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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떠났던 아오모리 아트기행의 뒤늦은 마무리를 해본다. 3박 4일의 일정도 어느덧 3일째. 공식 일정으로는 마지막날인데, 아쉬움을 잊을 만큼 멋진 나들이를 떠났다. 그동안 눈덮인 산과 나무만 주구장창 봐왔던 아오모리에 끝내주는 해안 드라이브 코스가 숨겨져 있다는 사실! 해안 도로를 따라 열차가 운행될 만큼 그 풍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후카우라 해안도로를 씽씽 달렸던 어느날 오후.
차창 밖으로 끝없이 펼쳐지는 아름다운 바다. 도로 옆에는 해안열차가 지나는 길도 있다.
3월에도 온 세상이 하얀, 아오모리 어촌의 소박한 풍경.
아오모리의 어촌 풍경을 만나다, 후카우라 해안 도로
아오모리 하면 하늘높이 솟아오른 빽빽한 침엽수와 눈덮인 산봉우리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가뜩이나 스키장 리조트에만 있으니 더 설산의 풍경이 깊게 각인된 것 같다. 하지만 후카우라 해안 도로에서 찍었던 사진들을 볼 때면, 아오모리가 얼마나 다양한 표정을 품고 있는지를 새삼 느끼게 된다. 해안을 따라 도로와 마을이 발달되어 있는 아오모리의 북부지방은 그야말로 수수한 어촌의 풍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언제나 앞이 안보일 정도로 눈이 내리던 날씨도, 해안도로를 달리던 순간만큼은 쨍하니 예쁜 하늘을 보여주어 참으로 즐거웠다.
웅장한 바위들. 우리나라 해안도 그렇듯이 닮은 동물 이름을 붙여주곤 한다. 대부분의 바위들이 이름이 있다.
자세히 보면 겹겹히 쌓여있는 침식층을 발견할 수 있다.
바닷가로 진입하는 계단. 동글동글한 모양이 귀엽다.
갖가지 모양의 바위밭이 펼쳐진 해안, 센죠지키
후카우라 해안 도로를 따라 펼쳐지는 절경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센죠지키'라고 불리는 바위밭 해안이다. 오랜 세월 바다와 사투를 벌여가며 이런 저런 모습으로 깎이고 다듬어진 바위들은 조각상이라 해도 믿을 정도로 제각기 뚜렷한 개성을 지니고 있다. 바위 앞에서 엄마 사진도 찍어드리고 구경도 했는데, 날씨는 맑은 편이었지만 역시 바닷가 특유의 매서운 칼바람이 몰아쳐서 밖에서 오랫동안 서있지는 못했다. 아오모리는 워낙 추운 지방인데다 바닷가라 바람이 엄청나게 많이 부니, 후카우라 쪽을 여행할 때는 두꺼운 옷을 꼭 챙기는 게 좋겠다.
이동하는 중간에 찍어본 기차 정거장. 언젠가는 후카우라 해안열차 꼭 타보고 싶다.
논밭과 몇 안되는 집, 그리고 바다가 전부인, 아오모리의 어촌.
수많은 바위들이 바닷가를 따라 늘어서 있는 후카우라 반도는 우리네 남해처럼 다이내믹한 표정을 지니고 있다.
불로불사 온천의 내부 전경. 일단 옷을 입고 노천으로 나가서 갈아입게 된다.
불로불사 바다 온천에서 즐기는, 다소 위험한(?) 노천 온천
후카우라 반도 쪽은 해안도시 답게 바닷가를 따라 유명한 온천 호텔이 많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불로불사(!)의 효능이 있다는 온천에 가게 되었다. 이 온천을 하러 숙소를 찾는 현지 어르신들이 많은 걸 보니 꽤나 유명한 것 같다. 온천 내부는 보통의 일본 온천과 별 다를 것이 없는데, 이 불로불사 온천의 큰 특징은, 바로 바닷가 한 가운데 온천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본의 시골에는 이런 형태의 온천이 많다고 하는데, 해안 중간에 대나무 발로 온천 주변을 대충 둘러놓은 조그마한 온천이 전부! 여탕은 여성 전용이지만 남탕은 여성도 출입할 수 있는 혼탕이라는;;; 게다가 남탕은 제대로 벽이 가려져 있지도 않아서 할아버지 어르신들이 옷 갈아입으시는 게 밖에서 다 보이는 웃지못할 풍경이ㅋㅋㅋ
도저히 벌건 대낮에 온천 입구부터 바닷가까지 왔다갔다 할 용기가 안나서 엄마에게 기회를 양보했다ㅋㅋㅋ 엄마의 후기로는, 불로불사 온천이 유명한 이유가 바로 '황토물' 때문이라고. 물 빛깔이 누런 황토빛을 띠고 있는데 온도도 적당하고 참 좋으셨단다. 우리 숙소인 나쿠아 시라카미의 온천물이 찌릿찌릿하면서 물 온도가 다소 높은 편이라면, 이 온천물은 별다른 자극없이 따뜻해서 좀더 오랫동안 온천욕을 할 수 있었다고.
황토 때문에 색깔이 변해버린, 온천 입구.
여기가 바로 불로불사 온천!! 여기서 호텔까지 이동하는 거리가 상당해서 좀 뻘쭘하다 ㅋㅋ
카밀리아에서 먹은 연어 정식. 맛있었다^^
점심 식사는 후카우라의 명물 요리인 연어 미소 전골요리! 싱싱한 연어에 양배추와 갖은 야채를 넣고 달달한 일본된장을 넣어 끓인 요리인데 담백하고 개운한 맛이었다. 식사를 한 곳이 카밀리아(Camillia)라는 식당인데, 지역 토산물을 파는 물산관을 겸하고 있어서 아오모리산 마늘 후리가케, 사과 캬라멜, 모듬 야채칩 등 간단한 선물용 먹거리를 구입했다. 숙소 매점에 없는 것들로만 잘 골라서!^^ 이어서 어시장에도 잠깐 들러서 말린 해산물도 사니 어느새 짐이 한가득이다. 그래도 먹거리 쇼핑은 언제나 즐겁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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