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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라이프스타일

[이대] 이런 카페는 절대 가지 말자, 이대 앞 루시카토 (lucycato)

by nonie 2008. 1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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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같은 카페족들은 안락하고 내집같은 익숙한 카페도 좋지만
언제나 더 예쁘고 더 맛있는 카페가 없는지 새로 생긴 카페를 두리번거리게
된다. 그러다 겉모습과 메뉴가 어느 정도 마음에 들면 일단 낚인다.;;
하지만 우리, 이런 상식 이하의 카페에는 절대 낚이지 말자. 지금까지 마음에
드는 카페 후기만 남겼다면 이번에 처음으로 nonie의 악평 대상이 된 카페가
있으니 바로 이대 정문 바로 앞에 생긴(콜드 스톤에서 바라보고 왼쪽)
루시카토(lucycato)라는 카페 되겠다.
이 카페는 겉면에 대형 현수막을 걸어놓았듯이 여러 명의 바리스타, 쇼콜라띠에,
디저트 전문 쉐프 등이 합작해서 만들어낸 전문가들의 카페라고 홍보하고 있다.

오픈한지 한 3일째 됐을 때였나보다. 대문짝만하게 붙여놓은 '무료 시음' '1+1'
'2층에 무선 인터넷' 등의 현수막과 핑크빛 매혹적인 간판에 시선이 끌려 무작정
내부로 들어가니, 안은 사정이 전혀 달랐다. 카운터는 온통 잡지사 촬영으로
분주했다.(뭐 요새는 안그렇겠지) 번쩍이는 조명에 우중충한 촬영 스탭들,
천장부터 바닥까지 어느것 하나 손님을 받을 준비는 되어 있지 않은
어수선하고 지저분한 상태. 하지만 바리스타는 한마디 양해도 없이 익숙한 투로 
주문 받기에 혈안이 되어 있었다. 가장 먼저 그게 의아했다.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오픈을 안하는게 정상이지 않은가.
  
가격 또한 이대 앞이라 하기엔 좀 어이가 없다. (아마 콜드스톤과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을 했나보지) 하지만 맛있다면 용서해줄 수 있으니 일단 시켜보자.
후덜덜거리는 가격의 마카롱 2개와(1500~1700원 수준) 아메리카노,
그리고 50% 핫초콜릿을 시켰다. 12000원 좀 넘게 나온 듯. 음료는 바로 나왔다.





내 마카롱 경력은 거의 전무하다. 스타벅스에서 파는 신라명과의 커피 마카롱을
맛본 게 전부다. 그래서 이 마카롱의 레벨이 어떻다고 평가하기엔 좀 무리가 있지만,
정말 확실한 건 스타벅스 마카롱보다 훨씬 맛이 없었다. 가격은 비슷했지만
크기는 미니 수준으로 훨씬 작았는데도 말이다. 마카롱을 처음 먹어본 내 동생은
심지어 뱉을 뻔 했다. (나중에 다른 곳에 가서 마카롱을 먹고 '언니, 마카롱이 원래
맛없는 건 아니더라'라는 말을 남겼다;;)

마카롱 전문 카페라며???????? 여기 주요 메뉴가 커피, 초콜릿, 그리고 마카롱이다.;;;;





개중 나은건 이 핫 쵸콜렛이었다. (자기네도 그건 아는지 요새는 1+1 행사 하면서
팍팍 밀더라) 하지만 내가 먹어본 바로는 그냥 so so 수준이었다. 5000원대부터
시작하는 비싼 가격에 비해 맛이 그렇게 리치하지도 않고 특별하지 않았다. 나는
여러 곳의 초콜렛 카페를 가봤다. 강남역이나 대학로에 있는 쇼콜라띠에 전문숍에서
마셨던 같은 가격의 초콜릿 음료에 비해 많이 뒤쳐졌다. 코코아에 초콜렛 소량 녹인
수준. 게다가 잔 선택도 완전히 미스다. 반도 마시기 전에 음료가 식어버렸다.





