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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Taiwan

nonie X 암바 타이베이 송산 Day 3. 잉거 도자기 마을로 떠나는 기차여행

by nonie 2016. 7.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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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ie X 암바 타이베이 송산 Day 3. 

오늘은 드디어 송산역에서 기차여행을 떠나는 날! 아침 일찍 서둘러 조식을 챙겨먹고 짐을 단단히 쌌다. 타이베이 메인 스테이션까지 가지 않아도, 호텔에서 길만 건너면 송산역이니 기차여행을 하기에 이보다 좋은 기회는 없을 것 같아서 모처럼 근교 여행을 계획했다. 송산역에서 기차로 약 40분이면 도착하는 잉거 도자기 마을은 그릇 쇼핑을 좋아하는 내겐 그야말로 천국이다. 반나절만 할애해도 충분히 원하는 그릇을 엄청나게 싸게 득템하고 의기양양하게 돌아올 수 있는, 잉거 도자기 마을 기차여행. 







특별한 대만 근교여행, 잉거(鶯歌 Yingge, 현지 발음은 잉꺼) 도자기 마을

도착 첫날, 현지 담당자들이 입을 모아 내게 말했다. 송산역의 교통 입지가 얼마나 편리한 지를. 그 중에는 지우펀으로 한 방에 가는 버스가 바로 앞에 있고, 단수이를 자전거 여행으로 갈 수 있다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 게다가 기차로는 화련, 이란, 타이중 등 못갈 곳이 없다. 하지만 나의 관심거리는 단 하나. 기왕 잡힌 3박 4일의 짧은 일정에서 딱 하루 근교여행을 갈 수 있다면 무조건 여기를 외친, '잉꺼 도자기 마을'이다.  


아침 일찍, 암바 송산 1층의 멋진 카페에서 아리산 원두커피를 여유있게 사들고 송산역으로 향했다. 기차표도 끊을 필요 없다. 일반 열차여서 이지카드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잔액은 왕복 80NT 정도 필요하니 넉넉히 충전해 두자) 기차 편도 워낙 많아서 서두를 필요가 없다. 구글맵에 경로만 찍으면 기차 시간대와 종점 명까지 나오니 이보다 쉬울 순 없다. 기차는 송산역, 메인 스테이션, 공항이 있는 타오위엔을 지나 약 38분 후 잉꺼 역에 도착했다. 커피를 홀짝이다 보면, 눈 깜짝할 새다. 수많은 인파가 평일(월)인데도 잉꺼 역에 쏟아져 내렸다. 이거 조금 떠나왔을 뿐인데, 진짜 오랜만에 느끼는 여행의 설렘이다. 










잉꺼 역사를 나서면 그 많았던 인파는 어디론가 흩어지고, 외국인인데다 와이파이도 안되는 나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잠시 혼란스럽다. 하지만 역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이정표를 따라 계속 내려오다 보면, 교차로같은 지점에서 고가다리 밑을 건너게끔 이정표가 나온다. 차도와 인도가 구분이 안되어 있어 의심의 눈초리를 한 채 다리 밑을 간신히 통과하면, 올드 스트리트로 가는 작은 언덕이 보인다. 흠, 써놓고 보니 초행길엔 다소 어려울 법도 하지만, 길치인 나도 한방에 찾았으니까. 

 

사람들을 따라 더위에 헥헥대며 언덕을 오르니, 드디어 도자기 마을의 예쁜 골목이 눈앞에 펼쳐진다. 사진으로만 보던 것보다 훨씬 아기자기하고 예쁜 풍경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관광지같은 꾸밈이 없어서 좋았다. 대부분 공방과 겸하고 있고 그릇을 도매가로 아주 저렴하게 살 수 있어서 현지인들이 많이 온다. 외국인 관광객은 거의 보지 못했다. 










