 이들이라면 타 도시에 비해 선택의 폭이 상당히 좁다는 걸 금방 느낄 것이다. 베이징만 해도 모던과 디자인을 테마로 한 세련된 여행서가 꽤 여러 권 있는데, 유독 상하이는 '외탄, 신천지, 예원'을 빼면 답이 안 나오는 시리즈 여행서만 출간되어 있다. 그래도 구세주는 있으니, 그 이름도 바이블돋는 론리플래닛 상하이.
상하이 - 론리 플래닛 엮음/안그라픽스 |
(→ 클릭하면 책 상세 페이지로 이동!)
2013년 8월 출간된 한글판이고, 원서도 2013년 4월판이라 그야말로 최신 정보로 무장한 강력한 가이드북이다. 지금 상하이에 들고 왔는데, 여행 코스를 짜기에도, 지역별 정보를 파악하기에도 이 책 만한 게 없다. 상하이 가이드북을 찾고 있다면 이책 저책 검색할 필요 없이 론리로 정착하길. 참, 가이드북 외에 상하이 여행을 준비하면서 흥미로운 책을 몇 권 더 발견했는데, 모아서 따로 소개하기로.
4. 추천 숙소
상하이는 옛부터 서양인들이 드나들던 도시여서 워낙 크고 작은 호텔이 많고, 최근 새롭게 생겨나는 부티크 호텔의 바람도 거세다. 나는 에어비앤비를 통해 좀더 특별한 숙소를 구해 보기로 했다. 부티크 호텔을 워낙 좋아하지만, 이번에 파리 여행을 해보고 나니 부엌이 꼭 있는 숙소였으면 해서 서비스 레지던스를 알아봤고, 이러한 아파트 룸을 통째로 빌리려면 에어비앤비가 다른 예약 서비스에 비해 훨씬 선택의 폭이 넓었다.
위 사진의 아름다운 방이 지금 글을 쓰고 있는 곳이다. 창 밖으로는 황푸강 건너 상하이의 아름다운 야경이 펼쳐지고, 복층 로프트 룸에는 갤러리를 운영하는 호텔 스태프들이 정성들여 놓은 소품이 가득하다. 게다가 완벽한 오디오 시스템 덕분에 음악을 틀면 마치 천국에 와 있는 기분. 스위스의 야심찬 호텔리어들이 1930년대의 낡은 호텔 건물을 외형까지 그대로 보존하고 오로지 방 내부만 5성급으로 개조한 이 엄청난 레지던스의 정체, 다음 포스트에 공개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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