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새로운 전망대, 원월드 트레이드 센터의 아름다운 전경



호텔 리뷰를 제외하면, 너무나 오랜 시간동안 블로그에 소식을 남기지 못했다. 미국에서의 1달은 너무나 길었다. 길었다는 의미는, 최근 몇 년간의 다른 여행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이 어려웠다는 뜻이다. 걱정했던 만큼 체력이 너무 달리거나 몸이 힘들진 않았다. 그냥 짧은 소회를 풀어 놓자면, 최근 3년간의 많은 아시아 취재가 얼마나 멋지고 아름다운 시간이었는가ㅋㅋㅋ 요 정도. 


사실 내가 가르치는 많은 여행강의에서, 곧 미국여행을 갈 계획을 내비추면서 큰소리를 빵빵 쳤었더랬다. '미국! 어렵지 않아요~미국, 별거 아니에요' 하면서. 블로그에도 볼거 할거 먹을 거 많은 미국은 역시 '고급정보'와 영어실력이 좌우하는 여행지임이 틀림없으리라 자신하며 의기양양한 포스팅을 올렸더랬지. 하지만 현실은 고급 캐리어 속 수백달러의 현금이 증발하는 미국공항의 클래스를 확인하면서 시작했다. 당연히 처음부터 여행은 쉽지 않았다.


게다가 시카고는 내가 생각했던 그런 '여행지'가 아니었다. 오히려 미국의 로컬문화를 깊이 경험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여행자가 '관광'의 관점에서 즐기고 볼 수 있는 컨텐츠는 극히 제한적이었다. 왜 일반 여행자가 '미국은 유럽보다 볼 게 없어요'라고 하는지, 시카고에서 비로소 알 것 같았다. 고급 정보로 다가가야 하는 로컬 컨텐츠는 아직 관광의 관점에서는 없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시카고는 (이런 표현 안 좋아하지만) 딱 3일짜리 도시다. 


미국 최고의 관광지, 하와이에서의 시간은 어떠했을까. 하와이에서 가장 오랜 시간(2주)을 보냈기 때문에 체험하고 느낀 바가 많았고, 운좋게 미팅으로 만나뵌 현지 분들도 많아서 무척 보람찬 시간이었다. 첫 1주일은 에어비앤비로 예약한 숙소(홈스테이/렌탈 아파트 모두 체험) 지냈는데, 솔직히 고백하자면 이 시간은 전체 여정에서 불필요했다. 하와이는 하와이답게 예쁘고 멋진 호텔에서 와이키키 비치를 끼고 보내는 시간이 한 오백 배는 더 행복했다. 하지만 로컬 숙소 체험도 나름 얻은 건 많았다. 그때가 아니면 갈 수 없는, 그리고 한국에는 전혀 알려지지 않은 알라모아나 방면의 수많은 맛집과 숍을 다녀왔으니까. 현지 업체 도움으로 엄청나게 취재해온 하와이 컨텐츠는 블로그에 언제 정리할 지 깜깜하다. 하와이는 내년 중에 다시 출장을 갈 듯 해서, 별도로 카테고리를 분류해서 특별히 컨텐츠를 많이 공개할 예정.


지금은 뉴욕에 있다. 뉴욕에서는 사진 따위는 거의 찍지 못했다. 전체 6일 중에 블랙 프라이데이에 주말까지 연짱 3일이 빅 세일 위크라서, 쇼핑만 하다가 이놈의 여행이 끝났다.ㅋㅋㅋ 게다가 어제 브루클린에 갔다가 오랜만에 발견한 중고숍(샌프란에서 폭풍 쇼핑을 했던)에서 DVF 실크 블라우스를 20불도 안되는 가격에 건지면서 눈이 뒤집혔다는. 마지막 날인 오늘은 맘 편히 카메라는 접어넣고 내 쇼핑 조카 쇼핑에 여념이 없었다. 그 와중에도, 뉴욕에서 느낀 점은 참 많다.

 

8년만에 다시 찾은 뉴욕은 여전히 아름답고 더럽고 복잡했다. 그 와중에 추수감사절날 사람 구경이나 해보자며 찾은 타임스퀘어에는, 삼성 로고 대신 중국 기업의 로고가 더 위에 더 먼저 보였다. 어디를 걷고 어느 지하철을 타도, 중국어가 너무나 많이 들렸다. 중국 젊은이들이 도처에서 자기네들의 언어로 말을 하며 뉴욕의 문화와 학문을 흡수하고 있었다. 코리아타운이 지금 문전성시를 이루는 건, 물론 한국인 대상이기도 하겠지만 중국인 덕분이기도 하리라. 

호텔 옆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은 원래부터 이렇게 삐끼들의 천국이었나. 좋고 아름다운 것에는 자동으로 사람들이 몰리기 마련인데, 어떤 이유로 엠파이어 스테이트를 '팔아먹는' 티켓꾼들이 많아진 걸까. 그냥 내 생각엔, 원월드가 생기면서 엠파이어의 인기가 시들해진 게 아닐까 싶다. 아직은 아는 사람들만 가는 원월드지만 단연 1백층 높이에서 보는 전망과 그 전망을 보여주는 테마파크스러운 연출, 압도적이다. 뉴욕의 가장 최신이자 최고의 전망대는 원월드다.  


'서울은 눈 뜨면 코 베어가는 곳'이라는 옛말이 있었는데, 나는 미국을 여행하면서 내내 이 말을 떠올렸다. 내가 스스로 챙기지 않으면 누구도 나를 챙겨주지 않는 미국 특유의 실용주의와 합리주의는 여행 내내 나를 압도했다. 물론 미국이 만들어낸 우버와 에어비앤비는 적절한 타이밍에 여행을 편리하게 도와주었다. 하지만 뉴왁 공항에서 우버를 탈 땐 취소 두 번에 취소 수수료만 20$이 나왔고, 하와이 에어비앤비에선 습도조절이 되지 않아 피부염에 걸렸다. 미국은 분명 점점 더 편리해지고는 있지만, 대중교통은 아직도 너무 열악하고 특급호텔 서비스는 아시아의 반에 반도 못 미친다. 


그럼에도 여지없이, 마지막날은 온다. 이제 내일 새벽에 공항에서 마지막 전력질주를 해야 하니(국내선-수하물 찾고-국제선 콤보...) 얼른 프론트에 보딩패스 프린트하러 가야겠다. 다들 즐거운 11월 되셨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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