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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1936

뜨겁게, 하지만 여유있게 쿨.못.미. 뭐든 뜨뜻미지근한 걸 원체 싫어하는 나는 특히 쿨한 사람이 별로다. 사람 만나는게 일이고 심지어 여가 시간도 여행이나 사람 만나면서 보내는 나이지만, 30여 년을 살다보니 나름 인간 유형에 대한 '취향'이라는 것도 생겨 버렸나보다. 요즘같은 세상에 '핫'하면 또 얼마나 핫하겠냐만은, '오고 싶으면 오고 아님 말던가'라는 식의 인간관계를 맺기에는 나의 관심은 이미 포화 상태다. 그런 식으로 접근했을 때의 내 리액션은 그냥 '무관심'이다. 내가 이 일터를 택한 이유 중 하나도 이곳이 그닥 쿨하지 않기 때문이다. 쿨하지 않다는 건 때로는 깔끔하지 못하거나 피곤할 때도 있다는 뜻이지만, 그럼에도 '사람'에 대한 열정과 진심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에 지금 이 자리에 와 있다. 일도 사랑도 일상도, 좀.. 2010. 6. 16.
여행의 선물, 허브 기르기, 이태리 요리하기 여행의 선물 네덜란드 다녀오면서 주위 사람들 선물을 많이 샀던 것 같다. 그런데 내 주위 지인들도 여행을 다녀오면서 내게 많은 선물을 안겨주니 참 고맙기도 하고, 여행이 '선물'을 주는 매개체가 되는 것 같아서 재미있다. 커피를 좋아하는 걸 아는 지인들이 많아서인지 주로 커피 선물이 많은데, 발리에서 온 커피도 있고, 하와이에 신혼여행 다녀온 친구의 코나 커피도 있고. 며칠 전엔 작년에 동생이 신세졌던 캐나다 교포 친구가 되려 뉴욕에서 9th street의 신선한 코스타리카 원두를 사왔다. 게다가 뉴욕 최고의 브런치 식당 '사라베스'에서 파는 미니 과일잼 3종도 곁들여서! 다음 여행 때는 선물을 챙겨야 할 사람들이 더 많아질 것 같다. :) 허브 기르기 사실 식물 키우기에는 정말 소질이 없었는데, 옥상이.. 2010. 6. 11.
[헤이그] 빈티지하면서도 우아한 부티크 호텔, Hotel Mozaic 헤이그 중앙역에서 트램으로 4정거장이나 떨어져 있는 작은 마을에 도착하던 이른 오후, 골목 끝의 작은 호텔 'Hotel Mozaic'를 만났다. 초인종을 눌러야만 들어갈 수 있는 이 하얀 건물, 왠지 모르게 호텔이라기 보다는 아늑하고 정다운 집 같아 친근감이 든다. 반짝이는 햇살이 창가로 환하게 비춰드는 이곳 객실에 들어서던 순간, 난 단번에 알 수 있었다. 헤이그에서 무엇을 하고 무엇을 보든, 오늘의 추억은 이 호텔 덕분에 아름답게 남으리라는 것을. 로맨틱한 빈티지 화이트 톤의 객실, 그냥 내 방이었으면.. 지금까지 많은 나라와 도시를 여행하면서 그만큼의 호텔을 만났지만, 이 방이 내 집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던 것 같다.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중용의 미를 구석구석에서.. 2010. 6. 8.
[헤이그] 미술관 앞에서 바라본 한가로운 헤이그의 오후 풍경 모진 비바람과 흐린 날씨에 두배로 삭막함을 느껴야만 했던 대도시 암스테르담을 뒤로 하고, 나는 여행 넷째날 헤이그에 도착해서야 진정한 여행을 시작할 수 있었다. 눈이 부시도록 파란 하늘과 따뜻한 날씨, 그리고 빛바랜 듯한 옛 건물이 강가를 따라 늘어선 아름다운 풍경의 헤이그는 많은 여행자들이 칭찬할 만한 이유가 충분한 곳이었다. 작지만 알찬 볼거리가 담긴 도시 헤이그에서 보낸 3일, 그 찰나의 여유로움이 담긴 사진 몇 장. 클래식하면서도 빈티지한 센스가 넘치는 헤이그의 거리 풍경 헤이그에서 찍은 사진의 느낌이 암스테르담에서의 그것과 다른 이유는, 여기 와서야 처음으로 필름 카메라를 꺼낼 정도의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어느 나라를 가든 자유여행의 초반 며칠은 상당히 힘들다. 시차와 환경에 적응도 해야 하.. 2010. 6. 6.
[암스테르담] 여행자를 위로해 주는 카푸치노 한잔과 자판기 고로케 커피만큼은 아메리카노를 고집하는 나지만, 이곳 네덜란드에서 가장 많이 마셨던 커피는 도톰한 우유거품이 얹혀진 카푸치노였다. 어느 카페를 가든 메뉴판의 가장 위에는 어김없이 카푸치노가 있었고, 포스퀘어의 nearby tips를 검색해봐도 이곳 저곳의 카푸치노 만큼은 꼭 마셔보라는 멘트가 빠지지 않는다. 네덜란드의 궃은 날씨에 춥고 힘들어질 때면 나는 카페를 찾았고, 현지인이 사랑하는 카푸치노를 주문했다. 그리고 네덜란드에서만 만날 수 있는 자판기 패스트푸드 역시 출출해진 여행자의 배를 채워주는 고마운 간식거리였다. 본격적인 여행 첫날, 우산과 비옷을 모두 호텔에 두고 온 나는 점점 굵어지는 암스테르담의 봄비를 맞으며 담 광장 주변을 해메고 있었다. 우연히 밖에서 바라본 grand cafe mynt는 너무 .. 2010. 5. 29.
