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RAVEL/Korea

가평과 춘천에서 보낸 알찬 여름휴가 1박 2일 후기

by nonie 2009. 7. 20.
반응형



INTRO
지난 주말, 횟수로 십년지기인 대학 동기들과 계획한 2009년 여름 휴가. 그러나 행선지는 출발 당일 아침까지도 채 정해지지 않았다. 지인께 부탁해놓은 영월의 펜션에 비가 너무 많이 오는 바람에 다리가 잠겨 들어올 수 없다는 연락이 온 것. 그것도 출발 당일 아침에!!! 하는 수 없이 인터넷을 뒤져 무작정 '가평'을 검색, 펜션 두어 군데에 전화를 했지만 당연하게도 퇴짜를 맞았다. 그러던 중 가평의 싸리재산장펜션에 전화를 했더니 마침 큰 방 하나가 취소되었다며 얼른 오라는 반가운 대답이 돌아왔고, 우리는 예정대로 오전 10시에 모여 가평으로 향했다. (니들은 모를거다. 내가 얼마나 아침에 마음을 졸였는지;;)








휴가는 역시 비오는 날 떠나야 제맛!

우여곡절 끝에 간신히 출발한 휴가. 그런데 비가 좍좍 쏟아진다는 기상 예보 덕분인지 도로에 차가 하나도 없다! 가뜩이나 행선지도 가까워졌는데 차도 안 막히니, 우리 모임의 여름휴가 최초로 To-do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언제나 차막혀서 느즈막히 도착하자마자 저녁 해먹고 술 먹고 다음날 서울 올라오는 심플한 일정이었는데;;;) 흐린 날씨 때문에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된 우리는 무려 1시간 반만에 가평에 도착해버리고 말았다.

싸리재산장펜션은 초행길이지만 약도와 네비게이션 덕분에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예약도 없이 당일날 급히 쳐들어온 우리를, 주인 내외분들이 반갑게 맞아주셔서 감사했다. 게다가 숙박료도 많이 DC해주셔서 부담없이 여행을 시작하게 되었다. 우리가 머무른 방은 로얄가족룸으로 펜션에서 제일 큰 방이었다. 홈피의 사진처럼 화려하다기 보다는, 사람이 없을 땐 주인 내외분이 거주도 겸하시는 방이어서인지 가정집같은 편안함과 아늑함이 있었다. 특히 베란다의 통유리창 너머로 산과 계곡이 내다보여서 비가 와도 나름 운치가 있다. 

우리의 첫번째 일정으로 선택한 곳은 춘천. 가평에서 1시간 내로 갈 수 있고 무엇보다 몇 년만에 춘천닭갈비를 다시 맛보고 싶었다. 만장일치로 정해진 점심식사 코스, 춘천으로 향하는 길에는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춘천의 명물, 춘천닭갈비.




식도락 여행으로 변질된 여름휴가의 시작, 춘천닭갈비
50여 분만에 춘천 닭갈비 골목에 도착했을 때는 막 점심시간이 시작되어 많은 이들로 붐비고 있었다. 어설픈 관광객인 우리가 현지인(?)의 숨겨진 맛집을 찾을리는 만무하고, 일단 사람이 젤 많아보이는 집을 1차 공격했지만 자리가 없어서;; 할수 없이 고만고만한 중에서 사람이 적당히 있는 집을 택했다. 비도 너무 많이 와서 딱히 골라잡을 만한 여유도 없었다. 무엇보다 너무 배가 고팠다.ㅡ.ㅡ
닭갈비는 1인분에 9000원, 몇년 전 왔을 때보다 가격이 많이 올라서 조금 놀랐다. 게다가 사람 수대로 시켜야 한대서 일단 7명이서 6인분에 쟁반막국수(15.000원)를 주문하기로 쇼부를 봤다. 닭갈비는 조금 비싸긴 했지만 정말 양이 푸짐했다. 특히 서울에서 먹을 때보다 닭고기 양도 넉넉하고 고구마와 떡도 많이 들어있어서 금새 배가 불러왔다. 함께 나온 동치미 무를 함께 먹어주면 더욱 개운하다. 다들 행복함에 말을 잇지 못하고 일단 먹기에 집중!!






숨겨진 다크호스인 쟁반 막국수도 곧이어 나왔다. 예쁘게 데코레이션된 상태에서 얼른 사진 한번 찍어줘야 한다. 그 자리에서 아주머니가 손으로 비벼서 그릇에 나눠담아 주시기 때문. 7명이 나눠먹자니 거의 맛보기 수준이긴 했지만, 겨자소스의 맛이 은은하게 풍기는 막국수의 맛 또한 일품이었다. 정말 춘천에 왔다는 실감이 팍팍 나는 순간.




여기서 잠시 캐릭터 소개;;
영화속 7급공무원이 아닌 공정거래를 위해 애쓰는 진짜 7급 조군, 그의 연인이자 나의 고교 동창인 윤리선생 신양, 박선영 아나와 동기라고 맨날 자랑하는 SBS 15기 류PD, 울 학교 로스쿨의 홈피 모델로 뽑혀 설레어하고 있는 김군, 한때 울 과 학생회장 출신의 최전성기를 여전히 울궈먹는 양아치;; 서군, 백치미 작렬에 가방끈은 제일 긴 초딩동창 최양.    










