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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HongKong

빅토리아 파크에서 열린 EXPO 구경하기! 깨알같은 전리품 공개

by nonie 2011. 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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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간의 공식 일정이 끝나고 혼자가 된 첫날. 여행 준비를 철저히 했더라도 현지에서는 제로 베이스로 시작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지난 이틀간 와보지 않았던 코즈웨이 베이에서의 첫날이라 어디로 가야 할지 마음을 정하기 어려웠다. 말 그대로의 진짜 여행 시작이니 그냥 발길 닿는대로 가는게 최고겠지? 감과 운을 믿고 발길 따라 들러본 빅토리아 파크에서는, 마침 연말 최대 규모의 식품 박람회가 성대하게 열리고 있었다. 역시 난 럭키 걸인가ㅋㅋ




@ lounge at Bonaparte Hotel.




코즈웨이 베이의 작은 부티크 호텔 '보나파르트(Bonaparte)'. 반짝반짝 멋진 조명의 1층 라운지 카페 사진을 보고 '디자인 호텔' 비주얼에 속아 2일을 예약했는데, 객실이 일본 비즈니스 호텔 만큼이나 좁은 거다. 아뿔싸. 침대라도 좀 작은 걸 놓지, 더블 침대로 꽉 차버린 방에는 캐리어 놓을 공간마저 넉넉치 않았다. 널찍한 객실로 유명한 하버 프라자 8 Degrees에 묵다가 오니 더 비교가 된 듯. (하지만 둘째 날쯤 되니 그 좁은 방도 나름 적응이 되더라는) 

오늘 하루는 낚시질 원흉;;의 1층 카페에서 시작하기로 한다. 마침 체크인할 때 준 프리 드링크 쿠폰이 있어서 레귤러 커피 한잔을 주문했다. 의외로 투숙객이나 일반인을 위한 아침 식사 메뉴도 다양하게 있어서 간단하게 토스트와 커피로 아침 먹기에 좋은 곳이다. 커피 맛도 꽤 신선하고 훌륭해서 잠시 느긋한 아침 시간을 즐겼다. 옆에서는 엄마와 아이가 토스트를 먹고 있었고, 카페 안에는 몇대의 컴퓨터가 인터넷 사용자를 기다리고 있다. @ 라운지라는 카페 이름 하나는 잘 지은 듯 하다. 나름 모던하고 색다른 분위기.  






공원 한 가운데 설치된 매표소. 엑스포가 끝날 즈음에 찍은거라 한가한 모습.

옥토퍼스 카드로 입장권을 사니 여러 팜플렛과 시식 캔디를 주었다.




특별히 가고 싶은 데가 없었다. 그보다는 커피로 잠을 깨운 뱃속이 밥 달라고 슬슬 아우성이다. 하는 수 없이 타임 스퀘어 쪽으로 터덜터덜 걷다 보니 '윈저 하우스'라는 신생 쇼핑몰이 보인다. 지하로 내려가 옥토퍼스 카드로 따끈한 참치 샌드위치를 하나 사서 입에 물고 빅토리아 파크로 향한다. 근데 분위기가 뭔가 이상했다. 안내 표지판 같은게 여기저기 붙어 있고 사람들이 아침 댓바람부터 공원 방향으로 움직이는 게 보인다. 오늘 공원에서 뭘 하나? 직감을 믿고 일단 따라가 보기로 했다.

공원 한 복판에는 커다란 티켓 오피스가 세워져 있고, 그 뒤에는 놀이공원을 방불케 하는 빨갛고 하얀 구조물이 삐죽삐죽 머리를 드러내고 있었다. 근데 한자 까막눈이라 무슨 행사인지 도통 알수가 없었고, 어짜피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잘 알아듣지 못할 거였다. 대부분 현지인으로 이루어진 엄청난 인파가 줄을 서 있었는데, 군중심리에 이끌린건지 어느새 정신을 차려보니 나도 질세라 줄에 끼어있다.ㅋㅋ 입장료는 HK10$이니 우리 돈으로 1500원. 뭐 이상한 행사라도 부담없는 가격이니 일단 들어가보자는 심정으로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구입했다. 옥토퍼스 카드로도 결제가 가능하다니 또 한번 감동해 주시고. :) 





발디딜틈 없이 사람들로 붐비는 박람회장.

킹 베이커리에서는 다양한 타르트와 음식을 조리해 팔고 있었다.

에그 타르트의 위엄! 따끈따끈해서 더욱 맛있었다^^




알고보니 12월 11일부터 1월 3일까지 해마다 열리는 제 45회 홍콩 브랜드&프로덕트 엑스포였다. 그날 저녁 TV뉴스에 소개된 것도 봤을 만큼 크고 유명한 행사. 관광객은 거의 없고 현지인들이 저마다 장바구니에 쇼핑 카트까지 끌고 엑스포를 보러왔는데 그 인파가 정말....중국인 특유의 머릿수를 실감할 정도로 너무 많아서 살짝 무서울 정도. 그냥 사람 물결에 휩쓸려 이리저리 다녀야 한다고 보면 된다.

들어가기 전에는 제품 박람회라는게 당최 뭔지 몰랐었는데, 막상 가보니 한 80%가 식품이나 식품 관련 업체 부스였다. 공원 면적 대부분을 차지할 만큼 규모가 큰 행사기 때문에 카테고리 별로 섹션이 정해져 있고 지도를 보고 다녀야 할 정도다. 대략 홍콩의 건강식품/뷰티/주방가전/조리음식 판매/수입 식품 등의 시연과 시식을 할 수 있고 제품도 살수 있다. 특히 홍콩의 유명 레스토랑에서 부스를 열고 유명한 메뉴들을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코너를 보곤, 순간 아침 괜히 먹었구나 싶었던. 아쉬운대로 킹 베이커리 부스에서 따끈한 에그 타르트(5 HK$)를 사서 그자리에서 접수. 입에서 살살 녹는다.:)





장내가 넓어서 표지판이나 나눠준 지도를 보고 다니는 게 좋다.

