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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China

주가각에 오픈한 하이엔드 리조트 Ahn Luh, 중국 호텔의 미래를 만나다

by nonie 2016. 1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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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호텔여행 3일차. 시내에서 1시간 거리에 떨어진 주가각으로 향했다. 당초 수향마을은 전혀 계획에 없었는데, 주가각에 엄청난 리조트가 오픈했다는 소식을 듣고 2박3일을 미리 빼둔 일정이다. 아직 정식 오픈도 하지 않아서, 한국에서는 내가 처음으로 투숙 및 소개하게 되었다. 사전 정보를 구하기가 어려워서, 직접 가보기 전까지는 그냥 럭셔리 리조트겠거니 하는 예상 뿐이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이곳에서의 2박 3일은 3~4년간 투숙한 100여 곳의 호텔 중 손에 꼽는 곳으로 영원히 남지 않을까 싶다. 주가각에서 목격한 중국 호텔업계의 현재와 미래, 이제부터 찬찬히 풀어보기로.









이탈리아 세단을 타고, 주가각으로

7성급 완다레인에서의 화려한 2박 3일을 마치고, 오늘은 주가각에서 픽업차량이 오는 날이다. 잠시 후 내 앞엔, 잘 차려입은 이태리 신사같은 마세라티 한 대가 도착했다. 시작부터 여기도 평범하지는 않겠구나...ㅎ 단단히 맘먹고 주가각으로 향했다. 특별히 이 날은 호텔측 담당자가 동승해서 전반적인 소개를 해주었다. 캐나다에서 공부했다는 그녀의 유창한 영어 덕분에 어느 정도 감은 잡았지만, 도대체 왜 상하이에서 1시간이나 떨어진 소박한 마을에 이런 컨셉의 리조트를 지었는지 점점 궁금해진다. 협찬 차량이라는 마세라티 뿐 아니라, 며칠 후 페라리의 프라이빗 이벤트가 이 리조트에서 열린단다. 중국엔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가?


어느덧 1시간 반 가량이 흐르고, 호텔.....이라기 보다는 거대한 유적지같은 곳에 멈춰섰다. 무려 천년이 넘은 중국의 고대 유적을 그대로 옮겨왔다는 리조트의 입구를 보자, 말을 잇지 못할 충격. 여기가, 호텔이라고? 










'중국의 럭셔리'를 창조해낸, 하이엔드 리조트 Ahn Luh

앞서 완다 레인 호텔에서도 언급했지만, 지금 중국은 더이상 외국 브랜드를 들여오는 것에 만족하지 않는다. 자신들의 브랜드를 만들어서 그들의 기준으로 새로운 정의를 부여하고, 이를 해외로 널리 수출하는 것이 최종 목적이다. 호텔 업계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중국에는 그들이 만든 초일류 호텔이 없었고, 그래서 해외의 럭셔리 호텔 브랜드를 그대로 들여왔다. 하지만 이제는 중국이 직접 브랜드를 창조하거나 그들과 협력해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낸다. 그렇게 태어난 리조트가 바로 이곳이다. 


나와 같은 전세계 호텔 매니아가 한 손에 꼽는, 그러나 일반에는 많이 알려지길 원하지 않는 브랜드가 바로 '아만'이다. 아만은 럭셔리를 넘어 하이엔드, 초상류층만을 위한 리조트다. 아무 것도 없는 지역에 리조트를 세워, 오히려 그로 인해 지역 전체가 더 개발되는 '리조트 개척자'로도 유명하다. 


중국은 아만을 그대로 중국에 들여오는 대신, 아만과 손잡고 중국만의 호텔을 만들기로 했다. 그 첫번째 시도가 이곳 주가각이며, 앞으로 2호 3호가 곧 다른 지역에 연이어 오픈한다. 이곳 주가각도 아직 소프트 오픈 기간이다. 오픈도 안했는데 어찌 알고 오셨냐며, 내가 첫 한국인 게스트라고 한다. 하지만 내게도, 진정한 의미의 전세계 호텔여행은 이제야 비로소 시작이란 생각이 든다. 



Ahn Luh Zhujiajiao 호텔 객실 별 가격 자세히 보기(클릭)












정원이 있는, 빌라에서의 고요한 시간

엄청난 충격을 안겨준 로비를 뒤로 하고, 잘 조성된 길을 걸어 빌라동으로 향했다. 리조트 부지 내에는 30여 채의 고풍스러운 단독채 빌라가 늘어서 있다. 내가 2박 3일간 머무른 빌라는 가든이 딸려있는 빌라로, 이곳의 여러 객실 중에 (그나마) 가장 많은 객실 형태라고 한다. 즉, 여기보다 더 크고 럭셔리한 빌라도 3~4종 더 있다. 


