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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Malaysia

코타 키나발루 호텔여행 1. 식민시대 건축물을 개조한 영국풍 호텔, 스탠튼 호텔

by nonie 2022.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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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여행은 2020년 1월 중순, 코로나19 이전의 방문기다. 해당 호텔은 현재 영업 중이나, 상세한 부대시설 및 서비스는 당시와 변경되었을 수 있으므로 예약 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영국 식민 유산을 활용한 부티크 호텔, 스탠튼 호텔

딱히 여행지로 고려해본 적이 없었던, 브루나이 출장의 경유지여서 그다지 내키지 않는 일정을 만든 코타 키나발루에서도 나의 고민은 단 한 가지였다. 어디에 묵을 것인가? 한국인들이 많이 묵는 르 메르디앙과 힐튼은 뒷 일정에 있으니, 최소한 한 군데는 국내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숙소를 찾고 싶었다. 일단 해변 근처에 있는 대다수 호텔은 이미 리뷰도 많고 널리 알려져 있어, 좀처럼 원하는 숙소를 찾기 어려웠다.

 

그런데 검색 중에 하얀색의 고풍스러운 유럽식 건물 사진을 우연히 보고, 코타 키나발루에 이런 곳이 있어? 싶었다. 2019년에 막 문을 연 이 호텔은 내가 방문했던 시점에는 운영한지 불과 몇 달 밖에 되지 않았다. 위치도 공항에서 가깝고 숙박비조차 저렴해서, 브루나이에서 밤 늦은 시간에 비행기를 타고 들어와 1박만 할 일정에 딱 맞는 호텔이었다. 스탠튼 호텔 예약은 여기서.

 

 

 

 

말레이시아는 영국의 지배를 받았던 식민 시대의 역사를 갖고 있다. 이 건물 역시 영국 식민시대에 지어졌던 AIA 보험회사 건물이었다고 하는데, 호텔로 리노베이션하게 된 것이다. 건물 곳곳에 대영제국 시절을 상징하는 로고가 새겨져 있는데, 역시 1800년대에 이곳을 지배한 북 보르네오 채터드 컴퍼니(North Borneo Chartered Company)의 로고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오직 휴양지로서의 기능만이 최적화된 코타 키나발루에서, 스탠튼 호텔은 과거의 역사와 문화가 반영된 매우 드문 형태의 숙소라고 생각한다. 코타 키나발루에서 머물렀던 세 호텔 중에, 내가 추구하는 호텔 여행과 결이 맞는 유일한 곳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건물 외관은 다음 날 촬영한 것이고, 도착한 날은 너무 늦은 시간에 체크인을 해서 객실 촬영도 제대로 하기 어려울 정도로 어두워져 있었다. 2020년 1월 당시 코타 키나발루의 호텔 객실 가격이 엄청나게 상승해있었던 터라, 해변에 인접한 호텔은 대부분 2~30만원 대 중후반을 오갔다. 비행 시간이 늦을 때는 비싼 호텔에서 1박만 하기는 아까운데, 그럴 때 공항에서 가까운 스탠튼 호텔은 참 좋은 대안이다. 5~6만원 대의 저렴한 객실가였지만 객실 상태는 무척이나 만족스러웠다.

 

다만 객실에서 가장 특이한 점은 침대에 턱이 있다는 건데, 잘 못보면 걸려 넘어질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전체적으로 아늑하고 베딩 상태도 꽤 좋았다. 

 

 

 

 

 

웰컴 프루트와 내 이름이 적힌 카드를 보니, 늦은 시간까지 낯선 공항에서 택시를 잡고 들어오는 데 쏟은 긴장이 조금은 풀어지는 것을 느낀다. 호텔 안내 카달로그를 흑백으로 디자인한 것 또한 호텔의 역사를 잘 나타내는 센스있는 디자인이다. 

 

비치된 커피와 차를 보니 내가 말레이시아로 왔다는 게 실감이 난다. 코타 키나발루는 거대한 보르네오 섬의 북부 사바 주에 위치해 있는데, 여기 특산물 중 하나가 사바 티라는 홍차다. 이후에도 여기저기서 사바 티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코피 오(kopi o)라는 커피도 싱가포르나 말레이시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형태의 커피다. 

 

스탠튼 호텔, 객실별 가격 확인해보기

 

 

 

 

무료 조식 @ M Cafe

브루나이에서부터 부여잡고 온 장염 증상과 늦은 비행 등으로 지쳐 잠든 다음 날 아침, 건물 밖을 빠져나오니 이렇게 아름다운 건물이었구나 싶다. 건물 오른편에 따로 카페가 조그맣게 마련되어 있는데, 조식 시간에 객실 키를 제시하면 간단한 아침식사를 먹을 수 있다.