풀무원 같은 한국 브랜드도 만날 수 있었다. 홍콩 사람들도 한국 라면, 김을 많이 사가는 모습.




세계적인 쇼핑도시 홍콩답게 현지인들의 소비 욕구 역시 굉장히 활기차게 드러난다. "열심히 벌어서 열심히 쓰자!" 이런 모습이랄까. 그런 그들이 홍콩 전역의 유명 브랜드 뿐 아니라 주변국의 수입품까지 망라해 저렴하게 판매하는 1년에 한번 뿐인 엑스포를 놓칠 순 없는 일이다. 그래서인지 엑스포장에 몰려온 현지인들은 전투적으로 쇼핑에 임하는 분위기. 이리 떠밀리고 저리 떠밀리다 보니 어느새 내 손에도 몇가지 아이템이 들려 있다. 전리품은 따로 소개하기로 하고.

박람회장에는 거의 대부분의 식재료 부스에 시식 코너가 마련되어 있고 주방 가전 브랜드는 재미있는 시연도 하기 때문에 볼거리가 쏠쏠하다. 나중에 시티 슈퍼 등 고급 마켓들을 돌면서 보니, 매장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식재료들도 많이 팔고 있었고 가격도 행사용 DC 혹은 표준 가격이라 바가지 쓸 염려도 없다. 연말에 홍콩을 찾는다면 이 행사를 꼭 체크해보면 좋겠다. 식재료 뿐 아니라 다양한 건강식품들이 있어 선물용품 사기에도 정말 좋았다.





왼쪽부터 XO 페이스트, 시티슈퍼에서 산 행크의 무화과아몬드 잼, 블랙 트뤼프 페스토.

오징어먹물 파스타 면과 시티슈퍼에서 산 시그니처 에그 파스타 면. 드럽게 비싸다 흑흑

투걸스의 플로리다 워터. 용량에 따라 패키지 스타일이 다르다. 도심 여기저기 매장이 있음.




박람회에서 산 것들. 

XO 페이스트는 홍콩 여행 쇼핑목록에 있었던 아이템이다. 요거 하나만 있으면 볶음밥 만들때 소스 걱정은 땡이니까. 판매하는 분에게 XO소스랑 페이스트가 다른 종류냐고 하니 같은 거란다. 마치 잔멸치나 오징어채 찢은 것같은 해물 건더기들이 오일에 잠겨 있는데, 시식해보고 맛있어서 얼른 구입. 나중에 공항에 가서 보니 기화명과에서 파는 XO페이스트는 한화로 2만원도 넘는 고가여서 여기서 사길 잘했다고 생각. 시티슈퍼에도 같은 제품은 없었다.

J's Gourmet은 홍콩의 버섯 관련 식재료 전문 브랜드란다. 오징어 먹물로 만든 파스타면과 블랙 트뤼프 페이스트가 좋아 보여서 샀다. 가격은 꽤 비싼 편이지만 국내에서는 사기조차 어려운 아이템이므로. 그리고 여기 브랜드에서 파스타 소스가 다양하게 나오는데, 단호박 들어간 것도 맛있다. 그나저나 샌프란에서 트뤼프 솔트 산 이후로 트뤼프에 꽃혀서 미치겠다. 한번 맛들이면 끊기도 어려운데 ㅠㅠ 요 브랜드는 시티슈퍼에도 팔고 있으니 찾아보시길.

Two Girls는 가이드북에도 소개된 100년 역사의 홍콩 로컬 화장품 브랜드로, 앤틱한 홍콩 풍의 케이스가 너무너무 이쁘다. 대표적인 제품이 '플로리다 워터'라는 오일인데, 다양한 용량과 패키지로 팔고 있어서 작은 것들로 두개 샀다. 플로리다 워터는 호랑이 연고처럼 만능으로 여기저기에 쓸 수 있는데, 특히 모기 물렸을 때도 바르고 향수나 아로마 테라피로도 쓸 수 있는 천연 혼합 오일이다.  








보너스. 빅토리아 파크 바로 앞에 있는 윈저 하우스 쇼핑몰 3층에 i.t 아울렛이 지난 2010년 10월 오픈했다.홍콩의 유명 패션 블로그를 통해 알게된 정보로 찾아갔는데, 은근 득템거리가 많다. 꼼데가르송, 츠모리 치사토, 돌체앤 가바나 등 유명 브랜드의 제품을 70~80% 할인된 가격으로 만날 수 있다. 난 하필 그날 비자카드가 안되는 바람에 이자벨 마랑의 아름다운 네이비 블라우스를 800$대에 못산게 지금도 아른거린다. 흑흑. 아쉬운대로 홍콩 로컬 브랜드 a+ab의 블랙 7부 가디건을 120$대에 저렴하게 구입했다. 

명품 아울렛 쇼핑을 할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이런데 와서 "살거 없다"고 하는 건 대부분 브랜드와 아이템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경우다. 자신을 꾸미고 싶은 욕심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쇼핑 관련 책과 패션 웹진 등을 통해 각종 브랜드에 대한 기본 지식은 조금 공부하고 홍콩 쇼핑을 즐기는게 훨씬 시간과 돈을 절약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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