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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단상143

업의 독립에 필요한 건, 용기가 아닌 절실함 여행을 키워드로 업을 만들었다 보니, '여행 못 나가서 어쩌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솔직히 큰 아쉬움이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아쉬움이나 답답함 딱 그 정도다. 왜 그런지 곰곰히 생각해 봤는데, 언젠가부터 내 업의 매출 구조가 더이상 여행 여부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업의 본질이 경험 전달에서 지식 창출로 옮겨가면서, 뚜렷하게 얻거나 배우거나 일할 거리가 없다면 굳이 해외에 갈 필요를 못 느낀 지가 꽤 됐다. 국내에서도 강의처에서 준비해 주시는 사전 숙박 혜택이 자주 있다 보니, 이미 일과 여행이 하나로 결합된 느낌이다. 강의차 다른 도시에 가면 주변을 틈틈이 둘러보고 먹어보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어제도 천안의 한 연수원에 강의차 다녀왔다. 강의 마지막에 소셜 미디어 주소를 공유하.. 2021. 7. 31.
삶과 일에 대한 몇 가지 읽을 거리와 단상 나이 40에 박사 학위 버리고 미국 시골로 들어간 사연 |드디어 나답게 살아가는 삶의 맛을 알게 되었다. content.v.daum.net 타인의 자유에 주눅이 드는 사회 최근 화제가 된 책 의 홍보용 카드 뉴스. 나도 아직 책은 읽어보지 못했다. “내가 진짜 원하는게 아니라면, 아무리 싸도 갖지 않는다. 아무리 모두가 칭송하는 가치라도, 내게 필요하지 않으면 추구하지 않는다.” 이런 단순한 메시지가, 신자유주의 시대에는 참 '레어'하게 다가온다. 그래서 책이 주목을 받는 거겠지. 역시나 '아프면 한국 기어 들어오겠지, 공부하고 사회에 기여 안 하는 무책임한 인생'이라는 댓글이 대부분이다. 그 와중에 이런 댓글도 있다. "가뜩이나 힘든 사람들 주눅들게 하지 마시길". 이러한 대중의 반응은 코로나 이전 유.. 2021. 7. 17.
워라밸 프레임을 벗어나야만 보이는, 힐링의 한계 # 인위적인 프로그래밍의 오류 1세대 이전부터 팬덤 문화에 참여하며 깊숙이 관찰해온 입장에서, 최근 뚜렷하게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가 있다. 아이돌의 컴백쇼나 소속사의 유튜브 콘텐츠에서 미리 짜여진 프로그램과 코너는 인위적이고 어색하게 굴러가기가 쉽다는 것이다. 오히려 멤버들끼리의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이나 노래방 열창처럼 자연스러운 상황에서 훨씬 더 재밌는 결과물이 많이 나온다. 요새 네이버가 많은 자본을 투입해서 구축하고 있는 네이버 나우를 자주 본다. 어제도 온갖 사전 퀴즈와 재미 요소를 도입한 쇼를 선보였지만 팬덤의 댓글과 여론은 '재미없다, 노래방 기기나 켜고 애들 놀게 냅둬라'가 다수였다. 1020은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고, '찐' 재미는 누가 만들어준 코너 속에서 안 나온다는 걸 잘 안다. 여.. 2021. 6. 11.
일상의 크고 작은 변화, 일과 여가 #일과 공간 4월 들어 가장 큰 변화를 꼽자면 '일하는 공간'을 들 수 있겠다. 강사라는 직업은 다양한 곳을 다니며 일하기 때문에, 고정된 사무실이 꼭 있을 필요는 없다. 집과 가까운 비즈니스 교육 센터에서 운영하는 코워킹 사무실이나 카페 등 다양한 공간을 옮겨 다니며 일해왔다. 교육 공간이 필요할 경우 그때그때 대관해도 무리는 없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큰 불편함을 느꼈다. 노트북 등 갖고 다녀야 하는 짐이 너무 많았다. 또 주변 환경이 매번 달라지니, 긴 호흡으로 일을 해야 할 경우(예를 들면 전자책 집필과 제작 등) 집중도가 떨어졌다. 대관과 미팅이 점점 늘어나는 것도 문제였다. 그러다 집에서 멀지 않은 구에서 새롭게 오픈한 출판 관련 기관이 입주자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보고, 바로 신청해서 계약했다.. 2021. 4. 30.
바꾸고 싶은 것들 #각자도생작년에 정부에서 개최한 관광업계 대책 세미나에 패널로 참석했을 때, 라이브 댓글창에서 발견한 댓글이 요즘도 종종 기억난다. "이런 위기에는 자영업자는 죽어나고 공무원, 교수, 연구원이나 돈버는 시기죠. 저도 각자도생입니다. 다들 잘 살아 남으시길". 피해 당사자가 아닌 '이론'만 나불대는 이들이 무슨 실효성있는 대책을 내놓겠냐는 이들의 성토가, 그 뒤를 이었다. '각자도생'이라는 서늘한 단어는, 여행업계를 넘어 2021년의 대한민국을 지배하는 단 하나의 슬로건이 되었다. 주식과 재테크 광풍의 이면에는 '가만히 있으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절박함이 짙게 드리워져 있다. 이전에는 브런치에서도 다양한 삶의 형태나 가치관이 담긴 글을 종종 발견하곤 했다. 지금은 눈 앞의 재정적, 감정적 위기가 선명하게 .. 2021. 1. 21.
