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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USA56

3개국에서 모인 사람들의 어색하지만 즐거웠던 저녁식사 후기 다운타운을 죙일 쏘다닌 LA에서의 이틀째. 오늘은 공식적인 저녁 일정인 영화 에 초청된 이들을 위한 러시아식 특별 디너를 맛보는 날! 피곤했지만 한편으로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겠구나 하는 기대로 약속된 시간에 호텔 로비로 나갔다. 두리번거리던 우리를 한눈에 알아본 커다란 덩치의 금발 여성이 "한국에서 오셨나요?"라며 묻는다. 그녀의 이름은 켈리. 또 깡마른 체격의 남자분 이름은 마이클. 둘 다 현지 에이전시에서 나온 스탭이다. 그런데 한국에서 온 우리 말고도 이태리에서 선발된 남녀 행운아 2명이 더 있었다!ㅋㅋ 모두 가벼운 통성명을 한채 택시를 나눠타고 LA 근교의 러시아 식당으로 향했다. 미국인 2명, 이태리 사람 2명, 그리고 한국사람 2명이 처음 만나 함께 러시아 음식을 먹어야 하는 이 쌩뚱맞고 기.. 2010. 9. 26.
디즈니홀부터 그랜드센트럴 마켓까지, LA 다운타운 돌아보기 LA의 심장 다운타운은 지도 상에 나타난 뚝 떨어진 거리 만큼이나 헐리우드와는 다른 느낌이다. 멜로즈 애비뉴에서 허름한 버스를 타고 소박한 차창 밖 풍경을 구경하며 30여 분을 달리니 어느덧 다운타운에 도착한다. 미국의 수준 높은 문화적 토양을 반영한 다운타운의 주요 명소들은 내 뇌리 속에 박힌 LA의 색깔을 더욱 다채롭게 꾸며준다. 걸어서 한번에 구경할 수 있어 더욱 좋았던 다운타운에서의 알찬 한나절. 시민을 위한 열린 문화공간, 디즈니 콘서트 홀 기하학적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웅장한 은빛의 건물 앞에 도착하자, 나는 LA의 문화적 중심부에 도착했음을 단번에 실감했다. 휘어진 널판지 같은 금속판이 이리저리 우뚝 서있는 이 유명한 건축물의 위용에 압도된 것도 잠시. 우리는 몇 컷의 사진을 찍고 나니.. 2010. 9. 26.
일요일에 만나는 오래된 것들의 아름다움, 멜로즈 플리마켓 4박 6일의 짧은 일정 속에서도 우선순위 최상단에 놓은 항목은 언제나 그렇듯 '시장'이었다. 특히 일요일에는 멜로즈에 가면 패셔너블한 플리마켓을 만날 수 있다고 해서 기대가 컸다. 화려한 헐리우드를 벗어나 본격적인 LA의 깊숙한 단면으로 향해 본다. 어느 일요일 아침에 만난 사람 향기, 그리고 오래된 것들의 아름다움에 대해. 멜로즈 벼룩시장의 정식 명칭은 '멜로즈 트레이딩 포스트'(Melrose Trading Post)다. 매주 일요일 아침 열리는 이 시장은 LA 최대 규모의 앤티크 장터이며, 헐리우드 스타들도 와서 쇼핑을 하는 등 개성 넘치는 현지인을 한 곳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다. 일반적인 LA 관광 코스는 전혀 아니지만, 나처럼 현지스러운 여행을 원한다면 도전해볼 만한 곳이다. 호텔을 나선 우리는.. 2010. 8. 24.
미국의 맛을 느낄 수 있는 햄버거 레스토랑, 쟈니 로켓(Johnny Rockets) 햄버거+감자+콜라 세트 같은 정크 푸드는 정말 싫지만, 홈메이드 버거를 표방하는 레스토랑은 일부러 찾아가서 사먹어 보는 편이다. LA에서도 두 부류의 버거를 모두 만날 수 있는데, 인앤아웃이 LA의 맥도널드라면, 쟈니 로켓은 그보다는 좀더 레스토랑에 가까운 체인이다. 마침 하이랜드 센터에 매장이 있어서 첫날 저녁식사 코스로 결정했다. 미국에 갔으면 미국 음식부터 먹어봐야겠다며 서둘러 찾아간 쟈니 로켓의 과연 '미국다운' 맛. 하이랜드 3층 어딘가에서 쟈니 로켓의 빨간 불빛과 동시에 발견한 건, '줄'이었다. 과연 인기 식당이구나 싶다. 미국 땅에 떨어진지도 벌써 3시간이 지나는 시점이었다. 기내식 빼고는 아무것도 먹지 못해서 너무 배가 고팠다. HUNGRY?라고 써 있는 간판에 자꾸만 눈이 간다. 한 1.. 2010. 8. 18.
낮보다 빛나는 별들의 밤, 헐리우드의 밤거리를 걷다 낮이나 밤이나 24시간 인파로 가득한 헐리우드의 거리지만, 내 머릿 속 헐리우드의 첫인상은 시원한 바람과 여유 넘치는 분위기가 흐르는 멋진 야경으로 기억된다. 바쁘고 정신없는 서울에서의 속도를 늦춰, 캘리포니아의 상쾌한 바람의 속도에 맞추는 일은 시차에 적응하는 것보다도 더 쉬웠다. 이렇게 근사한 풍경을 머리와 가슴에 담을 수 있어 감사했던, 어느 금요일 저녁에 걸으면서 바라본 헐리우드의 모습. LA 도착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금새 저녁은 찾아오고, 햇빛에 하얗게 빛나던 화려한 쇼핑몰과 극장들은 저마다의 조명으로 화려한 밤의 옷을 새로 갈아입는다. 낮과 밤의 헐리우드는 이렇게 또 다르다. 호텔과 연결된 하이랜드 센터가 본격적으로 붐비는 시간도 바로 이때다. 시차의 피곤함도 돌볼 틈 없이 서둘러 밖으로 나.. 2010. 8. 13.
