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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Taiwan

대만 최초의 5성급 호텔에서 시간여행하기, 더 그랜드 호텔 타이베이

by nonie 2019. 9.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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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대만 호텔여행 - 더 그랜드 호텔 타이베이(원산대반점)

먼저 소개한 화산 1914의 화산딩 호텔이 옛 건물을 리노베이션하여 호텔로 바꾼 사례라면, 이곳은 대만 최초의 특급호텔이 어땠는지 직접 경험할 수 있으니 살아있는 관광명소다. 그런데 새 호텔이 계속해서 지어지고 있는 타이베이에서, 오래된 호텔이 가진 진짜 경쟁력은 무엇일까? 이것이 궁금해져서, 나는 망설임없이 이곳의 객실을 예약했다. 







대만 최초의 5성급 호텔, 더 그랜드 호텔 타이베이

<꽃보다 할배> 대만 편의 마지막 숙소, 바로 그 곳이다. 하지만 타이베이를 7~8번 이상 여행하면서도 이 호텔에서 묵고 싶다는 생각은 딱히 들지 않았다. 50년대에 지어진 호텔이라면 가격 만큼의 값을 못할 것 같다는 막연한 편견도 있었고, 도심에서 비켜난 북서쪽의 위치 역시 여행을 불편하게 만드는 큰 장벽이었다. 시내 한 복판에 좋은 호텔 많은데, 굳이 왜. 


그런데 오히려 타이베이를 자주 올 수록 매번 똑같은 데만 가게 되고, 북서쪽은 제대로 다녀보지 못했다. 이번 2019 미슐랭 가이드 타이베이 편에는 스린 야시장에서, 무려 두 곳이나 '빕 구르망'에 등재됐다. 뜨내기 관광객으로 바글바글한 스린 야시장에 그런 귀중한 맛집이 숨어 있다고??? 취두부 향으로 쫓기듯 빠져나와 발마사지만 받은 후로는 제대로 구경해 본 적이 없는 그 시장에서? 이 호텔은 스린 야시장이 있는 MRT 젠탄 역과 위안산 역으로 무료 셔틀버스를 자주 운영하고 있다. 막상 검색해 보니 가격도 객실마다 천차만별이라, 의외로 괜찮은 가격의 방을 찾을 수 있었다. 바로 예약을 완료했다. 더 그랜드 호텔 타이베이 예약한 링크










호텔로 향하는 택시의 창 너머로, 저 멀리 붉은 색의 웅장한 건축물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젊은 나이의 운전기사가 '더 그랜드 호텔에서 묵으시는 건가요? 이 호텔은 최고에요. 특히 조식이 끝내주죠'라며 이런저런 자랑을 늘어놓는다. 왠지 내가 이 호텔을 고르길 잘했다는 생각과, 일정상 1박 밖에 할 수 없다는 아쉬움이 동시에 고개를 든다. 


잠시 후 도착한 호텔의 로비는 대만의 '고궁 박물관'을 방불케 하는 엄청난 인파로 붐비고 있었다. 하지만 직원은 순식간에 그 인파를 휙휙 뚫고 나를 프론트로 안내했다. 이 호텔의 여전한 인기도 놀랍지만, 품위를 잃지 않는 호텔의 정중한 서비스 또한 감탄이 나온다. 직접 와보니 호텔이 생각보다 너무 크고 넓다. 일단 경내는 천천히 둘러보기로 하고, 객실로 향했다. 










객실: 수페리어 룸, 트윈

분명 최신식 카드 키로 바꿀 수 있었을 테지만, 더 그랜드 호텔은 아직도 묵직한 열쇠를 객실 키로 사용한다. 이 열쇠와 함께 제공되는 것이 호텔 경내 지도다. 호텔이 얼마나 넓으면 관광지도 대신 호텔지도를 줄까 싶어서 더 궁금해진다. 


지도 외에도 각종 할인 쿠폰을 주는데, 호텔 내 카페에서 쓸 수 있는 무료 커피 쿠폰도 있고 이곳 호텔의 베이커리에서 직접 만드는 오리지널 펑리수의 할인 쿠폰도 있다. 펑리수를 꼭 사고 싶었는데, 대만 출국 후 바로 일본으로 넘어가는 일정이라 못산 것이 지금도 아쉽다. 









객실 전망에 따라 천차만별로 평이 갈리는 곳이고, 나도 좋은 뷰를 받지는 못했지만 투숙은 대만족이었다. 일단 이 넓은 수페리어 객실을 10만원 대 중반에 싸게 구하기도 했고, 이 건축물이 궁금해서 온 건데 건물의 외관이 잘 보여서 오히려 다른 호텔에서는 만날 수 없는 신기한 뷰였다. 혼자 묵는 건데 굳이 침대 두 개짜리 트윈 룸을 준 건 아쉽지만, 이상하리만큼 싸게 나온 객실이 이 곳 하나여서 어쩔 수 없었다. 









