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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New Zealand

[뉴질랜드 시티투어] 크라이스트처치에서의 우아한 한때, 에이번 강과 빅토리아 광장

by nonie 2008.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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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Z City Tour _CHCH 2

2008/11/18~11/23
에이번 강가에서 우아한 오후 한때를 보내다
크라이스트처치를 영국적인 도시라고 일컫는 까닭은 옛스런 건축물과 오락가락하는 날씨, 영국 출신 이민자들만의 특유의 분위기 등등. 하지만 영국적인 분위기를 이루는 가장 주요한 축은 바로 엷은 레이스를 연상시키는 좁고 가녀린 에이번 강이다. 무성한 나무를 담은 초록빛이 졸졸 흐르는 에이번 강에서는 아직도 2백년 전 풍습인 펀팅(뱃놀이)이 한가롭게 이루어지고 있다. 로맨틱한 공기로 가득한 에이번 강가에서의 우아한 한때. 

_김다영  협찬_뉴질랜드관광청


 
에이번 강
에이번 강은 크라이스트처치의 귀족적 낭만과 우아함을 그대로 담고 있다. 그 좁다란 시냇물에서 아직도 사람들은 노를 젓고 뱃놀이를 한다. 마치 시간이 멈춰선 듯한, 영국스러운 풍경이다. 하지만 1848년 영국인들이 이 땅으로 들어오지 않았다면, 이 강은 에이번(Avon)이 아닌 원래 이름 '오타카로'(Otakaro)로 불렸을 것이다. 마오리족의 이름 그대로 말이다. 얼마나 많은 이름과 많은 풍경이 그렇게 바뀌었을까. 문득 이곳이 영국이 아니라는 걸 깨닫고 나서 드는 생각.   


 
타운 홀
처음 타운 홀(Town Hall)을 발견했을 때는 이게 뭐지? 했다. 예쁜 정원 한복판에 멋대가리없이 오래된 석조 건물 한채. 시청(City Hall)은 아닐테고, 타운 홀은 뭘까. 알고 보니 우리나라로 말하자면 '예술의 전당'이나 '세종문화회관' 쯤 되는 복합공연장이었다. 크라이스트처치의 주요 예술, 문화 행사가 이곳에서 열린다고 보면 된다. 사실 화장실이 급해서 헐레벌떡 들어간거긴 한데;; 나와서 보니 건물 내부는 아주 멋졌다. 온통 빨간 색으로 벽면을 꾸며놓았고, 누구든지 편하게 드나들 수 있도록 스낵바와 기타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었다. 대낮에 찾은 터라 공연도 없었고 다소 썰렁했지만, 호기심많은 관광객에게는 잠시나마 그들의 문화생활 공간을 엿볼 수 있었던 시간.



 
빅토리아 광장
대성당 광장이 일종의 랜드마크이자 상징적인 구심점 역할을 한다면, 빅토리아 광장은 시민들의 휴식처이자 포근한 쉼터다. 흐린 날씨의 우울함을 가시게 해주는 산뜻한 꽃들로 가득한 이곳은 광장이라기 보다는 일종의 작은 공원이었다. 사실 구름이 잔뜩 끼고 바람 부는 전형적인 크라이스트처치의 기상상태를 몸소 체험하고 있었던 터라, 빅토리아 광장과의 만남은 더욱 반가웠다.  


PHOTO ESSAY

에이번 강을 처음 만난 건 무료 셔틀버스를 타고 도심을 지나던 중이었다. 봉긋 솟은 두 언덕 사이로 반짝이는 시냇물이 힐끗 보였던 것. 뱅뱅 도는 셔틀이 다시 한바퀴를 돌아 에이번 강 근처에 서자, 기다렸다는 듯 얼른 내려버렸다. 갑자기 어둑해진 하늘과 그보다 더 회색빛을 띠는 건물숲 사이에서, 초록이 우거진 에이번 강은 산소호흡기나 다름없었다. 강가를 뛰놀면서 아무렇게나 벤치에 앉아 마트에서 사온 빵과 스콘을 우적우적 씹는다. 에이번 강처럼 우아하지도, 크라이스트처치처럼 영국스럽지도 않았지만 그저 흉내만 내는 관광객이어도 마냥 좋았던, 그날의 피크닉.




자잘한 물살을 그리는 에이번 강이 드디어 시야에 들어오는 순간.





분수의 생명인 물줄기가 없어서 실망해 있다가
갑자기 뿜어대는 틈을 타서.





Pak'n Save에서 파는 스콘. 담백하고 달지 않다. 근데 잼도 없고
아무것도 바르지 않으니 역시 목이 메이는...





어찌보면 이 쬐그만 시냇물에서 궁상떠는 것 같기도 하고
어찌보면 영국사람 전통 잇느라 애쓰는 것 같이 보이기도 하는.
하지만 배 안의 사람들은 진심으로 행복한 표정이었다.





딱 전형적인 에이번강의 풍경.





타운 홀 발견한 nonie. 근데 입구에 다 왔을때까지도
여기가 뭐하는 곳인지를 몰라 계속 망설였다. 자동문은 속도 모르고
계속 열리고;; 그래서 그냥 들어갔다.




타운 홀의 외벽 아랫쪽은 유리로 되어 있어 내부의 공연장이 그대로 보인다.






타운홀 내부는 강렬한 레드로 치장되어 있지만 화려하기 보다는
정돈된 느낌을 준다.





빅토리아 광장 방향을 가리키는 타운홀의 출구.






길다란 배를 짊어지고 에이번 강으로 걸어가는 맨발의 사나이.





그는 한치의 머뭇거림도 없이 바로 배를 띄우더니
거세게 노를 저어 강 너머로 사라졌다;;;






아빠오리 엄마오리 새끼오리 5마리.
너무너무너무 귀엽다!






강가를 지나 다시 도심 속으로 들어간다.
크라이스트처치의 한 페이지.






유명한 캡틴스콧 동상도 놓치지 않는다.





지금 내 핸드폰 배경화면이 되어버린 사진.
크라이스트처치의 빨간 공중전화박스.





빅토리아 광장에 오니 이상하게도 마음이 편안해졌다.
찌뿌둥했던 마음이 꽃을 보고 활짝 펴져서일까?




고마웠어, 오늘 나의 발이 되어줬던 셔틀 버스.

하지만 널 기다리는 건 정말 지루한 일임엔 분명해. 특히 밤에는.



 
 N.Z City Tour 세번째 스토리, 곧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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