[암스테르담] 오감으로 느끼는 맥주 체험, 하이네켄 익스피리언스 단순히 한 맥주 브랜드의 히스토리를 담아놓은 박물관 정도로만 이 곳을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네덜란드의 자부심을 대변하는 글로벌 브랜드 '하이네켄'의 모든 것을 체험할 수 있는 하이네켄 익스피리언스(Heineken Experience)는 맥주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꼭 들려볼 만한 강추 스팟이다. 사실 맥주를 아무리 사랑한다 해도, 암스테르담까지 와서 하이네켄 맥주에 대해 굳이 파고들고 싶은 생각은 별로 없었다. 하지만 5월의 구리구리한 네덜란드 날씨는 나의 여행을 도와주지 않았다. 야외 활동이 아닌 실내에서 뭔가 할 수 있는게 없을까 고민하다가, 그나마 호기심을 자극하는 건 미술품보다는 맥주에 가까웠기에;; 할 수 없이 빗속을 뚫고 하이네켄 공장을 향해 발걸음을 돌렸다.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2010. 5. 25.
[암스테르담] 디자인 상점에서 카페를 만나다, HEMA vs. IKEA 실용성을 중시하는 네덜란드인은 디자인을 저렴하고 손쉽게 구입할 수 있으면서도 커피와 음식까지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는 대형 스토어 HEMA와 IKEA를 매우 사랑한다. 오직 네덜란드에서만 만날 수 있는 오리지널 더치 브랜드 HEMA, 그리고 이제는 글로벌 브랜드가 된 스웨덴의 IKEA는 취급 품목도 다르고 추구하는 가치도 디자인도 다르다. 하지만 쇼핑과 식음료를 한 공간에서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두 스토어는 닮은 꼴이다. 암스테르담에서 발견한, 쇼핑보다 더 마음에 들었던 네덜란드의 '맛'.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잡화 상점, HEMA 여행가기 전에 네덜란드 배낭여행기를 검색해보니 쇼핑이나 카페에 대한 팁이 거의 전무했다. 고작해야 "알버트 하인(대형 편의점) To-go에서 파스타 데워먹어서 너무 좋았어.. 2010. 5. 21.
We ♡ N.Y We ♡ N.Y 내 동생은 미국을 참 싫어한다. 그녀의 4차원 정신세계와 미국의 자본주의 간에는 교집합을 이룰 만한 요소가 거의 없다. 하지만 여러 도시에 여러 차례 다녀올 기회가 있었고, 며칠 후 또 한 번의 뉴욕행을 앞두고 있다. SATC의 사진을 왜 넣었냐고? 저 영화 덕분에 또 다시 뉴욕땅을 밟게 될테니까. 이것이 우리 자매의 살아가는 방식이다. '여행'의 자유나 설레임 따위는 애초부터 안중에 없다. 피튀기는 경쟁에서 살아남아 거머쥐는 항공권만이 그만한 가치와 희열을 안겨준다. 여행을 일로 시작해서일까, 특히 나에게 여행이란 일종의 '학교'와도 같다. 여기서 못 배우는 걸 나가서 배우기 때문에 떠난다. 국내여행에서는 아무런 자극을 받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말 잘 통하고 밥 잘 먹을 수 있는 .. 2010. 5. 20.
[암스테르담] 디자인호텔 테마여행의 시작, Casa400과 Qbic 호텔 nonie, 네덜란드 디자인호텔 투어에 나서다 테마여행은 아직 제대로 해보지 못한 여행 중 하나다. 여자 혼자 자유여행만 하는 것도 힘든데 뭔가 뚜렷한 주제를 잡아서 다니는 여행은 치밀한 계획과 넉넉한 자금이 필요하다. 하지만 여행 준비 중 호텔 예약을 알아보다가 네덜란드에 훌륭하고 저렴한 디자인호텔이 많음을 알게 됐다. 그리하야 이번 여행 테마는 디자인 선진국 네덜란드의 혁신적인 디자인 호텔을 경험하는 여행으로 자연스레 정해졌다. 호텔 선택의 기준은 1. 더치 디자인(Dutch Design)을 잘 반영한 혁신적인 디자인의 객실일 것. 2. 1박에 최대 100유로(한화 15만원)를 넘기지 않는 저렴한 부티크 호텔일 것. 3. 나의 일정에 객실 예약이 가능한 호텔일 것. 등이다. 멋지지만 비싸서 탈락된 호.. 2010. 5. 18.
[Intro] 여행의 시작, 암스테르담으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Intro 또 떠난다는 게, 5일이나 휴가를 써야 한다는게, 10시간이나 비행기를 타야 한다는 게 망설여지는 내 모습은 얼마간 낯설고 우스웠다. 불과 얼마 전까지 인생에서 여행의 우선순위를 강조하던 소위 여행블로거가, 어느새 휴가 날짜를 계산하는 월급쟁이의 마인드를 앞세워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리무진 버스에서도, 인천공항에서도 '여행을 떠나는 자'의 설레임과 '회사를 다니는 자'의 부담감이 반반씩 묘하게 뒤섞여 있던 마음은 보딩패스를 손에 쥐면서 조금씩 주어진 상황을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어쨌든 티켓을 손에 쥔 이상, 난 떠나야만 하니까. 알랭드보통이 공항에서 머물며 썼던 에세이가 문득 떠오르며, 난 어느새 '전형적인 여행자'로 변신해 있다. 가방에서 목베개를 꺼내 두르고,.. 2010. 5.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