거절하기 vs. 거절 당하기, 그리고 브런치북 # 돌이켜보면, 내가 쌓아온 중요한 경험 자산, 그러니까 세상에서 나만이 보유한 경험 자산 중에 대부분은 무수한 '거절 당하기'를 감수한 끝에 얻어낸 것들이다. 경험 자산이 부족해서 나만의 일을 만들 수 없었던, 혹은 그 일의 가치가 낮았던 시절에는 어차피 잃을 게 없으니 거절 당하기가 두렵지 않았다. 애초에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수많은 사람들의 도움과 협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대부분의 창업, 사업을 시작할 때는 거절 당하기를 거의 디폴트로 생각하고 살아야 한다. (그리고, 그 와중에도 내가 상대에게 줄 수 있는 것은 명확해야 한다.) # 무수한 거절 속에서도 소수의 호의와 협조를 바탕으로 자산(각종 전문성, 경험 등)을 쌓고 나면, 이를 바탕으로 업을 만들 수 있다. 그 업의 가치가.. 2020. 10. 29.
모노클의 우스움, 그리고 우리 안의 새로운 질서 # 오전 강의를 마치고, 가까운 지인들과 간만에 들렀던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 그러고 보니 코로나 이후에는 2월에 강의 때문에 간 트래블 라이브러리가 마지막이다. 작년까지는 시간을 일부러 내어서라도 자주 찾곤 했었는데, 요즘은 어딜 가든 해당 시설이 정상 운영을 하는 지, 사전 예약이 필요한 지도 체크해야 한다. 본 목적인 강의 자료 조사를 후다닥 마치고, 오랜만에 좋아하는 모노클 과월호를 몇 권 훑어본다. 그런데, 지난 10개월 간 내 머릿 속에는 참 많은 변화가 있었다는 걸 그 순간 느꼈다. 아니, 변화를 넘어 머릿 속에 공고히 세워져 있던 힘의 질서가 해체되고 있었다. 원래 모노클을 읽으면서 드는 감정은, 이들이 제시하는 우수한 '삶의 질(Quality of Life)'은 언제나 한국 바깥에 .. 2020. 10. 23.
이전의 여행은 없다, 플랜 비를 세워야 할 시간 # 코로나 대폭발이 예고된 어제 저녁, 주말임에도 어김없이 강의 취소를 알리는 문자가 왔다. 임직원 중에 확진자가 나왔다는 곳이어서 바로 취소했다. 연말까지 강의 일정이 풀로 채워지면서 이제야 강의시장이 살아나나 싶었는데, 애초에 온라인으로 세팅된 강의를 제외하고는 취소되거나 비대면 전환되는 강의가 다시 늘어날 듯 하다. 모두가 무력하고 절망스러운 상황이지만, 당연히 플랜 비를 준비해야 할 시간. 밀려있던 신간 기획과 전자책 제작, 디지털 강의 플랫폼 구축 등, 변화에 적응하고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꼭 해둬야 할 일은 여전히 많다. 우선, 매주 가는 도서관이지만 어제는 아침 일찍 부랴부랴 가서 책을 가득 데려왔다. 시국이 엄중해지면 도서관은 가장 먼저 문을 닫는 기관 중 하나라, 일에 필요한 책과 정보들.. 2020. 8. 17.
간만의, 잡담 #기존에 없던 길로만 가다 보니, 보는 눈이 많다는 걸 종종 느낀다. 내부적으로 보유한 작동기제와 네트워크의 범위를 모른 채, 눈에 보이는 껍데기만 어설프게 흉내내려는 몇몇. 재밌다. 그 격차가 너무나도 멀고 아득한게, 뻔히 보여서. 어짜피 내가 지금 가는 길의 속도는, 아예 다르다. 정신 차려보면 이미 난 거기 없을텐데. 내가 잘나서가 아니라 요즘 세상 돌아가는 속도가, 그렇다. #기존에 없던 길로 가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건, 아마도 예술 덕분이 아닐까 싶다. 삶의 한켠에 예술을 했던 사람과 아닌 사람이 느끼는, 세상의 모든 것은 하늘과 땅 차이라는거. 아는 사람은 알겠지. 어릴적 10년 넘게 연마한 예술이라는 '기술' 덕분에, 나는 참으로 감사한 삶을 살고 있다. 글쓰기도 음악 덕분에 시작한 거고,.. 2016. 10. 11.
연휴의 생각정리 #올해도 여느 때처럼 모든 가족들이 각자의 할일을 하고 휴식하는 평화로운 명절. 설날도 추석도 더이상 여성의 노동을 강요하는 의무적인 날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고, 우리 집안은 이미 분위기가 잘 잡힌 것 같아 마음이 참 편하다. 연휴 마지막 날인 오늘, 여행 커뮤니티에 들어가보니 세계 관광지 곳곳이 인파로 전쟁(?) 중이란 실시간 간증이 속속 올라온다. 역시 성수기의 해외여행은 참 뭐랄까. 일상보다 더 전투적이고 애잔하다. 가까운 미래에는 잘사는 삶의 기준이 '비수기에 여행을 갈 수 있는 삶'의 여부로 나뉠 듯. #어쨌든 직업의 독립을 이루면서 가장 삶의 만족도가 오른 부분이 비수기 여행임은 확실하다. 5월과 11월은 여행하는 달로 고정된 지 몇 년 됐다. 올해는 일찌감치 11월 강의를 비워두었기 .. 2016. 9.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