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관광 트렌드 강의 - 하와이 관광청, 북촌문화센터 출강 후기
안녕하세요. 히치하이커 대표 김다영입니다.
작년부터 신설한 여행 강의 중에서, '지속가능한 관광'에 대한 개념 정리와 최신 트렌드를 전달하는 강의가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여행에 대한 문제의식은 본격적으로 호텔 취재를 하던 2010년대 초반부터 가지고 있었습니다. 당시 여행산업이 크게 팽창하면서 대규모 호텔 난개발로 인한 환경파괴도 빠르게 이루어졌고, 오버 투어리즘 문제도 심각했거든요.
그 때부터 친환경, 에코 컨셉트의 호텔도 꾸준히 취재하고 지역 커뮤니티와 협업하는 여행상품을 가급적 선택하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강의 사업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 이 내용을 꼭 교육화해야겠다고 생각했고, 6월 중 출간될 저의 다음 책에서도 아주 자세히 다루었습니다.
감사하게도, 올해부터는 많은 곳에서 지속가능한 여행 트렌드 강의를 요청해주고 계신데요. 최근 두 곳의 출강 후기를 통해, 같은 지속가능한 여행 강의지만 대상에 따라 어떻게 내용이 달라지는지 정리해 두려 합니다.
2022.5.18
[생산자] 여행사를 위한 '지속가능한 관광 트렌드' - 하와이 관광청
하와이 관광청의 지속가능성 캠페인 '말라마 하와이'를 알리기 위한 여행사 세미나가 부산에서 열렸는데요. 제가 준비한 강의는 '지속가능한 관광 트렌드' 특강입니다. 지속가능한 관광을 어떻게 상품 세일즈에 활용할 수 있는가를 전달하는데 촛점을 맞췄습니다.
해당 행사는 이미 몇몇 매체에 보도되었습니다.
여행사 입장에서 지속가능한 여행 상품은 판매하기가 난감한 상품입니다. 소비자에게 환경 보호를 얼마만큼 어필 또는 강요할 수 있는가, 여가 소비자가 과연 얼마만큼의 불편함을 감당할 수 있는가에 대한 회의감이 있거든요. 또한 한국에서는 지속가능한 여행 상품의 좋은 선례나 세일즈 우수 사례를 찾기조차 어렵습니다.
하지만 한국인은 세계 여행 소비액 10위 권을 차지하는 대규모 관광 소비자입니다. 한국인의 해외여행 패턴은 코로나19 이전만 해도 특정 몇몇 국가에 집중적으로 쏠려 있었고, 소셜미디어로 인한 모방, 과시 소비도 심각한 수준이었습니다. 자신의 삶에서 큰 돈과 시간을 할애하는 여행을, 단지 타인에게 보여줄 '인스타 인증샷'을 위한 소비로만 사용하기 시작한 게 최근 몇 년인데요.
하와이(를 포함한 모든 관광 국가)가 소비자에게 지속가능한 여행을 촉구하고 싶다면, 탄소 배출과 같은 환경 문제를 넘어 다각도로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원론적인 환경 '캠페인' 메시지만 던져서는 과시 소비, 인증샷 여행의 유혹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이를 역으로 이용해서 지속가능한 여행이 쿨하고 워너비 형태의 여행이 되어야 한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그래서 하와이 여행의 주요 소비자군의 가치 소비가 어떤 계층에서 주로 이루어지는지, 에코 여행상품을 판매할 때 무엇을 중요시해야 하는지를 다양한 사례와 함께 소개했습니다. 솔직히, 여행사 관계자 분들이 아직은 크게 관심이 있어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최근 몇몇 여행사에서 하와이 에코 투어를 판매하면서 서프잭 호텔을 '하와이 가족여행' 추천 호텔로 홍보하더군요. 얼마전 현장 답사도 다녀왔다는 여행사들이 왜 서프잭을 가족여행 호텔로 추천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객실 베란다에 안전 장치도 없는 가파른 상태나 건축물 내부 등 제반 시설을 고려할 때, 서프잭은 아이들 투숙에 최적화된 호텔이 아닙니다.
물론 서프잭은 정말 좋은 호텔이고요. 2030 MZ세대 커플이나 솔로 여행자에게 강력 추천합니다. 아이들 투숙은 디즈니 아울라니, 와이키키 비치 인근의 키즈 친화적인 호텔이 좀더 안전하고 쾌적합니다.
서프잭 호텔 호놀룰루 - 객실과 부대시설 등 자세히 보기
2022.5.29
[소비자] 지속가능한 여행 트렌드 - 북촌문화센터
북촌 한옥마을은 '오버 투어리즘' 사례로 언급되는 대표적인 곳입니다. 북촌의 거주민들은 지난 수 년간 몰려드는 국내외 관광객 때문에 다양한 피해를 받아 왔습니다. 그래서 북촌문화센터는 지속가능한 여행 문화를 홍보하는 고등학생 봉사단 '북촌다움이'를 운영해 왔는데요. 저는 올해 뽑힌 북촌다움이들의 워크숍에서 지속가능한 여행 트렌드를 강의했습니다.
소비자를 위한 지속가능한 관광은 트렌드보다 개념을 먼저 정리합니다.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는데요. 하나는 환경 파괴, 다른 하나는 과잉 관광 문제입니다. 고교생들도 이해하기 쉽게 정리했고요. 앞으로 하게 될 북촌에서의 활동 역시 과잉 관광을 완화하기 위한 활동인 만큼, 내가 하는 활동이 지역과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더 깊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으로 만들고자 했습니다.
요즘 중고교생들은 여행 경험이 굉장히 많습니다. 총 9명의 친구들 중, 부모와 함께 해외 패키지여행을 경험해본 친구가 절반 가까이 되었는데요. 그 경험을 통해 패키지에 대한 어떤 인식이 생긴 것으로 보입니다.(여행 싫다는 친구도 2명이나 있었다는...)
'타라면 타고, 내리라면 내리는' 수동적인 여행은 이들에게 어떤 기억으로 남았을까요? 강의를 통해 북촌 주민들을 괴롭혀온 대형 관광버스가 바로 단체관광을 위한 버스라는 걸 알게된 친구들 머릿속에는, 아마 많은 생각이 들었을 겁니다.
앞으로도 지속가능한 여행 트렌드는 팟캐스트와 책, 강의를 통해 꾸준히 팔로우업하고 교육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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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김다영 (히치하이커 대표, <여행의 미래>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