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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되면 직장인들은 달력을 편다. 금쪽같은 공휴일 스케줄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퍽퍽하다못해 도망치고 싶은 일상 속에서, 우리가 유일하게 꿈꾸는 것은 빨간 날과 검은 날을 적절히 조합한 이른바 황금연휴를 보람차게 보내는 거다. 뜨거운 햇살 아래서 두 다리 쭉 뻗고 누워지내는 그림같은 남국 휴양지에서의 한때. 그 5일을 위해 우리는 360일을 꾹꾹 참고 버틴다. 하지만 여행사의 화려한 선전과 환상적인 일정에 낚여서 서둘러 예약을 하고, 한껏 부푼 기대로 비행기를 타고, 마침내 대망의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당신은 그 금싸라기같은 휴가에 충분히 만족했는가. 천편일률적인 우리나라의 휴양지 여행 상품들, 당신은 그 속에서 얼만큼 즐겁고 알찬 여행을 했는가.
사실 그런 평가조차 못할 만큼 정신없이 끌고다니는 패키지 여행은 그나마 양반이다. 옵션 관광을 시키든, 바가지 쇼핑을 하든, 어쨌든 주어진 시간을 매우 알차게 쓰는;; 코스로 짜여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FIT 추세에 따라 '자유'를 외치는 개별 여행자가 늘면서 여행사의 '무책임한' 자유여행 패키지(혹은 에어텔 상품)가 우후죽순으로 쏟아지고 있다. 이 자유시간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여행자는 과연 얼마나 될까. 여행사들은 항공권+호텔로 이루어진 자유여행 패키지에 '여행정보'는 전혀 제공하지 않는다. 일정표에 표시된 '추천 코스'가 전부다. 당연히 이것에만 의지할 수 없는 여행자들은 철저한 사전 준비를 해야 한다. 결국 웹서핑을 통한 정보 수집, 별도의 가이드북을 고르고 구입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 현지에서 시행착오로 잃어버리는 금쪽같은 시간, 삽질로 인한 비용....나아가 일정 부재로 인한 무료함은 여행의 설레임을 상쇄할 만큼 위협적이다. 불행하게도 이러한 패키지를 선택하는 대다수의 여행자들은 해당 지역이 첫 방문이거나, 혹은 해외여행 자체가 처음인 이들이 생각보다 많다.
이같은 문제점은 휴양지 패키지, 혹은 자유여행 패키지를 2~3회 이상 이용하다 보면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참 이상하게도 동남아 휴양지 패키지는 지역을 불문하고 여행 일정이라는게 너무나 천편일률적이다. 필리핀을 가든, 인도네시아를 가든, 중국의 하이난을 가든, 대부분의 휴양지 일정표는 지역 이름만 바뀌었을 뿐 징그럽게 똑같다. 1일차 - 도착, 2일차 - 조식 후 자유일정(추천 코스 : 시내 관광), 3일차 - 배타고 나가서 스노클링 및 낚시질;;, 4일차 - 3일차와 동일, 5일차 - 귀국. 이런 식이다. 이런 여행, 정말 재미있는가? 물론 처음이라면 모든 게 재밌을 거다. 하지만 다음 해에 비싼 돈 주고 다른 지역으로 놀러 갔는데 작년에 하던 짓이랑 똑같은 걸 해야 한다면, 그땐 재밌지만은 않을거다. 아마도.
재미있는 건, 같은 휴양지라도 외국인과 한국인이 여행하는 루트가 너무 다르다는 점이다. 요새 한국인들은 현지에 가면 여기가 한국인지 외국인지 모르겠다고, 널린게 한국인밖에 없다고 불평을 한다. 하지만 일본인만 해도 해당 지역에 대한 디테일한 여행 정보지를 가지고 여행을 하기 때문에 한국인들처럼 몰려다니는 일은 거의 없다. 자신의 취향과 선택에 따라 선호하는 레스토랑, 쇼핑 스팟, 클럽, 숙소를 직접 찾아다니기 때문이다.
nonie는 이런 패키지를 내 돈주고 가지 않고 출장으로 미리 경험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신혼여행지를 선택할 때 이런 코스만은 배제할 수 있을테니까. 그래도 나 역시 평범한 사회인일 뿐이고, 결국 외국여행 싸게 하고 싶으면 여행사 사이트 문을 두드릴 수 밖에 없다. 여행사 상품의 메리트는 뭐니뭐니해도 가격이다. 패키지에 포함된 항공권에는 큰 할인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특히 근거리 여행에는 항공권 따로, 호텔 따로 끊는 것보다 훨씬 경제적인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이런 자유여행 패키지를 현명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 어디 없을까? nonie가 제시하는 해결책은 바로 사전 정보다. 여행에서 사전 정보 수집이 차지하는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정석이 여행 만큼 잘 통하는 경우가 또 있을까? 그러나 검색 포털의 여행 후기 백날 뒤져본들, 저 일정에서 벗어난 여행 정보를 구하기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 한국의 자유 패키지에 진정한 의미의 '자유'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모두가 똑같은 자유시간을 보내고, 똑같은 여행 사진을 올려 놓는다. 여행지에서 남들과 다른 자유시간을 보내는 법, 흔한 여행지를 특별하게 여행하는 방법은 정녕 없는걸까? 대형 여행사들의 여행상품 비교부터 일정에 대한 냉정한 평가, 그리고 자유일정을 활용하는 숨겨진 여행 코스를 찾아가는 일, nonie에게는 또 다른 여행의 시작이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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