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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단상

간만의, 잡담

by nonie 2016. 1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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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 없던 길로만 가다 보니, 보는 눈이 많다는 걸 종종 느낀다. 내부적으로 보유한 작동기제와 네트워크의 범위를 모른 채, 눈에 보이는 껍데기만 어설프게 흉내내려는 몇몇. 재밌다. 그 격차가 너무나도 멀고 아득한게, 뻔히 보여서. 어짜피 내가 지금 가는 길의 속도는, 아예 다르다. 정신 차려보면 이미 난 거기 없을텐데. 내가 잘나서가 아니라 요즘 세상 돌아가는 속도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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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 없던 길로 가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건, 아마도 예술 덕분이 아닐까 싶다. 삶의 한켠에 예술을 했던 사람과 아닌 사람이 느끼는, 세상의 모든 것은 하늘과 땅 차이라는거. 아는 사람은 알겠지. 어릴적 10년 넘게 연마한 예술이라는 '기술' 덕분에, 나는 참으로 감사한 삶을 살고 있다. 글쓰기도 음악 덕분에 시작한 거고, 여행도 일도 마찬가지. 요즘같은 세상에선 누구나 할 수 있는 단순 '경험'보다는, 그 경험을 사고하고 세상에 풀어내는 방식이 중요하다는 걸 새삼 느낀다. 이 대목에선 독서력 역시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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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내 뒤에는 언제나 동생이 있다. 우리가 움직이는 방식은, 분야는 다르지만 지향하는 목표는 같다. 직장다니고 애 키우면서 큰 공모전 상을 받고 해외 프로젝트에 동시 선발된 동생, 그리고 내가 원하는 바는 언제나 같다. 각자 혼자서 하면 절대 이루지 못했을 수많은 일을, 우리는 같이 더 빨리 이뤄낸다. 물론 이건 부모님께 받은 가장 좋은 선물인, 건장한 멘탈 덕분이겠지. 그런걸 요즘 '자존감'이라 하는가보다. 평생 자존감 따위는 신경쓰지 않고 살아와서 몰랐는데, 요새 주변인들 보면 이걸로 고민인 사람도 많고. 어쨌든 현대사회의 큰 화두인 듯. 덕분에 수업 짤 때도 심리학 책을 들춰봐야 하는, 새로운 고단함.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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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라인의 여행사진에 대한 피로도가 상당해졌다. 자신만의 관점이 담기지 않은 단순 여행기록만큼 별볼일 없는 컨텐츠는 없다. 해외항공권을 5만원에 사는 시대에 그냥 여행가서 찍은 아무 사진, 어쩌라고. 내가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오죽할까. 여행 글쓰기 가르칠 때도 내가 가장 강조하는 것, '일기는 일기장에'.


여행사진을 굳이 남과 공유하고 싶다면, 관점과 방식을 바꿔야 한다. SNS를 해우소나 저장소처럼 쓰는 건 남을 배려하지 않는 태도다. 차라리 이런걸 강의로 만들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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