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북스 출판사 간담회 후기 - SNS 시대에 맞는 컨텐츠란?
오늘은 리디북스의 2012 출판사 간담회가 있었다. 어쩌다보니 갑자기 업계에 들어오긴 했지만, 그 이전에 개인 퍼블리셔로써 시장의 흐름을 주도하는 업체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미리 볼 수 있어서 유익한 시간이었다. 날씨도 살짝 풀린 오후, 홍대로 향하는 발걸음은 나름 가볍고 좋더라.
리디북스는 강력하게 구축해 놓은 SNS 채널을 기반으로 한 마케팅 플랫폼의 역량을 강조했다. 공감글귀, 키워드 등을 통한 SNS마케팅을 위해서는 출판사와의 더욱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기 때문에 오늘같은 자리를 마련한 거라 본다. 리디북스는 출판사에게 키워드에 맞는 글귀를 받아서 SNS를 통해 마케팅한다는 계획을 선보였다. 여기서 리디북스가 지향하는 컨텐츠의 속성이 "SNS 시대에 맞는 새로운 컨텐츠"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리디북스가 종이책을 SNS에 맞게 가공하여 마케팅을 한다지만, 만약 리디북스가 'SNS Friendly'한 컨텐츠를 자체 생산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지금도 페북과 트위터를 점령한 하상욱의 시집이나 애니팡 고득점 비법과 같은, 그냥 '장난처럼' 만들어 본거라는 소위 낚시 컨텐츠가 정작 SNS에서 가장 폭발적인 바이럴 결과를 이끌어내지 않았는가? 그러나 이 점에 대해 출판사들은 별로 위기감을 느끼지 못하는지, 관련 질문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 개인적으로는 'SNS에 최적화된 컨텐츠'와 '스마트기기에 최적화된 플랫폼'이 만나면 폭발력 있는 결과를 이끌어낸다는 리디북스의 기본 시각에 큰 공감이 간다. 이는 카카오톡이 전자책 시장에 들어오려는 이유와도 정확히 일치한다.
어떤 출판 실무자의 블로그에서 '리디북스와 같은 유통사의 컨텐츠 직접 제작'이 출판사의 생계를 위협하는 문제라고 지적한 의견도 봤는데, 나는 오히려 유통사가 전자책 시장에 대비하는 속도를 출판업계가 전혀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 오늘 간담회는 철저히 종이책 출판사를 위한 자리이기 때문에 야심을 솔직하게 드러내지 않고 그저 '고객을 위한 서비스'를 천명하는 선에서 끝났지만, 컨텐츠를 보유한 개인 저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전자책을 위한 컨텐츠, 그리고 이를 마케팅하는 방법에는 핵심 포인트가 따로 있음을 새삼 절감했다. 만약 내가 가진 컨텐츠를 디지털 유통사가 훨씬 많이 '팔아준다면'? 어쩌면 이제 선택지는 좀더 늘어날지도 모를 일이다. 아니, 이미 그렇게 되고 있다.
현재 내가 처한 두 가지 입장에서 각각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 간담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