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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커리어

여행 에디터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by nonie 2009. 7.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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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여행 에디터라는 나의 프로필을 본 방문자들은 종종 내게 이메일로 문의를 해온다. 오늘도 한 학생에게 같은 문의가 와서, 답장보다는 포스트로 답변을 대신 해드리는게 좋을 듯 해서 간단히 정리를 해본다. 사실 여행업계를 떠난지 벌써 2년이 다 되어 가니 가물가물하고, 나보다 경력이 훨씬 많으신 분들께는 그저 면목이 없을 뿐이고! 그러니 그냥 한 경험자의 사례로 참고만 해줬으면 좋겠다. 절대 정답은 없는 질문이니까. :)  


여행 에디터 관련 FAQ

1. 여행 에디터가 되려면 대학에 가서 뭘 공부해야 하나요?
절대 정답이 없다. 숙명여대 관광학부처럼 여행산업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공부를 대학 때부터 한다면 분명 도움이 되겠지만, 어짜피 실무는 업계에 와서 배우니 필수 사항은 아니다. 실제 에디터로 활동하시는 분들의 전공만 봐도 너무나 다양해서 일관성이라곤 전혀 없다. 나는 경제학 전공이니 개중에도 상당히 쌩뚱맞았고, 내 바로 윗선배는 심리학, 전 편집장님은 심지어 이대 국악 전공이셨다. ㅎㄷㄷ 그러니 대학 전공에 대해서는 본인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고 흥미에 맞는 전공을 택하길 권장한다.


재직중 일본 출장을 3번이나 갔다. 사진에서 2005 규슈만 빼고 모두 출장 사진.




2. 여행 에디터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능력이 필요한가요?
근성과 끈기, 강인한 체력은 정말 두말할 나위없이 필수다. 여행 에디터는 한가로이 여행을 다니는 직업이 아니라는 걸 우선 밝혀둔다.(뒤에서 더 자세히) 밥먹듯이 야근에 출장 러쉬므로 왠만한 강철 체력도 한 1년 지나면 보약을 입에 달고 살게 된다. 암튼 일단 근성이 없으면 다른 모든 능력이 뛰어나도 일을 할 수 없다는 걸 우선 강조한다. 나도 저질 체력이라 결국 떠났다 ㅜ.ㅜ 근데 IT업계에선 가끔 야근에 밤새도 그닥 힘들지 않다는...역시 비행기 자주 타는 건 참 고된 일이다. 그리고 플러스 알파로 어학실력이 강조된다. 어학이라 함은 당연히 영어 "회화"다. 영어 못하면 본인만 힘들다. 영어가 안된다면 일어나 스페인어 등 주요 제 2외국어 같은 본인만의 무기는 하나 있어야 오래 버틴다.

3. 여행 에디터의 현실적인 업무와 커리어 패스는?
여행 업계는 미디어든, 여행사든, 관광청이든, 연봉 보고 일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여행 매체 뿐 아니라 여행업계 전반의 연봉은 사실 그리 높지 않기 때문. 다들 여행 자체가 좋아서 결국 여행 업계에서 일하게 되는 경우가 많을 수 밖에 없다. 물론 하나투어 같은 큰 대기업에서는 아닌 사람들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만난 여행사 사람들은 대부분 그랬다. 여행 업계에 들어오기 전에, 여행을 삶에서 어느 정도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지를 가늠해보는 게 필요하다. 
여행 기자는 거의 매달 해외 취재를 나가야 하기 때문에 매우 힘들고 고된 직업이다. 기자들은 출장 자체를 여행처럼 즐기지 않으면 일하기 힘들다. 물론 글과 사진도 좋아하고 잘해야 오래 살아남을 수 있겠다.

여행 기자의 커리어는 다양하다. 나의 선배들 뿐 아니라 업계에서 만난 수많은 여행기자의 커리어는 사실 연차가 올라갈수록 다양한 기회가 널려있다. 왜냐고? 요즘 '여행'에 관심없는 업계가 없으니까. 대형 출판사에 편집자, 팀장 등으로 계신 분들도 있고, 작가로 전업하는 분도 있고, 컨설팅이나 리서치 업체로 간 분도 있고, 다른 분야의 잡지나 매체 기자로 가시는 분도 있고, 대형 여행사나 관광청 홍보팀으로 가시는 분도 있다. 하지만 한가지는 꼭 기억하자. 여행 기자들은 여행에 미친 사람이 대부분이다. 거의 여행, 혹은 기자 업무 경력을 살리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내겐 지금까지 직장생활을 하면서 여행 기자로 일했던 시간이 정말 중요했다. 처음부터 IT업계로 오고 싶었지만 기자 경력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했을 테니까. 마지막으로 오해가 없기 위해 다시 한번 밝히지만, nonie는 현재 여행 에디터가 아닌, 그저 여행을 테마로 한 블로그를 운영하는 평범한 직장인;;일 뿐이다. 솔직히 여행 에디터일 때보다 여행 "블로거"인 지금이 훨씬 마음 편하고 좋다. :) 내게 여행은 더이상 일이 아닌, '휴식'이고 '선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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