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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1947

▶◀ 추모행렬 속에서 시청역에 도착했을 때, 이미 모든 지하철역 출구는 발디딜 틈이 없었다. 조심스레 사람들 틈으로 합류했다. 사람들은 뜨거운 햇살을 노란 종이 모자로 가린 채 한 걸음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일단은 모자도, 풍선도 없었지만 마음 가득 슬픔을 안고 행렬을 좇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카메라라도 가져와서 리포트를 하는건데, 급한대로 핸드폰으로 간간히 기록했다. 눈앞에 가장 먼저 보인 문구, "살인신문 조중동 노대통령 살려내라" 노오란 풍선 속 그의 미소에는 그저 평온함만이 가득한데. 오른쪽에 보이는 카메라맨들처럼, 곳곳에는 촬영팀이 많았다. 갑자기 인파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고함을 지르는 사람들도 보였다. KBS 카메라맨이 행렬 중앙에서 촬영하는 모습이 사람들의 눈에 띈 것이다. 급기야 욕을 하고 소.. 2009. 5. 29.
금주 독서 리뷰 - 커피홀릭's 노트, 스토리텔링으로 성공하라, 발칙한 미국학 요즘 퍽퍽한 경영학 책만 계속 읽는 것 같아서 장르를 좀 다양하게 넓혀봤다. 최근 며칠간 읽었던 책들 중 인상깊었던 세 권 리뷰. 커피 오덕후 라이프도 있고, 시니컬한 아저씨의 유머도 있고, 역시나 경영학 관련 책도 있다. : ) 커피홀릭's 노트 - 박상희 지음/예담 귀여운 일러스트 잔뜩 들어간 귀여운 사이즈의 페이퍼북. 요런 컨셉의 책은 언제나 좋아하는지라 호기심으로 읽기 시작했다. 근데, 커피에 대한 아기자기한 정보 때문에 읽기 시작했던 목적은 점점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저자 이름만 보고 당연히 여자가 썼을거라 생각했는데, 일러스트 속 간간히 커피를 내리는 사람은 남자인거라. 게다가 글 분위기가 아무래도 남자 쪽에 가깝다. 저자 홈페이지에 가서 좀 찾아본 결과 여자임이 판명됐지만. 요새 남.. 2009. 5. 29.
잃고 얻고 # 서거 이후로 정신이 없고 기운이 빠져서 포스팅도 못하고 있었다. TV 틀 때마다 자꾸 환하게 웃으시는 모습만 나와서 너무 슬프다.ㅜ.ㅜ 미리 써놓은 모로코 여행기 오늘에서야 겨우 끼적여서 발행. 요즘처럼 블로그 쓰기 힘들긴 또 첨이다.;; 연재 중인 서호주가 아닌 모로코 여행기인 이유는, 요즘 리퍼러 체크를 해보니 모로코 여행 관련해서 내 블로그가 여기저기 링크가 많이 되어 있더라. "주인장님이 바빠서 여행기를 못쓰고 있더라"라는 소개와 함께. 크흑. 왠지 모를 책임감 때문에라도 모로코 여행기는 꼭 끝을 내야지 싶다. 사진은 또 왜그렇게 안 찍어왔는지...여행기 쓰기 넘 힘들다.-_- 그렇다고 그 먼데 다시 갈 수도 없고 말야. 한국인들이여. 왜 모로코를 가려고 하는가 말이다. 며칠 전에 에사우이라 .. 2009. 5. 28.
모로코 무작정 여행 (5) - 마라케쉬의 랜드마크, 쿠투비아 사원으로 향하다 찌는 듯한 아침햇살을 받으며 붉은 광장 속을 이리저리 해매고 다니다 보니, 슬슬 여행에 자신감이 붙는다. 앞으로 가도 뒤로 가도 멈칫하기만 했던 우리는 이제 조금씩 용기를 내어 마라케쉬의 심장으로 가까이 다가가는 중이다. 하릴없이 거리를 방황하다가 문득, 복사해온 가이드북을 펴고 다음 행선지를 정했다. 자유여행도 좋지만 마라케쉬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이곳, 바로 쿠투비아 모스크를 보기로 한다. 지도조차 볼 필요 없다. 쿠투비아는 제마 엘프나 광장의 어디에서나 보일 만큼 높고, 웅장하고, 존재감이 있는 건축물이니까. 너무 높아서, 하늘을 찌를 듯이 높아서 우리는 너무 가까이 다가가기 전에 미리 사진을 찍기로 한다. 바로 앞에서 사진을 찍으면 그저 붉은 벽 앞에서 사진 찍는 것과 똑같을테니. 왜, 파리의.. 2009. 5. 28.
▶◀ everyone knows 당신도 알고, 나도 안다. 누가 그 분을 이렇게 일찍 보내드리게 만들었는지. 아직도 이 땅에 전 재산 30만원짜리 전직들이 시퍼렇게 살아있다는 걸, 수천억 비자금을 숨겨두고도 떳떳하게 고개 들고 다니는 현직이 있다는 걸, 우리는 안다. 그분의 마지막 말처럼, 시간이 흐르면 모두가 깨닫게 될 것이다. 촛불의 시작이었던, 진정한 민주화의 시작이었던 그 분이 죽음으로 지키고자 했던 것이 무엇인지. 이 땅에 남겨놓고 간 것이 무엇인지. 사랑하고, 존경했습니다. 부디 하늘에서 편히 쉬세요. 2009. 5. 23.
