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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Malaysia

도심 속의 작은 리조트, 쿠알라룸푸르의 앙군 부티크 호텔

by nonie 2012. 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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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 여행 최고의 선택, 앙군 부티크 호텔

더블트리 호텔 3박에 추가로 2박을 늘렸더니, 먼저 고개를 드는 고민은 당연히 '어디서 묵을까?'. 아쉽게도 쿠알라룸푸르의 숙소 후기는 아직 많이 찾을 수 없다. 부티크 호텔을 선호하는 나의 선정 기준은 다음과 같다. 1.한국인이 많이 없을 것 2. 시내 중심가와 가까울 것 3.대형 체인이 아니면서도 시설과 디자인은 좋을 것 4.합리적인 가격대.  


자연스럽게 후보는 좁혀졌지만 선택은 쉽지 않았다. KL의 호텔 가격은 대체로 저렴한 편이어서, 앙군의 1박 10만원 정도의 가격이면 5성급 체인에서 편안히 묵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힐튼에서 묵어봤으니 다른 초이스를 해보자며 최종 낙점은 '앙군 부티크 호텔'로 어렵게 정했다. 한국인의 후기가 거의 없었던지라 마지막까지 내심 불안한 것도 사실이었다. 


쿠알라룸푸르 최대 번화가인 부킷 빈탕의 뒷골목, 소위 KL버전 카오산 로드인 게스트하우스 밀집 거리에 왠 나무로 만들어진 멋들어진 대문이 보인다. 입구를 보자마자, 왔다. 느낌이. 






야외 바는 투숙객이면 자유롭게 이용 가능. 저녁에 이곳에서 즐기는 맥주 한잔, 최고다.


로비의 전통소품 디스플레이가 소박하고 멋스럽다.



짐가방 끌고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낯선 골목을 헤맸던 고생은,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싹 잊혀졌다. 여기는 내가 말레이시아에서 진정 원했던 바로 그 숙소였다. 전통적인 멋이 살아있으면서, 배낭여행의 로망도 스며있고, 호텔 시설과 서비스 마인드도 갖추고 있었다. 로비의 직원들은 음료와 차가운 물수건으로 더위에 지친 우리를 맞아 주었고, 유창한 영어로 차분하게 체크인을 도와주었다. 어설픈 부티크가 아닌, 진짜 부티크 호텔이었다.






로비에서 엘리베이터로 가는 길, 작은 분수가 채광을 받아 아름답게 빛난다.


4층 높이의 아담한 건물은 ㅁ자로 이어져 있다.



앙군 부티크 호텔은 말레이시아의 혁신적인 호텔리어들이 1920년대에 지어진 오래된 건축물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어 지난 2008년 탄생시킨 호텔이다. 심지어 200년 전의 타일이 로비에 그대로 쓰일 만큼, 이 호텔은 전통과 현대가 훌륭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어 건축물 그 자체로도 하나의 볼거리다. 객실은 오직 18개, 예약은 필수다. 자연광이 비쳐들어 감탄이 절로 나는 아름다운 분수대를 지나, 엘리베이터를 타고 객실이 있는 3층으로 항했다.






디럭스룸은 더블침대가 기본. 에어콘과 천장 선풍기의 설비가 잘되어 있다.


이 리조트스러운 센스!!



세심한 배려가 빛나는 객실, 디럭스 룸

호텔 예약 사이트에서 본 외국인들의 후기는 대체로 긍정적이지만, 객실을 잘못 배정받으면 바깥 소음이 심하게 들린다는 리뷰를 몇개 보았다. 다행히 배정받은 객실은 건물 안쪽에 있어 조용한 편이었다. 게다가 예약 시에 트윈 침대를 신청했는데 자기네는 트윈룸이 없다며 엑스트라 베드를 미리 설치해주겠다고 답장이 바로 와서 놀랐었는데, 정말 잊지 않고 침대를 세팅해 놓았더라. 그런데도 그렇게 좁지 않았다. 더블트리처럼 넓은 객실에 묵다 와서 불편할 줄 알았는데, 이곳의 아기자기함에 금새 반해버린 우리에겐 살짝 좁아진 객실 넓이 따위는 눈에 들어올 새가 없다.ㅋㅋ





아...여행 와서 세면대에 반할 줄이야. 왼쪽의 소박한 핸드메이드 올리브 비누도 마음에 쏙 들었다.


천장의 조명 하나하나도 예사롭지 않다. 모로코에 다시 온 듯한 착각이 들만큼.


창 밖으로는 건너편 건물 쪽이 보인다.



사실 앙군 부티크 호텔의 하이라이트는 호텔 옥상에 있는 쿠알라룸푸르의 유일한 루프톱 바&레스토랑이다. 매일 아침 이 도심속 오아시스에서 즐기는 낭만적인 아침식사는 얼마나 행복할까. 한참을 객실에서 뒹굴뒹굴하다가, 겨우 빠져나온다. 앞으로 남은 일정을 이곳에서 보낼 수 있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 아침식사, 그리고 야외 바에서 보낸 저녁 시간의 후기는 다음 편에.


참고로 한국인들이 부티크 호텔을 선호하지 않는 이유는 일단 로얄 출란같은 대형 호텔과 비교했을 때 수영장이 없고, 호텔 서비스가 형식적이지 않고, 방이 좁고 전망 등등...대체로 이러한 이유다. 한마디로 비용 대비 불편하기 때문일게다. 개인 성향의 차이라고 본다. 난 숙소도 그 나라의 문화를 즐기는 여행의 큰 부분이라고 보기 때문에 부티크 호텔을 선호한다. 나와 비슷하게 시티 투어와 부티크 호텔을 좋아하는 여성 싱글 여행자나 젊은 커플에게는 이 호텔을 추천하고 싶다. 패밀리 룸도 있긴 하지만 가족 단위 여행자나 체인 호텔 서비스를 좋아하는 이는 불만족스러울 듯.(하지만 외국인들은 이곳에 가족 단위로 엄청 많이 오더라. 한국 여행자와의 취향은 확실히 다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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