두 아가씨가 한참을 준비하는 동안, 코지하게 꾸며진 내부를 돌며 사진도 찍고 커피도 한 잔 하며 숨을 돌려본다. 영국풍 건물이라고 하지만, 카페 벽에 붙여진 타일이나 걸려있는 장식품은 말레이시아와 중국 등이 모두 뒤섞여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토스트와 버터, 햄과 계란, 콩이 전부인 단촐한 한 접시였지만 꽤나 맛있게 먹었다. 이 조식의 맛은 카페 통유리벽으로 은은하게 비쳐 들어오는 아침 햇살이 거의 다 했다. 손님도 나 혼자 뿐이어서 이보다 더 완벽한 아침 식사일 수 없었던, 찰나의 시간이었다. 

 

 

 

 

배도 차고 피곤도 풀리니, 어제 늦은 시간이라 못봤던 호텔의 디테일이 하나씩 눈에 들어온다. 문에 커다랗게 써 있는 저 맥락없는 한국어 '당겨(Pull)'를 보니, 코타 키나발루 외곽의 호텔에서도 한국이 어지간히 중요한 시장이긴 한가보다. 그나저나 호텔 앞에 서 있는 봉고차가 픽업 서비스 차량인듯 한데, 체크아웃 하면서 혹시 시내까지 드롭오프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는지 물어봐야겠다. 

 

 

 

 

로비에 있는 직원들은 쾌활하고 친절했다. 무엇보다도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과한 대접을 받는 듯 해서 몸둘 바를 모를 정도였다. 사진좀 찍겠다고 했더니 포즈까지 취해주며 '트립 어드바이저에 리뷰좀'이라는 말도 잊지 않는 프로 정신을 보여줬다. 그로부터 호텔을 소개하기까지 무려 2년이나 걸릴 줄은, 그 때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지만.ㅜ 

 

게다가 기꺼이 무료로 다음 호텔까지 태워다 주겠다고 했다. 이 정도 서비스라면 휴양지에서 멀리 떨어진 위치라는 핸디캡은 많이 상쇄되는 셈이다. 사실 거리로 보면 해변에서 그렇게 많이 떨어진 것도 아닌 것이, 이마고 쇼핑몰과는 차량으로 5분 내외이고 다음 호텔인 르 메르디앙 코타 키나발루와도 10여 분 내외로 매우 가까운 거리였다. 물론 호텔 주변은 공업 지대처럼 매우 황량하고 덜 개발된 지역이니 주변 환경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총평: 스탠튼 호텔은 문화 유산을 활용한 건축물, 저렴한 숙박비, 공항과 가까운 위치, 친절한 서비스 정도를 장점으로 가졌다. 따라서 여행 첫날이나 마지막 날 항공 스케줄이 애매할 때 묵을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여행 강의할 때 항상 강조하지만, 동남아 전역의 호텔은 '아고다'가 가장 큰 가격적 강점을 제공한다. 아고다에서 스탠튼 호텔 할인가 보기

 

 

 

 

추가) 코타 키나발루 공항 픽업, 그랩 이용하기

처음 와보는 낯선 해외 공항에서 가장 걱정되는 건 역시 교통편이다. 그런데 코타 키나발루 공항에서 눈에 띄는 것은 엄청나게 커다란, 그랩 정류장 안내판이었다. Pillar 5번으로 가면 그랩을 탈 수 있다는 내용이 적혀 있어 편리하게 그랩을 탔다. (다만 나 말고도 그랩 부른 사람이 엄청 많아서 차 번호판을 뚫어져라 봐야 한다) 

그랩은 동남아시아 일대로 여행이나 출장갈 때는 무조건 폰에 설치해야 한다. 현지 유심에 적힌 현지 번호로 그랩을 세팅해서 바로 차량을 호출하거나 예약할 수 있다. 혹시 유선 통화가 안되는 데이터 전용 유심이라 하더라도, 그랩은 드라이버와 채팅으로 소통할 수 있어 큰 문제가 없다. 덕분에 코타 키나발루에서는 정말 편하게 여행을 했다. 

 

만약 택시 이동이 아니라 공항에서 바로 렌터카를 빌릴 때는 클룩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코타 키나발루 공항에서 렌터카 조회해 보기

픽업과 반납 일정을 미리 온라인에서 예약하고 결제도 미리 할 수 있고, 여행지 현지에서의 시간을 많이 아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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