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남은 베를린의 잔상은 맛있는 커리부어스트도, 화려한 그래피티도 아닌 평범한 골목이다. 베를린에서의 마지막 날, 여행을 기념할 자질구레한 것들을 사러 돌아다니다 작은 골목의 조그마한 잡화점, 중고품 상점, 중고음반 가게를 우연히 맞닥뜨린다. 지도나 가이드북을 들고 일부러 찾지 않아도 천천히 걷다보면 눈앞에 원하는 가게가 나타나는 작지만 친절한 도시, 베를린에서의 1주일은 너무나 짧았다. 아쉽지만 이제 파리로 넘어가야 할 시간.








마크트할레, 그 주변에서 간단한 쇼핑하기

영어로는 마켓 홀 정도가 될, 마크트할레는 시내 한 복판에 있는 커다란 실내 시장이다. 안에 들어가니 소세지부터 화이트 아스파라거스, 와인 등 각종 농산물과 식재료를 판매하는 활기찬 시장이 펼쳐진다. 점원들이 너무 친절하고 시식도 마음껏 시켜줘서 쇼핑하는 재미가 있다. 마켓 밖에는 온통 야외 테이블을 점령한 낮맥 인파들! 난 쇼핑을 해야 하기에 아쉽지만 맥주는 포기하고, 마크트할레 맞은 편의 유기농 상점에 들러 독일산 식재료와 양념, 벨레다 아기 크림 등 자질구레한 것들을 한 보따리 샀다. 런던부터 이어지는 여행 쇼핑 리스트는 도시별로 추후 공개하기로 하고. 










아기자기한 잡화점 골목, 프리센스트라세

마크트할레 맞은 편의 작은 샛길에 오밀조밀 들어차 있는 카페와 가게들이 신기해서 조금 더 걸어 올라가본다. 막연히 선이 굵은 남성적인 도시일 것만 같은 베를린이지만, 사실은 파리와는 다른 섬세함이 살아있는 여성스러운 가게가 많다. 특히 프리센스트라세를 채우고 있는 작은 가게들은 겉으로 보기엔 조용하지만, 안에는 현지인 단골 손님들로 따뜻한 온기가 넘친다. 









핸드메이드 펠트신과 낡은 중고품이 든 바구니가 놓여있는 한 가게가 눈에 띄어 들어가본다. 알고보니 아기 옷을 전문적으로 만들어 파는 꽤 규모가 큰 상점이다. 조카 옷이나 골라볼까 해서 휙 둘러봤는데 딱히 건지지는 못하고 아이쇼핑만. 따뜻한 미소의 주인장이 손님들을 반겨주는 베를린의 가게들이 참 정겹다. 









베를린의 음반가게와 빈티지숍을 여행하다

베를린에서 가장 시간을 많이 보낸 장소는 사실 중고 음반가게. CD 모으는 취미가 중단된 지 좀 오래되긴 했는데, 베를린에 오니 옛 버릇이 저절로 되살아나는 바람에 CD 통 앞에서 시간가는 줄 모른다. 젊은이들이 많이 모여드는 거리에는 이런 중고 음반숍이 하나씩은 꼭 있어서 일부러 찾아다닐 필요도 없었다. 젊었을 때 밴드 깨나 했을 것 같은 우락부락한 아저씨들이 주로 숍 주인장.ㅋ 









크로이츠베르그 주변의 빈티지 상점들도 빼놓을 수 없는 베를린의 단면이다. 반지하의 비좁은 가게에 빽빽히 걸려있는 세컨 핸즈 원피스를 고르는 재미, 오래된 컵과 의자들이 거리 한구석을 채운 빈티지 숍을 지나치는 재미. 사실은 베를린의 주말 벼룩시장을 너무나 보고 싶었는데, 월요일에 와서 토요일에 출국하는 일정이라 안타깝게도 벼룩시장을 만나지 못하고 떠난다. 









쇠네펠트 공항에서 이지젯 타고 파리 오를리 공항으로

이제 베를린의 노란 지하철을 타는 것도 오늘이 마지막. 런던에서 입국했던 쇠네펠트 공항으로 향한다. 지하철 노선 남쪽 끝에 위치한 쇠네펠트 공항은 사실 시내에서 1시간이나 걸리는, 그닥 쾌적한 공항은 아니다. 지금 짓고 있는 브란덴부르크 국제공항이 오픈하면 베를린으로 가는 하늘길이 조금은 더 편리해지겠지. 


베를린에서 이지젯을 타면 파리의 샤를드골이 아닌 오를리 공항에 도착한다. 내가 카약에서 끊었던 이지젯 가격은 145$ 정도. 일정에 가까울 수록 요금이 비싸지니, 미리 예매하면 이 가격보다 훨씬 싸게 살 수 있다.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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