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발리여행이다 보니 아직은 긴장이 완전히 풀리지 않는다. 리조트 스테이만 하면 적응속도가 더 느려질 것 같아서, 셔틀버스를 타고 가까운 쇼핑지구인 발리 컬렉션에 나들이를 다녀왔다. 저녁에는 사마베 리조트의 선베드에서 발리의 석양을 감상하는 꿀맛 브레이크 타임. 인룸 브랙퍼스트는 어제 경험했으니 오늘 아침은 멋진 레스토랑에서.
저 너머 오션뷰가 아닌, 눈 앞의 오션뷰
요 푸른 바다는 어느 비치나 풀에서 본 광경이 아니라, 지금 머물고 있는 오션뷰 스위트의 전경이다. 그야말로 눈 앞이 바로 비치라고 보면 된다. 아침에 일어나면 눈 앞에 바로 발리의 아름다운 인도양이 펼쳐진다. 풀빌라는 이 정도는 아니고, 멀리 바다가 보이는 정도다. 물론 메인 수영장에서도 비치가 바로 보인다.
하지만 이 스위트 빌라와 모든 풀빌라가 이러한 오션뷰를 갖기 위해서, 리조트 부지는 아름다운 누사두아의 절벽 위에 만들었다고 한다. 그래야 층층이 모든 객실이 서로를 가리지 않고 바다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곳만 그런 게 아니라 전 세계 많은 리조트가 이렇게 절벽을 깎아 세워졌을 게다. 판단은 각자의 몫이지만, 난 앞으로 비치 리조트는 가급적 지양할 생각이다. 아름다운 비치는 그냥 걸어가서 봐도 멋지니까.
누사두아의 쇼핑 지구, 발리 컬렉션
리조트에서 2시간에 한 대씩 오가는 발리 컬렉션의 셔틀버스를 타고 짧은 쇼핑 나들이를 떠나기로. 차로 약 10분 거리에 있는 발리 컬렉션은 소고 백화점을 비롯해 전통 마사지숍과 기념품 숍, 디자이너 부티크, 레스토랑이 모여 있는 일종의 쇼핑 지구다. 누사두아는 리조트 지구이기 때문에 쿠타나 스미냑같은 쇼핑 거리가 없어, 이곳이 거의 유일하다고 보면 된다. 한국 리뷰를 찾아보니 이곳의 슈퍼마켓이나 스포츠용품 숍은 다른 지역보다 저렴하다고 한다. 잘하면 득템일 듯.
'스미냑 비치'라는 숍에 예쁜 옷과 신발이 많았는데 대부분 30~50불 선으로, 일본 여성들이 많이 쇼핑을 하고 있었다. 손에 든 것은 Kou라는 유명한 우붓의 천연 비누인데, 소고 백화점 1층에서 판매하더라. 우붓에 따로 갈 시간이 없다면 여기서 사면 되겠다. 소이캔들 만드는 재료 바잉도 하려고 아로마/스파 제품만 자세히 들여다봤는데, 종류가 매우 많지만 잘 보고 사는 것이 좋겠다. 보통 한국인들이 발리 기념품으로 사오는, 예쁘게 포장된 미니 아로마 오일 세트는 대부분 싸구려 프래그런스다. 타만 사리 Taman Sari 같은 다소 비싸지만 믿을만한 에센셜 오일을 사려고 했는데, 내가 원하는 진저 오일이 없어서 아쉽게도 사지는 못했다. 쇼핑은 쿠타에 머물면서 하기로.:)
소고 1층에 있는 크록스에서 레이 웨지도 봤는데, 그리 싸진 않지만 한화 8만원 선이면 살 수 있다. 레이웨지는 한국에서는 올 여름 진직 품절된 제품이고 대만에도 없더라. 발리에서는 아직 살 수 있다. 컬러는 핑크, 오트밀, 블랙 정도.
발리 컬렉션 내에 있는 '진저 하우스'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먹었다. 아이스 발리 커피, 그리고 발리 와서 처음으로 맛보는 '미고랭'. 드디어 미고랭을 본토(?)에서 먹어보는구나.ㅎㅎ 현지인들이 먹는 식당에서는 1~2천원이면 먹는 미고랭이지만 발리 컬렉션 같은 관광지에서는 한국과 비슷한 가격을 각오해야 한다. 한화 5천원 선.
What's in my beach bag?
가볍고 챙이 넓은 모자, 선글라스, 선크림, 아이폰, 시원한 물, 그리고 웰컴 쿠키.
미니바에서 발리하이 맥주 한 캔 챙겨온다는 걸 깜빡 했다. 비치 바에서 무료로 음료를 주문할 수도 있지만 귀찮아서 그냥 선베드에 퍼져 무도 가요제 음악 들으면서 잠시 망중한.
처음 만나는, 발리의 석양.
모든 곳에서, 아무 때나 가질 수 있는 시간이 아니기에, 감사한 마음으로.
리셉션에서 이곳의 직원과 잠시 나눈 대화. 그는 누사두아는 발리의 전부가 아니라고 했다. 공항과 가깝다는 이유로 많은 리조트가 생기고 있지만, 북쪽과 센터에도 발리의 다른 모습들이 많이 있음을 알려주었다. 호텔 매니저와도 많은 대화를 했는데, 인도네시안들은 세계 인구 4위인 대국 인도네시아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기회가 된다면 발리와 다른 지역도 여행해 볼 것을 권유했다. I really hope so. :)
사마베의 조식, 우아하게 즐기기
양이 아닌 질로 승부하는 뷔페를 좋아하는데, 사마베의 조식이 그렇다. 인룸 브랙퍼스트도 매우 좋았지만, 직접 레스토랑에 가면 더 다양한 음식을 즐길 수 있다. 뷔페는 델리 형태로 종류는 적지만 맛있는 식재료를 갖춰놓고 있으며 알라 까르테(주문 시 조리)를 몇가지 더 주문할 수 있다. 예쁜 4종의 웰컴 드링크와 각종 커피/차 등도 서비스된다.
내가 주문한 요리는 인도네시안 밥 요리인 나시 캄푸르와 에그 베네딕트. 특히 처음 먹어보는 나시 캄푸르는 적절한 간과 살짝 매콤한 맛이 예술. 인도네시안 음식들은 한국인 입맛에도 참 잘 맞는다.
아름다운 스위트에서의 이틀은 참으로 빨리도 흘러간다. 여기 와서도 많은 일을 처리하고 있어서 아직 완전히 휴가 모드로 전환하지는 못하고 떠나지만..ㅜ 온화한 미소의 직원들과 평화로우면서도 프라이빗한 사마베만의 분위기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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