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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케쉬4

모로코 무작정 여행 (7) - 마라케쉬의 노천 카페에서 자유를 마시다 마라케쉬 여행의 하이라이트, 완벽한 자유 누리기 수천년의 세월을 고이 간직한 붉은 도시 마라케쉬. 유적지도 많고 볼거리도 많은 곳이지만, 애초부터 마라케쉬에서 무언가를 보고 가리라는 욕심은 전혀 없었다. 고단한 직장생활로 지칠 대로 지쳐버린 내게 필요한 것은 오로지 휴식이었다. 서울에서 내가 갈 수 있는 가장 멀리 떨어진 곳을 택했고, 도착지가 마라케쉬였을 뿐이다. 그렇게 24시간을 꼬박 비행기와 기차를 타고 도착한 곳은, 처음에는 혼란과 후회를 주었다. 지금까지 여행했던 많은 곳들과는 달리 불친절하고 말도 통하지 않고, 무엇보다 준비없는 여행이라 막막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자 마라케쉬는 내게 조금씩 문을 열어 주었다. 조금의 불편함을 감수하고 나면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 중 하나는 .. 2009. 7. 20.
모로코 무작정 여행 (5) - 마라케쉬의 랜드마크, 쿠투비아 사원으로 향하다 찌는 듯한 아침햇살을 받으며 붉은 광장 속을 이리저리 해매고 다니다 보니, 슬슬 여행에 자신감이 붙는다. 앞으로 가도 뒤로 가도 멈칫하기만 했던 우리는 이제 조금씩 용기를 내어 마라케쉬의 심장으로 가까이 다가가는 중이다. 하릴없이 거리를 방황하다가 문득, 복사해온 가이드북을 펴고 다음 행선지를 정했다. 자유여행도 좋지만 마라케쉬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이곳, 바로 쿠투비아 모스크를 보기로 한다. 지도조차 볼 필요 없다. 쿠투비아는 제마 엘프나 광장의 어디에서나 보일 만큼 높고, 웅장하고, 존재감이 있는 건축물이니까. 너무 높아서, 하늘을 찌를 듯이 높아서 우리는 너무 가까이 다가가기 전에 미리 사진을 찍기로 한다. 바로 앞에서 사진을 찍으면 그저 붉은 벽 앞에서 사진 찍는 것과 똑같을테니. 왜, 파리의.. 2009. 5. 28.
모로코 무작정 여행 (4) - 광장에서, 삶은 계속된다. 북아프리카의 리드미컬한 공기에 익숙해질 무렵, 드디어 숙소를 벗어나 천천히 거리로 향한다. 배가 고프다. 마침 숙소 맞은 편에 반가운 이름이 보인다. 간판 위에 'Lonely planet' 추천 어쩌고 써있는 걸 보니 관광객들 꽤나 찾아가는 곳이겠구나. 일단 케밥 비슷한 음식이면 먹을만 하겠다 싶어서 무작정 들어갔다. 근데 왠일? 완전 꽃미남 오빠가 요리를 하고 있는게 아닌가. 털썩. 그 오빠랑 사진을 같이 못찍은게 지금까지 한이 맺힌다.ㅡ.ㅡ 참, 음식도 정말 싸고 맛있었다. 제마 엘프나 광장으로 가는 길목에 바로 보여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른 아침에도 마라케쉬의 거리에는 사람들이 바쁘게 오가고 있다. 오히려 유럽이나 선진국의 게으른 아침 분위기에 비해 이곳은 활기가 넘치고 부지런하게 느껴진다. 이.. 2009. 5. 7.
모로코 무작정 여행 (3) - 마라케쉬, 빛과 어둠이 어우러진 숙소 안에서 아침에 일어나 눈을 떠보니 아프리카. 그리고 모로코. 그리고 마라케쉬. 꿈일까, 생시일까. 솔직히 꿈이었으면 좋겠다. 오늘 아침 내가 이억만리 아프리카 땅에 툭 떨어져 있다는 걸 감지한 그 순간의 당혹스러움이란. 이번 여행의 목적지인 마라케쉬에 오기까지는 48시간의 비행과 4시간의 기차여행, 그리고 바가지 택시와 낯선 발걸음이 이어져야만 했다. 마라케쉬는 쉽게 그 붉은 자태를 드러내지 않았다. 아직도 수백년 전 그대로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 마라케쉬는 그 잃어버린 시간 만큼이나 문명과 동떨어져 있었다. 문틈으로 비어져나오는 햇살 속에서, 문득 마라케쉬의 어느 숙소에 힘겹게 짐을 풀고 기절하듯 잠이 든 어제 저녁이 어렴풋히 떠올랐다. Central Palace, Marrakesh, Morocco, Can.. 2008. 10.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