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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커리어

직업의 독립을 위한 필수 조건, '퍼스널 브랜딩, 어떻게 해야 하는가?'

by nonie 2016. 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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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강의 후기를 일일이 올릴 수 없을 정도로, 각종 기업과 기관에서 파견 교육을 하고 새로운 강의를 개발하고 다양한 기관에 '나'라는 상품을 입점(?)하느라 정신없는 나날이다. 그동안 나의 '직업의 독립' 과정에 대해 몇 차례 글을 올렸는데, 오늘은 '나를 어떻게 브랜딩해야 하는가'에 대한 생각을 조금 정리해보려 한다. 


10여년 전 첫 직장 업무는 해외여행을 취재하고 기사를 쓰는 것이었고, 그 다음부터는 쭉 회사와 브랜드를 홍보하거나 마케팅하는 업무를 했다. 그것이 현재 직업강사로 독립을 이루는 데 적잖은 밑바탕이 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했던 작업은 8~9년 동안 일관성있게 나라는 상품을 하나의 채널로 '디자인'하고 국내외에 꾸준히 알려왔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한국에서만 일할 생각은 없었다. 그렇다고 외국인 신분으로 해외에 체류하며 사는 게 진짜 원하는 삶도 아니었다. 가족과 지인이 있는 한국에서 살면서 국내외 기업과 폭넓게 일하고, 해외 일정은 최대한 많이 만들되 어디까지나 견문확장과 인맥 & 비즈니스 기회를 위한 소중한 기회로 남겨두고 싶었다. 이를 위해 꼭 필요했던 전제조건은 나의 강점을 더욱 개발하고, 브랜드화하고, 알리는 작업이었다. 이런 걸 소위 퍼스널 브랜딩 혹은 셀프 브랜딩이라고 일컫는다. 







요즘 내 주변에는 직업의 독립을 꿈꾸는 직장인이 너무나 많다. 완전 고용의 시대가 저물고, 자신만의 차별성과 경쟁력을 갖추지 않으면 인공지능(AI)과도 밥그릇 싸움을 벌여야 하는 때가 닥쳐왔기 때문이다. 여기에 디지털 노마드라는 새로운 직업관의 확대와 함께 퍼스널 브랜딩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는 각자의 사정과 시점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선뜻 뭐부터 해야 좋을지는 알기 어렵다. 


퍼스널 브랜딩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네트워크다. 해외의 브랜딩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강조하는 부분이다. 온라인 네트워킹만 의존해도 실패할 확률이 높고, 오프라인만 믿고 SNS 채널관리를 소홀히 해도 뒤쳐지기 쉽다. 그러나 정작 퍼스널 브랜딩이 필요한 1인 기업가나 창작자가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부분 역시 네트워킹이다. 오프라인에서는 자신이 비즈니스할 해당업계 종사자와의 인맥을 넓히고, 온라인으로 이를 유지하고 발전시켜야 특별한 기회가 자주 찾아온다. 


온라인에서는 트렌드를 '리딩'할 수 있는 나만의 관점과 내공을 키우는 과정이 중요하다. 내가 종사하는 '여행'만 해도, 지금 얼마나 많은 여행 콘텐츠가 생산되고 있는가. 트렌드도 읽되, 그걸 따라가면 one of them일 뿐이다. 특히 온라인 채널의 경우 자신만의 독특한 관점과 분석을 잘 다듬어서 콘텐츠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한 준비법은, 내 경우엔 일단 많이 읽고 많이 본다. 평균 1달에 10권 이상의 새로운 책을 읽고, 구독 중인 수십 종의 해외 유튜브/현지 매체 기사도 매일 체크한다.  


만약 퍼스널 브랜딩을 시도 중인데 잘 되지 않는다면, 가장 기본적인 부분부터 점검해보는 것이 좋다. 내가 초반에 많이 했던 실수는 흔히 '나 자신을 브랜드라고 생각하라'는 전략에 따라 브랜드 네임을 만들었는데, 그 명칭을 '당연히 남들도 알겠지'라고 착각하고 단독 사용하거나 남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포털 검색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블로그나 홈페이지 제목에, 앞뒤 설명(부제목) 없이 자신의 브랜드 명만 달랑 써 놓는다면 명백한 실수다. 


몇 달전 강사 홈페이지를 오픈한 이후, 검색유입으로 강의를 의뢰하는 기업 담당자 비율이 크게 늘었다. 홈페이지 제목을 정할 때, 히치하이커 같은 어려운 출판사 명을 사용하지 않고 여행 분야에서 전문강의가 필요할 때 반드시 나를 찾도록 강사 브랜드를 설계했다. 단순해 보이지만 많은 고민과 노하우가 필요한 과정이다. 또한 SNS채널 관리를 꾸준히 한 덕분에, 수 년간 연락을 따로 하지 않는 지인들도 여행이나 호텔 관련 비즈니스/강의 건이 있으면 가장 먼저 연락을 해 온다. 


내가 만든 브랜드는 나 외에는 아무도 모른다. 따라서 검색에 유리한 핵심 키워드를 브랜드와 함께 배치해야만 사람들의 머릿 속에 쉽게 각인된다. 마케터가 상대적으로 이런 작업에 유리한 이유는, 항상 구매자 입장에서 생각하는 게 습관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술이나 예술 등 타 분야 종사자는 상대적으로 자신의 관점에서 브랜딩이 머물러 있는 사례를 많이 봐왔다. 그나마 브랜딩을 하기라도 하면 좋은데, '나를 판다(sell myself)'는 셀프 홍보 자체에 거부감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일을 원하는 곳에서 하면서 부가가치가 높은 직업으로 발전 시키려면, 내가 하는 일을 알리는 것은 기본이다. 이 때, 브랜드 가치가 있는 사람과 단순히 노동력만 제공하는 사람의 격차는 앞으로 더욱 크게 벌어질 것이다. 나를 알리고 상품화할 때 언제나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 관점에서 생각하는 것이다. 나의 소비자는 개인인가, 기업인가? 그리고 그들은 나에게 어떤 능력을 원하는가? 지금 당장 제공할 수 있는 남과 차별화된 능력 vs. 부족해서 더 채워야 하는 능력은 무엇인가? 이를 점검해 가면서 채워 나가는 것이 현재 내 방식의 퍼스널 브랜딩이다. 


다음에는 퍼스널 브랜딩과 함께 직업의 독립에 반드시 필요한 것 중 하나인 '언어와 글로벌 마인드', 그리고 '스피치(화술)' 관련해서 생각을 정리해볼까 한다. 미리 조금 썰을 풀자면, 셀프 브랜딩을 국제적으로 하겠다며, 어설픈 외국어 블로그나 미디어 만들었다가 흐지부지되는 경우를 종종 본다. 중국에서 어떤 한류스타를 모셔가는지 아는가? 그쪽은 한국시장을 더 유심히 지켜보고, 로컬 인기를 보고 몸값을 부른다. 마찬가지로, 글로벌 무대에 나를 알리기 위해 무조건 영어 미디어가 필요한 게 아니다. 한국에서 어떤 영향력을 발휘하는 지를, 글로벌 기업은 더 관심있어 한다는 것을 알아둘 것. 요새 여러 도시를 다니다 보면, 한국인이라는 것 자체가 큰 경쟁력을 가지는 경우도 많더라. 이를 살려서 먼저 국내에서 폭넓은 네트워크와 레퍼런스를 쌓는 것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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