헐리우드 여행의 시작과 끝, 르네상스 헐리우드 호텔 르네상스 헐리우드 호텔은 우리가 흔히 '헐리우드'하면 떠올리는 그 거리(바닥에 늘어선 스타들의 이름과 손바닥 도장 등등) 중심의 복합 쇼핑센터 '헐리우드&하이랜드 센터'에 위치한 고급 호텔이다. 수많은 쇼핑몰, 그리고 코닥 극장과 그로만스 차이니스 극장과도 모두 연결되어 있어 '헐리우드의 모든 것이 갖춰진 곳'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곳을 구경하러 오는 관광객이 차고 넘치는 가운데 무려 4일이나 숙박을 한다는 게 엄청난 행운이라는 걸, 여행을 시작하고 나서야 체감할 수 있었다. 헐리우드 여행에 최적의 입지 조건을 자랑하는 호텔에서의 낮과 밤. LA공항 입국 심사가 참으로 친절하고 쉽게 끝나서, 여유만만한 기세로 기사님을 만나 편안하게 호텔에 도착한 게 오후 6시 경. 호텔에 가까워 올수록 헐리우드 .. 2010. 8. 1.
4박 6일간의 헐리우드 여행기 연재 시작합니다! 동생 잘둔 덕에 영화 '솔트' 시사회에 초청받아 지난 7월 17~21일 팔자에도 없는 헐리우드에 다녀왔다. 여름 휴가 일찍 다녀오는 셈 치고 겸사겸사 미국행 비행길에 올랐는데,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참으로 즐겁고 많은 것을 배웠던 임팩트있는 여행이었다. 네덜란드 여행기를 아직 마무리짓지 못해 찜찜하지만, 감흥이 사라지기 전에 얼렁 포스팅을 해야 할 것만 같아서 슬슬 여행기를 연재해볼까 한다. 게다가 오늘 안젤리나 졸리가 솔트 홍보를 위해 내한했다고 한다. 적절한 타이밍에 헐리우드 시사회 후기를 먼저 공개한 동생 탓에 좀 김이 빠졌지만(엉엉), 함께 했던 여행이라도 보는 관점이 다르니 서로가 '같은 곳 다른 여행'을 얘기하게 될 것 같아 역시 흥미진진하다. LA-헐리우드 여행에 관심이 있다면 우리 둘의 여행.. 2010. 7. 28.
차갑고 외로운 도시 뉴욕의 번화가를 걷다 질풍노도의 시기인 2007년에 떠났던 열흘간의 필라델피아-뉴욕 여행기는, 당시 블로깅을 하지도 않을 때여서 마땅히 연재를 못하다가 이제서야 사진 정리를 했다. 그때의 기억을 생생하게 되살린다는 것은 어려울 것 같고, 그렇다고 여행의 흔적을 사장시키는 것도 아까워서 포토 에세이 식으로 간략하게 연재하고 마무리하려 한다. 2009. 12. 3.
뉴욕 현대미술관 (MOMA)에서의 풍요로운 오후 한때 질풍노도의 시기인 2007년에 떠났던 열흘간의 필라델피아-뉴욕 여행기는, 당시 블로깅을 하지도 않을 때여서 마땅히 연재를 못하다가 이제서야 사진 정리를 했다. 그때의 기억을 생생하게 되살린다는 것은 어려울 것 같고, 그렇다고 여행의 흔적을 사장시키는 것도 아까워서 포토 에세이 식으로 간략하게 연재하고 마무리하려 한다. 센트럴파크를 지나 다음 목적지는 MOMA. 벼르고 별렀던 곳인 만큼 기대가 컸다. 사진 촬영이 허가된 곳이어서 조용히 사진 찍으면서 구경하고, 도서관에서 책 읽고, 꼭대기층의 기념품숍에서 엽서 세트를 사가지고 나왔던 기억들. 그때 찍힌 사진 속 내 표정은, 27살의 불안감을 가득 담고 있었다. 하지만 여기엔 인상 깊었던 MOMA의 풍경들을 나열해 보기. 2009. 12. 3.
청명한 아침을 만나다, 뉴욕 센트럴 파크 산책하기 질풍노도의 시기인 2007년에 떠났던 열흘간의 필라델피아-뉴욕 여행기는, 당시 블로깅을 하지도 않을 때여서 마땅히 연재를 못하다가 이제서야 사진 정리를 했다. 그때의 기억을 생생하게 되살린다는 것은 어려울 것 같고, 그렇다고 여행의 흔적을 사장시키는 것도 아까워서 포토 에세이 식으로 간략하게 연재하고 마무리하려 한다. 집 같았던 필라델피아 고모댁을 벗어나 나홀로 뉴욕에 왔다. 4일간 머무른 곳은 뉴욕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한 게스트하우스. 삐걱거리는 이층 침대에서 외국애들과 같은 방을 쓰려니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집떠나면 고생이라는 말만 절로 나왔던 첫날 밤이 지나고...아침 식사를 하기 위해 식당으로 내려오니 한결 포근한 분위기다. 햄치즈 베이글과 커피를 주문해 가이드북을 보며 먹고 있자니, 한국.. 2009. 11.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