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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Scotland

[스코틀랜드 겨울여행] 에딘버러 여행의 출발점 '프린세스 스트리트'의 겨울 풍경

by nonie 2008.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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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스코틀랜드 여행의 시작은 글래스고가 아닌 에딘버러였다.
그럼에도 에딘버러를 이제서야 되돌아보는 것은 그만큼 에딘버러에서의
기억을 꺼내놓는 게 조금은 힘들어서일게다.
나에게 여행은 언제나 즐겁고 설레는 일이었는데, 에딘버러의 겨울은  
너무도 낯설었다. 수백년의 세월을 휘감고 있는 회색빛 도시에 내려앉은
차갑고 축축한 공기, 언제 내릴 지 모르는 부슬부슬한 비, 4시도 안되어
어김없이 찾아드는 길고 지루한 어둠.....
에딘버러의 그 어두컴컴했던 3일도 지나고 나니 추억이 되었지만
다시 그곳을 찾게 된다면 반드시 겨울은 피하리라 다시금 다짐하면서.






숙소에서 처음 버스를 타고 시내로 나왔을 때 맞닥뜨린, 거대한 건물.
로열 아카데미다. 당시에는 시내 구경할 생각에 그냥 놓치고 지나갔는데
멋진 전시를 무료로 볼 수 있는 에딘버러의 주요 볼거리를 아쉽게 패스했다는
후회도 든다.






새로운 도시에 가면 제일 먼저 맞닥뜨리는, 다 같은 빨강, 녹색을 담은 듯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다 다른, 그 도시를 닮은 존재가 하나 있다. 신호등.

에딘버러의 신호등은 뭔가 모르게 금방이라도 꺼질 듯 침침한 불빛.
어쩌냐. 너도 이 도시의 겨울을 닮아가나보다.






로열 아카데미를 지나 조금 걷다 보니 어두컴컴한 공기를 가르는
따스한 조명이 눈에 띈다. 조그만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저곳엔
이른 아침부터 무엇을 반짝반짝 빛내고 있는 걸까. 발길은 저절로 향한다.






지붕 위에 매달린 루돌프와 산타 할아버지!
이곳에도 작은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리고 있었던 것. (앞서
글래스고에서도 소개했던 행사와 비슷하다. 도시마다 이런 마켓이 열리는 듯)






근데 볼거리가 의외로 아기자기하게 많다. 아직 시간이 일러 구경꾼은
많지 않았지만 대부분의 가게들이 환하게 불을 켜고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아침 식사를 먹고 나온 다음인데도 여기저기서 파는 빵과 과자들이
눈길을 잡아 끌고 ㅠ.ㅠ 예쁜 모양의 쿠키들을 보고 있자니 에딘버러에도
크리스마스가 왔다는 게 느껴진다.






꺅~동화의 나라 스코틀랜드에 왔다는 걸 실감하게 해주는 신화와 역사, 동화들.
이런 다채로운 캐릭터가 삶 속에 가까이 숨쉬고 있기에 많은 창작물이
태어나는 게 아닐까 싶다. (물론 별다른 걸 할 수 없게 만드는 긴 어둠과
날씨도 한몫을 하겠지만;;)








어둠 속에 있다 이쁜 불빛들을 만나니, 신나서 마켓 주변을 뱅뱅 돌다.
구석구석 구경하면서, 사진으로나마 에딘버러를 기록하다.








프린세스 스트리트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커다란 원형 놀이기구와
회전목마. 사람도 거의 없고 새카맣게 우거진 고목나무와 어우러진 놀이기구들은
왠지 모르게 으스스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우리 자매 말고도 이곳에는 아침부터 에딘버러를 조금이라도
느껴보려는 외국 관광객들이 많이 찾고 있었다. 어쩐지 다른 여행자들이
조금이라도 있다는 게 위안이 될 만큼;; 처음 맞닥뜨리는 에딘버러의 회색 공기는
좀처럼 적응하기가 힘들다.






1시간 전보다 조금 더 밝아진, 프린세스 스트리트. 빨간 버스도
더욱 선명해진 느낌이다. 길건너 영국산 유명 샵들이 우리의 발걸음을
유혹하고 있었지만, 우선 에딘버러의 중심이자 메인 역이라 수 있는
웨이블리 역(waverley station)부터 가보기로 한다.








에딘버러로 입국해서 글래스고로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우리의 여행 스케줄상
에딘버러의 기차역인 웨이블리 스테이션에는 지금이 아니면 올 기회가 없다.
수많은 여행자들이 거쳐가는 이 역에서도 에딘버러만의 색채가 강하게 느껴진다.
마치 오래된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들어온 것처럼 웅장한 포스로 다가오는
실내 전경. 돔 형태의 둥그런 천정에서는 자연스럽게 햇빛이 쏟아져 내리고 있다.






물론 프린세스 스트리트 구경의 마지막은 아이 쇼핑!
런던이 아니면 만나기 힘들거라고 생각했던 톱숍(Top shop) 외에도 H&M,
도로시 퍼킨스 등 영국의 유명 패션 브랜드를 한큐에 만나볼 수 있다.
사실 지난 캐나다와 뉴질랜드는 패션 쪽이 다소 취약한 곳들이라 그닥 볼거리가
없었는데, 이곳 에딘버러에 오니 영국의 최신 유행을 접할 수 있어 우리 자매는
그날 물만난 고기처럼 숍들을 들락날락 했더랬다.

프린세스 스트리트에서 에딘버러의 맛을 봤다면, 이제 에딘버러의 좀더 깊숙한
길로 들어설 차례다. 지도 한장만 가지고 돌아다녔던 에딘버러에서의
여행 후기는 계속 된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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