    



바베큐 파티와 맥주 파티, 끝나지 않는 게임

펜션 숙박의 꽃은 바로 바베큐 파티!! 우리가 머무른 펜션에는 야외에 바베큐 시설과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어서 날씨와 상관없이 언제든 바베큐를 해먹을 수 있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춘천 이마트에 들러 장을 봤다. 가평에도 하나로마트 등이 있지만 기왕 춘천간 김에 큰 데서 시장을 봐가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가평산 참숯에 구워낸 목살은 사진도 남기기 전에 순식간에 동이 났다. 내가 가져온 와인 한병과 수박 반통에 재워놓은 소주, 그리고 맥주 피쳐 역시 무서운 속도로 사라져갔다. 중간중간 나방과 날벌레들의 출현으로 작은 소동도 빚어지긴 했지만, 류PD의 집게 신공으로 나방을 잡은 이후로는 또다시 음식에 집중. 
고기와 함께 구웠던 소세지, 그리고 묻어놓은 감자를 겨우 남겨서 숙소 안으로 이동, 2차를 시작했다. 지지리 술 진도 안나가는 우리 멤버들이 맥주 피쳐 6개 들이를 해결하려면 간단한 게임은 필수! 닭싸움부터 알까기, 마피아 게임에 결국은 진실게임까지....새벽까지 이어진 게임과 수다로 여행의 밤은 깊어만 갔다. 





 → 오른쪽은 와인 안주로 준비했던 치즈 플래터. 마트에서 파는 미니 치즈 묶음(12,000원)을 사서 잘라 담았다. 간단한 과자(왼쪽)와 함께 서빙하니 와인 뿐 아니라 맥주 안주로도 아주 좋았다. :) 






회비 내려고 인출한 5만원(권).

남이섬 입장 티켓.





아름다웠지만 아쉬웠던 남이섬에서의 둘째날
밤참인 묵국수에 이어 콩나물 해장라면까지 대령한 요리사 김군 덕분에 상쾌하게 시작한 두번째 날. 한참을 논의끝에 펜션을 체크아웃하고 향한 곳은 바로 남이섬. 약 2~30분 거리에 위치해 지리적으로 가깝고 볼거리도 많아서 수목원과 경합 끝에 최종 낙찰됐다. 일요일인데다 비가 그친 탓인지 남이섬을 찾은 이들은 상당히 많았다. (갑자기 나타난 시끄러운 SBS 헬기를 본 류PD는 오늘 저녁 뉴스 멘트를 읇어댔다. '비가 그친 남이섬을 찾은 인파들로 blahblah...ㅋㅋ)

카메라 메고 가기 귀찮아서 폰카에만 의지를 했더니 둘째날엔 아예 배터리 방전으로 남이섬에서는 사진 한장 남길 수 없어 너무 아쉬웠다. 일단 6~7년 전 잠깐 구경했던 남이섬과 지금 '나미나라 공화국'이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단 남이섬은 많은 변화가 있었다. 예술적인 요소를 강화하고 관광상품으로 철저히 리모델링한 흔적을 곳곳에서 엿볼 수 있었다. 시각적인 면에서는 여러 조형물과 예쁜 분수가 많아 만족을 주었고, 유료로 구경해야 하는 몇몇 갤러리 외에 악기 박물관같은 알찬 볼거리도 있어서 좋았다. 하지만 한류라는 문화적 요소와 한국의 예술적 요소가 서로 융합되지 못한 채 컨셉트를 상실한 '나미나라 공화국'은 한편으로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이곳은 헤이리처럼 예술인들이 모여 자유롭게 창작활동을 선보이는 공간일까, 또는 외국인의 시선에서 바라봤을 때 충분히 한국적인 요소를 발산하고 있을까 하는 면에서는 혼란스러웠다. 무엇을 주제로 잡았는지 잘 모르겠다. 어쨌든 명성이 자자한 메타세콰이어 길과 섬 가장자리를 따라 이어진 산책로 등은 여전히 아름다웠고, 삼림욕 제대로 한 것만으로도 입장료는 아깝지 않았다. 



어쨌든 남이섬까지 알차게 여행하고 돌아오는 길, 건대입구 근처의 기사식당에서 돼지불백으로 늦은 점심을 해결하는 것으로 우리의 여행은 뿌듯하게 막을 내렸다. 그야말로 무계획으로 시작해 많은 일정을 소화한 셈이다. 혹시 가평~춘천 1박 2일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까 하여 간단한 예산 내역과 보완할 점도 공개한다. 


7인 기준, 1박 2일 총 소요 예산

저녁 및 아침 식사 먹거리와 술 약 14만원
남이섬 입장료(배삯 포함) 1인당 8천원
숙박 (바베큐 비용 포함) 16만 5천원
춘천 닭갈비 7만2천원
2일차 점심값 약 4만원
기름값 5만원
------
1인당 7만7천원 소요.

다음에 다시 간다면...

- 여름이라면 전용 풀장이 있는 펜션이 정말 좋을 듯. 가평만 해도 여러 곳 봤다. 
- 와인은 넉넉히 가져가는 것이 좋을 듯. 맥주처럼 배부른 술은 식사 뒤에 마시기 좋지 않았다.
- 남은 시간을 알차게 보내기 위한 보드게임이나 카드를 안가져간 게 아쉬웠다.
- 벌레 퇴치를 위한 천연 인섹트 스프레이, 간단한 소화제 같은 상비약을 하나도 안가져가서 곤란했다.



 

여행이 끝나고, 용산역 아이파크 1층 '테르미니'에서 먹은 팥빙수.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