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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단상

연휴의 생각정리

by nonie 2016. 9.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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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여느 때처럼 모든 가족들이 각자의 할일을 하고 휴식하는 평화로운 명절. 설날도 추석도 더이상 여성의 노동을 강요하는 의무적인 날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고, 우리 집안은 이미 분위기가 잘 잡힌 것 같아 마음이 참 편하다. 


연휴 마지막 날인 오늘, 여행 커뮤니티에 들어가보니 세계 관광지 곳곳이 인파로 전쟁(?) 중이란 실시간 간증이 속속 올라온다. 역시 성수기의 해외여행은 참 뭐랄까. 일상보다 더 전투적이고 애잔하다. 가까운 미래에는 잘사는 삶의 기준이 '비수기에 여행을 갈 수 있는 삶'의 여부로 나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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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직업의 독립을 이루면서 가장 삶의 만족도가 오른 부분이 비수기 여행임은 확실하다. 5월과 11월은 여행하는 달로 고정된 지 몇 년 됐다. 올해는 일찌감치 11월 강의를 비워두었기 때문에 어딜 갈지 고민이 길었다. 여행을 비즈니스의 연장선상에 두는 지라, '목적없는, 정처없는' 여행을 떠나 본지가 언제였나 싶기는 하지만.ㅋ 아직은 그런 관광/휴양을 스스로 원치 않는 걸 보면, 삶에 지쳐 나가 떨어지거나 정신적인 치유를 위해 떠난다는 현대인의 스트레스가 내겐 별로 없어서일지도 모르겠다.(알랭 드 보통은 현대인이 자꾸 떠나는 이유를 상처받은 정신의 치유라고 해석했다) 


직업적으로 만족하는 삶을 살다 보니 일과 일상이 크게 구분되지 않고, 굳이 구분하지 않아도 삶이 빡빡하지 않다. 이 와중에 요새 컴백한 젝스키스 콘서트도 다녀오고, 팬 커뮤 돌아다니느라 페이스북은 완전히 뒷전으로 밀려난 지 오래다.(덕질 시작하면 남의 삶엔 관심이 1도 없어짐ㅋ) 직장인으로 계속 살았더라면, 덕질은 커녕 성수기 항공권 빈 자리나 알아보고 있었겠지. 현실도피에 만족하는 수동적 삶에서 벗어나 내 이름으로 온전히 서게 된 지도 어느덧 3년 차, 사회생활 시작하기 전의 열정 가득하던 본연의 내 모습으로 조금씩 돌아와 있었다. 하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이 이렇게나 많아진 걸 보면, 그런 확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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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순위는 중국이 단연 1순위였다. 하지만 11월이라는 애매한 시기의 날씨는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에 가야 하는 내륙지방은 11월에 이미 영상 10도 밑으로 떨어진다. 한층 따뜻해진다는 2월로 일단 미뤄두고, 2순위인 일본을 선택했다. 사실 일본은 아예 위시리스트에 있지도 않았던 나라다. 원전사태 이후 단 한번도 일본 땅을 밟은 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일본을 선택한 건 주된 목적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 최근 아시아를 여러 해 거치면서 생긴 업계 네트워크들은, 신기하게도 죄다 일본에 베이스캠프를 두고 있더라.ㅜ 업을 지속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이 참에 한참동안 쌓지 못한 일본여행 정보도 업데이트해야 한다. 어쨌든 한국인의 여행 콘텐츠 소비량에선 절대적이니까. 게다가 일본 방문 횟수가 무려 9번이나 되는 데도, 단 한번도 온전히 혼자 가본 적이 없다. 어쨌든 여행지로서는 완전히 새로운 곳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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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지금 머릿속에 구상한 대로만 진행된다면 역대급이 될 듯 한데, 기대도 되고, 걱정도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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