미니바 코너에는 호텔의 자체 블렌딩 티백이 준비되어 있는데, 따뜻한 중국 차 한 잔을 내려서 이 테라스에서 보내는 시간은 무엇보다 행복했다. 1952년 장제스 총통의 부인이 지은 대만 최초의 이 호텔은, 60년대만 해도 서양 호텔들이 앞다투어 와서 벤치마킹을 해갈 만큼 선진적인 호텔이었다. 사실 호텔 관련 공부를 한다면 무조건 와서 둘러보기라도 해야 하는 곳이었다는 걸, 투숙을 하면서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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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질반질 윤기와 적당한 흠집으로 시간이 담겨 있는 빈티지한 가구들, 그리고 넉넉하게 준비된 차와 커피, 호텔을 닮은 붉은 색의 슬리퍼도 마음에 들었지만 얇고 통기성이 좋은 파자마가 일품이다. 더 그랜드 호텔 내에는 사우나가 있어서, 아마도 사우나 용의 유카타를 별도로 준비해 놓은 듯 하다. 이번 여행에서는 사우나를 이용하지는 못했다. (투숙객도 별도 유료 요금제) 


욕조까지 갖춰진 커다란 욕실에는 각종 어메니티가 부족함 없이 준비되어 있다. 벽에서 톡톡 뽑아서 쓸 수 있는 화장지, 주머니에서 꺼내는 귀찮음 없이 즉시 사용 가능한 헤어 드라이어 등은 지금 생겨나는 호텔이 좀 배웠으면 좋겠다. 









수많은 관광객들이 이 곳에 묵지 않아도 굳이 방문하는 이유는, 호텔의 역사가 꼼꼼하게 전시되고 상품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수많은 유명인사들이 호텔을 방문했을 당시의 흑백사진과 기념 우표 전시관, 자체적으로 매일 만드는 선물용 펑리수 등 더 그랜드 호텔에서만 구경하고 살 수 있는 것들이 있다. 투숙한다면 천천히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호텔 내에서 사진을 무척 많이 찍었으나 너무 포스팅이 길어질 듯 하여 생략하기로 하고, 혹시나 이 글을 보고 이곳 호텔을 고려하는 이들을 위해 편의시설 관련 언급을 하려고 한다. 왜냐면 젠탄 역에서도 셔틀이 운행될 만큼 한참 떨어져 있고 언덕배기에 있는 호텔이라, 택시가 아니면 접근이 불가하고 호텔 주변에 아무 것도 없다. 다행히 호텔 내에 패밀리마트가 있고, 각종 카페와 전통 티하우스, 그리고 조식당을 비롯한 여러 시설이 있다. 수영장은 별도로 셔틀을  타고 가야 하고 유료 운영이다. 










대만인들의 자랑, 더 그랜드 호텔의 조식

앞에 얘기했듯이 만약 싼 객실을 구하지 못했더라면 아마도 호텔 투숙을 다음으로 미뤘을지도 모르겠다. 당연히 내 객실은 조식 불포함으로 예약한 것이다. 그런데 호텔로 오는 택시에서 운전기사가 무심코 던진 '조식이 맛있다'는 말이 계속 맴돌아, 다음 날 아침 로비로 내려가 조식당으로 향했다. 그런데 조식이, 생각보다 매우 저렴했다. 풀 뷔페(Full buffet) 인데, 2만원도 하지 않았다. 바로 룸결제로 달아두고 식당으로 입성했다. 









대만에서 단 한 곳의 호텔 조식만 먹어야 한다면, 나는 더 그랜드 호텔의 조식을 택하겠다. 중식과 양식, 일식은 물론 모든 음식이 다 신선하고 훌륭했으며 가짓 수도 부족하지 않았다. 즉석 조리 코너도 많아서 바로 만들어 주는 각종 누들과 딤섬 등을 양껏 먹을 수 있다. 특히 위 사진의 커피잔 옆에 놓인 '참깨가 박힌 중국식 고기 파이'는 아마 개당 칼로리가 한 300kcal는 하지 않을까 싶은 , '매우 살찌고 맛있는 맛'. 꾹꾹 참았지만 결국 두 개나 먹고 말았다. 정말이지 참을 수 없는 맛이었다. 


지금까지 20곳이 넘는 대만의 호텔에 투숙했고, 많은 경험을 했다. 그 중에서 더 그랜드 호텔에서의 1박은 투숙 그 자체로도 여행이 된 시간이다. 호텔 내의 뮤지엄과 숍을 다 돌아보지도 못했고, 사우나와 수영장은 구경도 못했으며, 펑리수도 못 먹었으니 아마 다음 여행때 다시 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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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 하나. 이 호텔의 셔틀을 타고 스린 야시장의 미슐랭 맛집 두 곳을 찾아갔다. 그리고 다음 날 또 셔틀로 위안산 역에 내려 타이베이의 대표적인 명소 '공자묘'와 내부에 숨어있는 아지트같은 카페도 발견했다. 이 내용은 유튜브에서 상세히 소개할 예정이니 지금 바로 유튜브 미리 구독하러 :) nonie Kim 유튜브 채널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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