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호텔놀이 시리즈 네번째. Sofitel So Singapore
싱가포르 여행의 마지막 3일은 바로 대망의 호텔, 소피텔 소 싱가포르에서 보냈다. 이 호텔에 묵고 싶어서 싱가포르를 찾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내겐 특별한 의미가 있는 호텔이다. 작년 소피텔 소 방콕에서 올해 싱가포르에 두번째 소피텔 소가 생긴다는 소식을 들은 후, 근 1년 동안 눈빠지게 오픈을 기다려 왔다. 성격 급한 내가 그랜드 오픈한 지 불과 3개월만에 찾은 지라, 아직 완벽하게 세팅되었다기엔 다소 부족한 모습도 눈에 띄었다. 하지만 소피텔 소는 단순히 럭셔리나 별 등급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패션과 호텔의 예술적인 조합 만으로 충분히 경험할 가치가 있는 최고의 디자인 호텔 브랜드임에는 분명하다.
Lobby
오차드의 퀸시에서 이틀을 보내고 나서, 체크아웃을 조금 서둘렀다. 싱가포르의 마지막을 장식할 호텔이 지금까지 눈빠지게 기다려온, 칼 라거펠트가 디자인한 소피텔 소니까. 택시기사 아저씨는 "아 그 새로 생긴 호텔? 엄청 럭셔리하던데요. 근데 겉에서 보기엔 꽤 작아 보이던데. 잘 모르면 그냥 지나치겠더라고."라고 하신다. 1920년대 통신사로 쓰이던 옛 건물을 리노베이션한 소피텔 소 싱가포르는 겉에서 보면 호텔인지도 모를 정도로 클래식한 건물 그대로를 사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로비에 들어가면 완전히 얘기가 달라진다. 갑자기 심장이 쿵쿵대는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다...
와. 이게 패션쇼장 런웨이인가, 호텔 로비인가! 블링블링한 크리스털 육각 장식이 벽 한 면을 메운 호화로운 인테리어, 딱 봐도 칼 라거펠트의 기지와 재치를 쏙 빼닮은 핫핑크 체어, 그의 사진 서적 The Little Black Jacket과 기념품을 전시한 칼 라거펠트 라이브러리까지...클래식한 건물 외관과는 180도 다른, 소피텔 소의 개성 넘치는 로비가 펼쳐졌다.
내가 도착한 시각은 오후 12시 경, 사실 객실에 여유가 있더라도 얼리 체크인이 어려운 호텔도 많다. 하지만 소피텔 소에서는 빠르게 수속을 도와주고 이미 객실 준비가 되어 있다며 바로 체크인을 해주었다. 게다가 소피텔 소만의 특별한 웰컴 드링크는 방콕에서뿐 아니라 싱가포르에도 여전히 그 빛을 발한다.
칼 라거펠트가 직접 디자인했다는 화이트 유니폼을 깔끔하게 차려입은 직원들은 다들 어찌나 패셔너블하신지. 그들이 마법처럼 건네는 시험관 드링크, 방콕처럼 색깔까지 변하는 마술을 부리진 않지만 이런저런 드링크를 주며 맛을 보라고 한다. 아직은 여러 과일 맛으로 테스트 중인 듯도 싶었다. 달지 않고 건강한 맛의 과일+허브 주스가 대부분이다.
Room....to be continued
복도 역시 옛 건물을 그대로 리노베이션해 클래식한 분위기 그대로인데다, 이색적으로 레이스 커튼을 풍부하게 사용해서 우아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공주라도 된 듯한 착각으로 복도를 가로질러 방에 도착하니, 역시 명불허전 소피텔 소. 방이 너무 아름다워서 숨이 막힐 지경. 객실에 대해선 할 말이 많으니, 일단 따로 포스팅하기로.
모든 것이 나를 위해 세팅되어 있는 소피텔 소의 기본적인 룸 서비스는 싱가포르에서 좀더 업그레이드되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사용해 객실 전체 시스템을 컨트롤할 수 있도록 설계했기 때문이다. 물론 애플 제품에 익숙치 않다면, 이게 좀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객실은 자세히 따로 소개하겠지만, 전체적으로 요약하자면 "싱가포르의 로컬 문화를 곳곳에 숨겨둔, 비밀의 화원 같은 방"이다. 욕실에서도 칼 라거펠트의 시그니처 디자인을 구석구석 만날 수 있는데, 옷걸이 하나부터 가운 하나까지 평범한 게 하나도 없다. 딱 내 취향! 자세한 건 다음 포스트에 이어서!^^
웰컴 드링크 따라줬던 어여쁜 직원 분의 배려로 스위트룸도 한번 구경해 보고(눈만 버렸다...흐흑), 루프톱에 마련된 풀과 Hi-so 바도 둘러보았다. 특히 루프톱 풀에는 야외 샤워시설과 넉넉한 카바나가 마련되어 있어서, 수영과 칵테일을 같이 즐기기 딱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여기 묵는 3일 동안 너무 바빠서 한 번도 못갔다는 게 함정...)
Overall...
전체적으로 소피텔 소 싱가포르는 첫번째 런칭한 소피텔 소 방콕과는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방콕이 모던한 프렌치 감성의 부티크 호텔이라면, 싱가포르는 옛 건물의 클래식함과 패션을 조합해 언발란스한 매력을 추구하는 호텔이다. 여기에 싱가포르 자체의 로컬 감성을 재미있게 더하려는 노력이 돋보여서 신선했다. 하나의 호텔 브랜드를 창조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과 창의성이 필요한 지 새삼 느꼈던, 큰 배움의 시간이기도 했다.
참고로 위치는 래플즈 플레이스 MRT 역에서 3~5분 거리로 매우 좋은 편이다. 마리나 베이와 센토사 모두 가깝고 오차드 가기도 좋다. 로케이션 하나는 가히 최고. 게다가 호텔 입구 건너에 라우 파삿(싱가포르 최대의 야외 푸드코트)이 바로 펼쳐진다. 저녁 7시 이후부턴 사테 굽는 연기로 자욱한 광경과 바로 맞닥뜨릴 수 있다는 건, 분명 매력적이다.
내가 묵었던 객실의 디테일과 조식 이야기, 그리고 아쉬웠던 얘기들은 다음 포스트에 이어서 소개하기로.:)
소피텔 소 싱가포르 호텔은 아고다를 통해 예약했다. 호텔 상세보기 클릭! 한국인 후기가 거의 없는 편이므로, 본 리뷰와 소피텔 소 싱가포르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도움이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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