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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Germany

베를린 맛집 투어 2탄! 베를린 최고의 커피와 커리부어스트, 와플 등

by nonie 2014. 9.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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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에 터를 잡은 오랜 친구의 집에서 푸짐한 한식 저녁을 얻어 먹은 다음 날, 고맙게도 그녀는 또 하루동안 베를린 로컬 맛집 가이드를 자처하며 나를 안내했다. 내가 한 가이드북에서 봐둔 베를린 최고의 커피 하우스에서 시작해, 그녀가 자주 간다는 커리 부어스트 집과 와플 카페까지 모두 들렀다. 서울에서 떡볶이와 커피를 먹으며 서로의 고민을 나누던 그 시절처럼, 베를린에서도 우리의 수다는 맛있는 먹거리와 함께 끊임없이 이어졌다. 








베를린을 대표하는 로스터리 카페, Bonanza Coffee Heroes

나도 그녀도 커피를 너무나 사랑하기에, 우선 커피를 한 잔 할 최적의 장소를 물색했다. 마침 며칠 전 서점에서 발견한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베를린 가이드북에 소개된 보난자 커피가 그리 멀지 않아 바로 찾을 수 있었다. 유명한 곳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죽기 전에 가봐야 할 전 세계 커피숍 25곳"에 랭크될 만큼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로스터리 카페인 줄은 나중에야 알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원두라도 조금 사는 건데. 이곳의 원두는 베를린의 수많은 카페에 공급된다. 


그래서인지 이곳의 첫 인상은 카페라기 보다는 전문적인 로스터리에 빈티지하고 자연스러운 멋을 더한 공간이었다. 수많은 로스팅 장비와 원두 보관통이 공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테이블은 가장자리에 바 형식으로 몇 개 뿐이다. 하지만 깔끔한 화장실(사진 맨 오른쪽 흰문)도 있어서 카페로 찾은 이들에게도 기본적인 편의는 충실히 제공한다.   


보난자 커피 홈페이지 








에어로프레스로 단일종을 한 잔 주문하고, 만삭인 그녀는 따뜻한 초코 라떼로 카페인의 아쉬움을 달랜다. 원두의 신선한 향이 그대로 녹아있는 커피는 기존에 흔히 마시는 커피와 달리 원두를 씹는 듯한 시큼한 커피 본연의 맛이 깊게 느껴진다. 조그만 테이블에서 한참 수다를 떨고 있을 즈음, 유모차를 끌고 온 한 여행자 부부도 이곳에 들러 원두를 사간다. 놀라운 건 이렇게 유명한 로스터리 카페가 너무나 한적한 카페 거리에, 번쩍이는 간판 하나 없이 무심하게 운영되고 있고, 또 이곳을 알고 찾는 사람이 많다는 것. 친구도 여기는 처음 와본단다. 보난자에서 느긋하고 평화로운 오전 시간을 보내고, 슬슬 점심을 먹으러 출동하기로. 오늘 점심은 독일의 대표 스트릿푸드, 커리 부어스트!  













80년 역사를 자랑하는 정통 커리 부어스트, Konnopke's Imbiß

한 지하철역 고가 다리 밑에 왠 줄이 끝도 없이 늘어서 있다! 친구가 내게 베를린의 맛을 보여주겠다며 소개한 첫 맛집은 바로 이 동네에서 가장 유명한 커리 부어스트집이다. 줄은 길지만 비교적 빨리 차례가 오는데, 카운터에 있는 나이 지긋하신 아주머니들의 손끝이 어찌나 빠르신지, 음식을 담고 커리 파우더를 뿌리는 손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오랜 세월동안 명성을 지키는 이 집의 내공이 느껴진다. 우리는 소시지+감자튀김 기본 2인분(5,4유로)에 감자를 하나 더 추가하고, 빵과 양파무침, 그리고 맥주까지 든든하게 주문했다. 이렇게 왕창 사도 10유로를 안 넘기다니!! 