음료를 가지고 올라온 2층 역시 너무나 어수선한 분위기로 가득했다. 촬영용으로
푸짐하게 차려진 디저트들을 보고 있자니 헛웃음이 나온다. 여기 케이크들은
거의 4000~5000원대 이상으로 비싼 편이다. 어쩌면 이대앞 소비자들의 경제적인 수준이
너무 높아서 이런 카페가 생겼나보다. 맛없고 비싸도 그저 허영심만 적당히
채워주면 되는 건지? 이런 카페가 학교 앞에 버젓히 영업을 할 수 있다는 게
정말 놀라웠다.
 
여기 내부 인테리어가 참 인상적인데, 전체적인 분위기를 몇 단어로 묘사하자면
사이버틱+바닐라비(패션 브랜드)+모던한 공주풍?? 일부러 만들라고 해도 이렇게는
못만들 것 같다;; 벽면은 (넓어보이려는 듯) 온통 거울에...돌아다니기 어렵게
배치해놓은 어수선한 의자와 테이블...핑크+번쩍이는 은색이 묘한 조화를 이룬
꽉 막힌 공간이다. 정말 몇년만에 이런 괴상한 인테리어를 만난다.;;
뮤직비디오 한편 찍기 딱 좋을 듯 하다. 왜 아주 W호텔 바를 재현해놓지 그랬냐;;;





가장 실망한 것은 뭐니뭐니해도 커피.
카페에서 내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바로 커피다.
카페의 존재 이유 아닌가. 차와 커피의 맛. 그리고 서비스.
그런데 여기 아메리카노는 할리스의 묽어빠진 아메리카노보다 더했음 더했지
절대 떨어지는 수준이 아니었다. 어디 원두를 쓰는지 묻고 싶다.

게다가 가장 중요한 건, 리필이 안된다는 것.
(리필해도 그닥 마시고 싶은 맛은 아니다만)
2층에도 드립 바가 있길래 가서 리필 여부를 물었더니
단칼에 안된단다.^^;; 이대앞 카페 맞나 싶다...

쩝. 왜 이대 학생회가 데모를 하는지 알겠다. 이런 상업에 찌든 공간이
학교 앞, 심지어는 학교 안까지 점령하고 있는 현실. 내 동생이 그저 불쌍할 뿐...;;;





바로 맞은 편에 있는 파리 크라상에서 만드는 핸드드립 커피를 마셔봤는가?
빵보다 더 맛있다. 요즘 파리크라상의 드립 커피. 3800원이었나.
근데 여기는 바리스타가 직접 커피를 뽑는다고 벽면에 대거 선전을 하면서도
커피는 이따구로 만들다니..간이 배밖으로 튀어나온게 아닌가 싶다.
게다가 여기 핸드드립은 무려 7000원;;;;;;;;;;

요즘 보니까 2층 창가에 간간히 노트북을 하거나 수다떠는 처녀들이
보이는 걸 보니 여기 맛에 대한 소문이 아직 덜 난듯 싶다. 아니면 이대생들의
입맛이 이정도 수준에 너무 물들었던가. 여자들이여. 하루쯤은 된장녀 되는 것도 좋지만
이런 데는 좀 팔아주지 말자.

게다가 이 버린 입맛을 다시 복구하기 위해 홍대에 갔다가
여기와 너무 비교되는 감동 체험을 하게 된다. ㅠ.ㅠ
이대 앞이여. 홍대를 보고 좀 배워라.
내 이제부터 이대 앞에서 카페를 가면 사람이 아니다;;;

이곳을 강추하고 싶은 부류 : 잡지사 기자들, 개인쇼핑몰 촬영하는 모델들;;;
이곳을 비추하고 싶은 부류 : 맛과 서비스, 편안한 공간을 중시하는 카페족들.


P.S
이대에서 가장 강추하고 싶은 곳은 이대 내 포스코관에 있는 학생까페 '이화사랑'.ㅋㅋㅋ
여기 커피 800원인데 루시카토 커피보다 더 맛있다. 제길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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