로비동이 천년이 넘은 옛 유적을 기반으로 지어졌다면, 빌라동의 모든 가구와 장식품은 장인들이 수 년간 일일이 손으로 깎아서 만든 하나의 예술작품이다. 객실에 들어서는 순간, 모든 현실감각은 다 잊고 마음이 잔잔하게 가라앉는다. TV에서 흘러나오는 홍보영상의 잔잔한 피아노 음악에 맞춰, 천천히 객실을 돌아본다. 








테라스의 문을 열면, 작은 정원에는 덩굴식물이 나지막히 드리워져 있다. 내일 아침 잠에서 깨어나면 가장 먼저 보게될 풍경이자, 티타임을 사랑하는 중국인의 휴식공간답다. 내일 아침엔, 객실에 준비된 고급스런 중국 찻잎을 우려서 여기서 따뜻한 차를 마셔야겠다. 차가운 가을공기와 함께. 








빌라에 딸려 있는 욕실은 가장 심플하면서도 우아한 고급스러움을 보여주는 공간이다. 변기나 샤워 부스는 유럽의 명품 욕실 가전으로 꾸몄지만, 어메니티는 중국 브랜드인 바얀카라의 제품을 갖춰 놓았다. 저녁엔 이곳에서 수제로 직접 만든다는 한방입욕제를 넣어서, 따끈하게 목욕을 즐겨보기로. 

세면대 한 켠에는 광목으로 만든 예쁜 파우치에 칫솔과 기타 어메니티를 넣어 놓았다. 두 세면대에 남/녀 버전이 각각 다른 내용물인 것도 굿 센스.









걸어서 5분이면, 주가각의 야경 속으로

우전이나 주가각, 시탕 등 상하이 주변의 대표적인 수향마을에 대해 들어본 적은 있으나, 딱히 와봐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패키지 옵션 관광으로 1~2시간 사진만 찍고 갈 바엔, 차라리 아예 리장같은 곳에 여행을 가는 게 낫다.(곧 갈 계획이기도 하고ㅋ) 그런데 주가각을 이렇게 와보게 될 줄이야. 역시 호텔을 따라 다니는 내 여행법은, 언제나 생각하지 않았던 곳으로 나를 이끈다. 그렇게 만나게 된 주가각은 내게 '야경'을 가장 먼저 선물해 주었다. 리조트에서 걸어서 5분이면 금새 주가각 타운의 입구로 들어서니, 야경의 진수를 만나기엔 더없이 좋은 위치다. 부슬부슬 내리는 비에도 한참 사진을 찍다가, 호텔로 돌아왔다. 










다이닝 룸에서의 저녁식사

리조트 내에 있는 여러 레스토랑 중에, 야외 수영장이 내다보이는 다이닝 룸에서 저녁을 먹었다. 11월에 상하이에 와서 꼭 먹어봐야 하는 상하이털게(따자시에)를 드디어 맛본다. 알이 꽉곽 찬 따자시에를 넣은 따끈한 수프, 로컬 나물과 생선으로 만든 완자 요리와 볶음은 무척이나 소박한 상하이 가정요리 그대로였다. 가장 화려한 메뉴가 디저트로 나온 귀여운 돼지 모양 커스터드 찐빵 정도.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점점 느끼는 건, 단순한 '럭셔리'가 아니라 진정한 '하이엔드'가 무엇인지를 고민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수많은 중화권 호텔은 내게 미슐랭 프렌치 코스나 딤섬 코스를 내놓으며 럭셔리한 다이닝 수준을 자랑하기 바빴다. 이 지방에서만 맛볼 수 있는 전통 요리를 내놓은 호텔은, 오직 이곳 뿐이다. 지역과 괴리되지 않고 그들의 문화를 존중하고 애정하며, 게스트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계절 메뉴를 짜서 선보인 것이다. 여기서 뭔가를 먹거나 구경하거나 앉아있는 모든 시간이, 스파를 받는 기분과 비슷했다. 








무척 맛있었던 저녁식사를 마치고, 호텔 로비동을 다시 거닐어본다. 이렇게 호텔문화가 급격하게 진화한 중국은, 앞으로 또 어떤 호텔과 브랜드를 만들어낼까. 무엇을 상상해도 그 이상을 보여준, 주가각에서의 믿기지 않는 첫날이 이렇게 지나간다. :)  


이곳은 할 얘기가 너무 많아서, 몇 개의 포스팅으로 나눠서 해볼 예정. 




현재 이 리조트는 소프트-오픈 기간으로, 한국어 예약은 씨트립에서 가능하다. Ahn Luh Zhujiajiao 호텔 객실 별 가격 자세히 보기(클릭)


특히 씨트립에 새로 생긴 원화결제 기능을 활용하면 이득이다. PC 버전에서 결제통화를 “KRW”로 선택하면 이니시스로 결제되기 때문에, 내가 본 최종 결제금액이 청구금액과 동일하다는 것이 큰 장점. 스마트여행 강의할때 DCC(환차로 인한 손실) 주의하라고 항상 얘기하는데, 씨트립에선 걱정할 필요가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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