그릇은 무거우니 쇼핑은 마을 구경을 한 다음 제일 마지막으로 미뤄두기로 하고, 일단 골목골목의 작은 가게들을 하나씩 들어가봤다. 위 사진에 있는 가게는 도자기 가게가 아니라 자카(핸드메이드) 숍이다. 대부분이 도자기 숍이지만 이렇게 간간히 소품을 파는 가게도 있고, 또 상급의 도자기만 취급하는 럭셔리 부티크도 있는 등 매우 다양하다. 

더 놀라웠던 건, 내가 들어가본 모든 가게의 그릇의 모양이 다 다르다는 것. 간혹 중국산 한국산 싸구려 그릇도 섞어 판다는 후기도 본 터라 좀 걱정을 했는데, 집집마다 주인들이 직접 그릇을 기계로 다듬는 모습을 보며 가게마다 사정이 조금씩 다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가끔 수입산 그릇이 없는건 아니니, 사기 전에 그릇 밑바닥을 보며 확인하는 게 좋다. 









덥고 배고플 땐, 새로 오픈한 백화점 '잉꺼광뎬'

오래된 도자기 가게만 늘어선 이 골목에도, 최근 새로운 쇼핑센터가 등장했다고 해서 찾아보니 바로 도자기골목 한복판이다. 사실 도자기골목이 그리 크지 않아서 가게 하나하나 다 봐도 몇 시간이면 되는데, 날씨가 너무나도 더워서 계속 쇼핑하는 건 사실상 힘들다. 그럴 땐 잉꺼광뎬에서 살짝 쉬었다 가면 좋다. 잘 정돈된 화장실도 2층에 있고, 키키 카페와 TKK 프라이드 치킨(지파이 유명, 카레 요리도 팜) 등 맛집도 입점해 있으니 점심도 간편하게 해결할 수 있다. 여기 말고 로컬 식당도 근처에 한두 군데 있긴 한데, 중국어 모르면 사실상 주문이 어려운 곳들이라 여행자에겐 여기만한 대안이 없다.  








Nonie @ Seoul(@nonie21)님이 게시한 사진님,




백화점 입구에는 예쁜 기념 스탬프가 있더라. 잉꺼 관광 맵에 찍어가는 것도 좋을 듯. 원래 먹을 거 보면 없던 기운도 살아나는 나인데, 왠일인지 키키도 TKK도 그날 따라 땡기지가 않더라. 너무나도 더웠던 탓인지, 하염없이 음료만 들어가는 이상한 날. 다행히 백화점 주변에는 음료 노점상이 몇 군데 있다. 달콤한 수박주스 한 잔에 겨우 정신을 차려보는 잉꺼에서의 뜨거운 한낮. 이제는 쇼핑을 마무리하고 타이베이로 돌아갈 시간이다. 난 애초에 그릇을 '사는 것'이 목적이어서 도자기 박물관이나 싼샤 관광은 하지 않았다.  








빈 백팩까지 짊어지고 야심차게 시작한 그릇 쇼핑이지만, 사실 외국인 여행자가 사올 수 있는 그릇의 양이란 얼마 안된다. 밥그릇과 반찬 접시 3쌍, 그리고 아주 작은 미니어처 화병 2개. 그릇과 접시는 골목 초입에서 발견한 작은 가게에서 한번에 산 건데, 그릇 3개에 100NT, 한화 4천원이라니. 이건 안 살 수가 없는 것이다. 규모가 큰 다른 가게들도 많이 구경했지만, 결국 처음에 본 가게가 가장 마음에 드는 물건이 많았다. 다른 잉꺼 마을 후기에도, 골목 초입에 있는 가게가 제일 싸고 예쁜 게 많다더니 내가 보기에도 그랬던 듯. 안쪽으로 들어갈 수록 큰 가게는 많은데 예쁜 건 찾기 힘들더라. 암튼 다음에 가면 더 많이 사오고 싶다. 


이렇게 반나절짜리 알찬 도자기 마을 쇼핑을 마치고, 다시 잉꺼역으로 돌아와 기차에 몸을 싣고 송산역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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