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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라이프스타일

2010년 한해 허브 농사 결산 & 다양한 허브 활용법

by nonie 2010. 1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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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B GARDENING

작년에 받아둔 몇십 개의 바질 씨앗으로 시작된 올해 허브 농사는 일이 점점 커져서 종류도 늘고 수확도 많아졌다. 아주 작은 텃밭에 몇 그루의 허브만 잘 가꾸어도 삶이 이렇게 풍요로워질 수 있음을, 그리고 아무리 작은 허브라도 잘 키우려면 적지 않은 정성이 든다는 진리를 새삼 깨달은 알찬 경험이었다. 

 

 

GARDENING HERBS

처음 바질 싹이 나던 즈음에 쓴 포스트를 보면 완전 애기싹이었는데, 여름이 되자 사진처럼 엄청난 속도로 자라서 금새 무성해졌다. 아무리 바질 잎을 많이 따서 페스토를 만들고 파스타를 해 먹어도 바질잎은 더더욱 빠른 속도로 자라 농사짓는 보람을 느끼게 해줬다.

다른 허브도 그렇지만 바질은 충분한 햇볕과 물만 있으면 잡초처럼 잘 자란다. 그런데 올해는 곁에 키웠던 방울 토마토 때문인지 유난히 벌레로 인한 피해가 많아서 인터넷에서 목초액을 3통 사다가 조금씩 희석해서 뿌렸다. 평소 원두커피 찌꺼기를 비료로 줬기 때문에 따로 거름은 신경쓰지 않아도 잘 자랐다. 

바질은 1년생이라 꽃이 피기 시작하면 곧 잎도 시들기 때문에 그 전에 수확하는게 좋다. 11월 현재는 대부분 씨가 맺혀 있어 씨를 거두는 중.

  

COOKING WITH HERBS


올해는 바질 말고도 루꼴라와 이탈리안 파슬리, 민트를 처음으로 키워보았다. 역시나 활용도가 높아서 특히 요리할 때 많이 이용했다. 가장 많이 해먹었던 대표적인 허브 요리들.

 

 
01 PIZZA with Rucola

루꼴라는 맛이 진하고 풍부해서 주로 토마토 소스를 넣은 파스타나 피자와 잘 어울린다. 미국 여행 때 트레이더 조에서 사온 통밀 또띠야에 파스타 소스와 야채, 치즈를 올려 구운 다음 루꼴라를 올리면 크리스피한 이탈리안 피자 탄생.

 

 
02 Belgian mussel pot with pasley

이탈리안 파슬리는 파스타에도 많이 쓰이지만, 요즘처럼 홍합이 제철인 때에 벨기에식 홍합찜을 만들어 얹으면 최고다. 마늘+양파 볶다가 화이트와인 듬뿍 넣어서 끓인 홍합. 그 위에 신선한 파슬리 잎을 따서 올리면 정통 벨기에 홍합 요리 완성.

 

 
03 Mojitos with mint

민트는 순전히 모히토 해먹으려고 키웠는데, 이게 어찌나 무성하게 잘 자라는지 좁은 텃밭의 반 이상을 잠식해 버렸다. 사람들과 집에서 칵테일 해먹을 일이 있으면 잔뜩 따서 먹어치우곤 했지만, 또다시 무섭게 자라는 민트의 생명력이란. 내가 키웠던 민트는 애플 민트와 스피어민트였는데, 애플민트는 주로 장식용, 스피어민트는 음료에 넣으면 좋다.

사진에 보이는 음료는 수박 모히토.
민트잎+라임즙+시럽+수박 넣고 갈면 간단히 완성. 여름의 맛이다.



로즈마리로 만든 헤어 전용 허브 식초.

말린 민트로 만든 민트 블렌드 티.


HEALTHY LIFE WITH HERBS

허브들의 활용법은 요리 외에도 무궁무진하다. 특히 향이 너무 강해서 요리에는 아주 소량만 사용하는 로즈마리는 먹는 용도로는 쉽게 소비하기 어렵다. 이럴 때는 허브의 강력한 효능을 볼 수 있는 허브 식초를 만들자. 허브 식초는 물론 양념으로도 쓰지만, 나는 린스 대용으로 사용한다. 잘 씻어서 말린 로즈마리와 민트잎을 병에 넣고 대용량의 저렴한 식초를 적당량 부어 1주일 정도 숙성시키면 바로 쓸 수 있다. 모 화장품 동호회에서 이거 쓰고 머릿결 좋아졌다는 후기에 한동안 유행했던 아이템이기도 하다. 실제로 써보면 그 효과를 금방 알수 있다. :)

그리고 양이 너무 많아서 고민이었던 민트 잎은 잘 말려두면 겨울을 이겨내는 민트 티로 즐길 수 있다. 잘 말린 애플민트와 스피어민트 잎 약간을 다시백(티백용 종이, 다이소에서 살수 있다)에 넣고 팔팔 끓는 물을 부어 4~5분 우려내니 맛있는 민트 블렌드 티 완성. 오늘 아침 머리가 띵하고 감기 기운이 있어 실험삼아 한잔 타 마셨는데, 맛이 기대 이상이다. 평소 민트 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톡 쏘는 페퍼민트가 아닌 부드러운 단맛의 애플민트와 상큼한 향의 스피어민트가 잘 섞여 훌륭한 맛을 내니 자꾸 마시고 싶어진다. 책 '효자동 레시피'에서도 직접 기른 민트로 끓인 티를 손님에게 제공했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나중에 카페를 차리면 꼭 응용해보고 싶은 티 레시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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