장기하와 얼굴들, 드디어 라이브로 만나다 한참 장기하에 대한 언론과 대중의 관심이 들끓을 땐, 이상하게도 듣기가 싫었다. 아마도 당분간은 록이나 밴드 음악은 원래 내 스타일 아니니까 멀리하고 싶었던 거겠지. 그러다 간간히 심야 음악프로에서 라이브하는 걸 보면서 조금씩 호기심이 생겼다. 록이라기 보다는 산울림을 연상시키는 포크 음악에 가까워서 놀랬다. 그러다 얼마 전에 1집을 구해 들어봤는데, 대박이더라. 한곡 한곡마다 동생이랑 폭소를 터뜨리며 최고를 연발했다. 장기하 화법의 매력에 조금씩 빠져들어가는 날 발견했다. 그러다 오늘, 그의 공연을 만났다. 비록 대여섯 곡의 미니 공연이었지만, 음반에서 느낄 수 없었던 그만의 재기넘치는 무대매너와 해학을 느끼기엔 충분했다.(사실 완전 아쉬웠다. 다음엔 꼭 정식 공연 간다!!!) 미미 언니들은 오늘도 최.. 2009. 5. 22.
요즘 먹은 것들 - 요리홀릭 증상 초기 요즘엔 사먹는 일보다 만들어 먹는 일이 더 많아진 것 같다. 어디선가 읽은 홈메이드의 장단점. 부담없고 조미료 적은 대신, 질리지 않아 많이 먹게 된다.-_- 암튼, 요즘 이래저래 사먹고 해먹었던 음식 사진들. 어느 날엔가 가볍게 만들어 때웠던 한 끼, 갈릭명란 볶음밥. 버터 가볍게 두르고 마늘 볶다가 밥이랑 명란젓 달달 볶아서 김 듬뿍 올린 게 전부. 근데 은근 중독성 있는 맛이었다. 게다가 빨간 위타드 접시에 담았더니 식욕 증대;; ' 오랜만에 만난 대학 동기와 홍대에서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최근 생겼다는 일본 도시락 전문점 '코코로 벤또'를 찾았다. 초저녁인데도 소문 듣고 사람들이 줄을 서려는 찰나, 운좋게 한 테이블이 비어서 바로 착석 성공. 삼거리 포차 뒷골목에 있으니 홍대 폐인;;들은 찾기 쉽.. 2009. 5. 21.
[서호주 자유여행] 프리맨틀의 낡은 소방서 건물에서 먹고 자던 시간들 퍼스의 고급 호텔에서 편하게 지내다가 아침 일찍 프리맨틀 역에 도착했을 때 나를 저절로 반겨주는 이는 당연하게도 없다. 이럴 때 여행가이드북의 역할이 중대해진다. 론리플래닛을 뒤적뒤적하다가 발견한 올드 파이어하우스 백팩커스. 일단 역에서 가깝단다. 하지만 초행길이 그리 만만하랴. 무거운 캐리어 질질 끌고 한참을 해맨 끝에 비로소 역에서 5분 거리에 있는 게스트하우스를 발견! 아아. 요 소박한 붉은 벽돌건물이구나. 아침부터 예약도 없이 들이닥친 불청객인데도, 젊은 털보아찌 주인장은 환하게 웃으며 나를 반긴다. 갑자기 긴장했던 마음이 스르르 풀리며 집에 온 듯한 안도감이 든다. 4일치 방값을 카드로 결재한 후 그는 이불과 그밖의 살림살이가 든 거대한 짐더미를 주며 따라오란다. 끼익끼익 소리가 나는 나무 계단.. 2009. 5. 21.
별난 CEO들의 얘기,'마이 스타트업 라이프'와 '경영의 괴짜들'을 읽고 마이 스타트업 라이프 - 벤 카스노카 지음, 이주만 옮김/에이콘출판 한국에서는 '16세' 소년이 창업을 했다는 점이 신기하게 보이겠지만, 미국에서는 그가 단지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주목하지 않았다. 미국의 제도와 충분한 인력, 그리고 편견없는 비즈니스 마인드가 그를 성공으로 이끌었다. 실리콘밸리의 벤처기업 CEO 벤 카스노카의 자전적인 창업 에세이 를 읽고, 솔직히 부러운 마음이 앞선던 것은 그 때문이다. 그가 우리나라에서 태어났다면 이런 성공이 가능했을지도 돌이켜보게 된다. 처음에는 아버지의 적극적인 지원이 큰 밑받침이 되긴 했지만, 창업부터 성공까지 그는 자신의 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다. 특히 책 전반에 걸쳐 그가 강조하는 것은 바로 '인맥', 인적 네트워크다. '사업에서 성공한 사람은 남보다 더 많.. 2009. 5. 20.
'블로그 히어로즈'에서 밝히는 블로그 성장 비법 블로그 히어로즈 - 마이클 A. 뱅크스 지음, 최윤석 옮김/에이콘출판 블로그라는 미디어에 대해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자신의 글이 메타블로그에 송고되고 있는 블로거라면 한 번쯤 들춰봤을 만한 책, 를 뒤늦게 읽어봤다. 우리나라가 아닌 외국 블로거들의 사례를 인터뷰 형식으로 풀어낸 내용이어서 한국에는 바로 적용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이 거둔 성공은 결국 한국 블로고스피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고 본다. 특정 포털사이트의 영향력이 절대 독점인데다 요상한 대행사들만 중간에서 바글거리는 한국의 블로고스피어에서는 당장 적용하기 힘들겠지만, 지금부터 자신만의 독창적인 컨텐츠를 차분히 쌓아간다면 그 분야의 전문가로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이 책에서는 자신이 가장 잘 아는 분야에 대한 컨텐.. 2009. 5.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