이거, 너무 맛있다. 살찌는 것만 생각하지 않는다면 매일 먹고도 살 수 있을 정도라고 했더니, 한식 좋아하는 내 친구가 "그럼 넌 베를린에서 살아야겠다"며 핀잔을 준다. 일단 유명한 커리 부어스트 집의 특징이 뭐냐고 물었더니 저 소시지 위에 뿌려주는 케챱의 맛이 다르다고 한다. 확실히 일반 케챱의 맛이 아니라 좀더 새콤달콤한 맛이 입맛을 돋운다고 해야 할까. 여기에 짭쪼롬한 커리 파우더와 수제 소시지의 맛이 어우러져 근사한 한 끼 식사가 된다. 여기에 친구가 곁들임 음식으로 주문한 양파가 느끼함을 잡아주는데, 생양파를 다져 고춧가루 비슷한 걸 넣고 매콤하게 무쳐낸 독특한 반찬이다. 소시지, 감자, 그리고 함께 주문한 독일빵 브뢰첸와 함께 먹으면 환상 궁합.








독일에서 먹는 감자튀김에는 케챱과 함께 마요네즈도 듬뿍 얹어주니 칼로리 폭탄이 따로 없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그런거 다 잊고, 야외 식탁에 앉아 시원한 베를리너 한 잔 원샷! 친구랑 옛날 생각하며 신나게 양껏 먹는다. 뭐니뭐니 해도 베를린에서는 역시 야외에서 커리 부어스트 한 접시와 맥주를 시끌벅적하게 즐기는 게 진리니까. 친구는 여기와 함께 양대 산맥을 이루는 커리 부어스트 집 한 곳을 더 소개해 주었다. 그 곳의 후기는 다음 여행기에서! :) 


얼마나 유명한지 홈페이지도 있다. http://konnopke-imbiss.de/Home_engl.html 










키치하고 발랄한 와플 카페 겸 잡화점, kauf dich glücklich

맥주와 소시지, 감자로 배가 산더미처럼 불러 있는 내게, 그녀는 "야 소화시키러 카페 가야지?" 하며 또 다른 카페로 나를 인도했다. 역시 여자들은 먹는 배와 디저트 배가 따로 있다더니, 배부르다를 연발하는 나 역시 정신을 차려보니 카페 앞에 도착해 있다.ㅎㅎ 예쁜 카페가 많은 이 거리에서도 유난히 공주 풍의 야외 테이블이 눈길을 잡아 끄는 이 카페는 와플이 전문인데 친구가 자주 가는 단골집이란다. 마치 잡지에서 한 글자씩 오려 붙인 듯한 재미난 간판도, 카페 안에서 팔고 있는 재치 넘치는 소품들도, 뭔가 범상치 않다. 









알고 보니 이 카페는 의류와 잡화를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도 함께 운영하는 카페다. 그래서 카페 곳곳에 재미난 상품이 많은데 모두 카페의 오리지널 상품들. 오후에 카페를 찾으면 와플과 커피 세트를 저렴하게 맛볼 수 있다. 우리도 아이스크림 한 스쿱 듬뿍 얹은 와플과 커피 한 잔으로 오늘의 수다에 정점을 찍어 본다. 


친구가 가방에서 읽고 있는 시사잡지를 꺼내어 보여주며, 여기서도 세월호 관련 이슈가 많이 보도된다고 했다. 한국 사람으로서 참 부끄럽다는 그녀의 말에, 여행하는 나 역시 마찬가지라고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어쨌든 무거운 얘기도, 가벼운 얘기도, 그녀와 함께라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베를린에서 살아가는 이야기, 또 서울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나누며, 언제 또 우리가 만나 함께 소중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지 아쉽기만 하다. 결국 일식집에서 라멘으로 저녁까지 먹고서야 겨우 헤어진 건 비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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